
까뮤이앤씨가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해 175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를 떠안은 경기 안성시 '성은지구 복합물류센터' 매각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선매입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물류센터 업황 악화로 지난해 12월 준공 이후에도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은지구 복합물류센터는 경기 안성시 원곡면 성은리 산53번지 6만8926.00㎡ 부지에 지상 4층~지하 2층(창고 5개층), 연면적 11만3341.47㎡ 규모로 들어선 창고시설이다. 시공을 맡은 까뮤이앤씨는 2021년 12월 수주해 지난해 12월 공사를 마치고 사용승인을 얻었다. 지난해 말 기준 도급액은 1424억원이며 기존 공사대금은 모두 받았다.
다만 PF 약정상의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해 1750억원의 채무를 인수한 상황이다. 책임준공 의무일은 지난해 10월28일이었지만, 기한 내 이행하기 어려워 공사 종료일을 올해 1월10일로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PF 채무는 인수하기로 했다. PF 만기가 올 10월28일로 늘어난 가운데 이전에 물류센터를 매각해 채무를 해소할 계획이다. 대출 실행액은 지난해 말 기준 1610억원이며 이자율은 연 4.30~6.00%다.
채무인수 금액은 까뮤이앤씨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인 954억원보다 83.44% 많다. 유동자산은 1740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5억원으로 매각이 불발되면 회사의 재무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동성이 마른 상황에서도 시행사에 PF 연장에 따른 이자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 24일 공사대금 유보액 60억원을 회수했고 이 중 55억원을 5.0%의 이율로 대여했다.
까뮤이앤씨가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면 물류센터가 팔려야 하지만 녹록지 않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며 투자 부동산으로 주목돼 공급이 크게 늘었지만, 팬데믹 종료와 동시에 공실이 늘며 하향길로 접어들었다. 시공사의 물류센터 PF 채무 인수도 많아졌으며 자산을 직접 매입한 뒤 유동화해 공사대금을 회수하려는 사례도 증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2년 2월 물류센터 매입을 약정했지만 예상된 수익을 실현하기 어려워지자 매입을 늦추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준공된 경남 양산시 물류센터도 매입을 약정했으나 임대율이 낮자 PF 만기를 연장하고 임차인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성은지구 복합물류센터의 시행사는 2021년 3월 이지스자산운용 등 금융권 회사들이 출자해 설립한 안성성은물류피에프브이라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다. ㈜라크라가 보통주를 100% 보유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이 제2의 1종 우선주를 100% 가졌다. 이밖에 이지스자산운용과 메리츠증권, 에스유씨플러스, ㈜건강한시간, 제쿠먼인베스트먼트(유), ㈜이코노미쿠스, 이수연 씨가 제2의 2종 우선주와 제2의 3종 우선주를 확보한 주주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선매입 약정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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