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광고업체 옴니콤, 경쟁사 인터퍼블릭 인수…"빅테크 대응에 도움"
글로벌 3위 광고업체인 옴니콤이 경쟁사이자 4위 기업인 인터퍼블릭을 인수한다. 이번 거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광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옴니콤은 인터퍼블릭을 132억5000만달러(약 19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6일 종가 대비 21.6%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인터퍼블릭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옴니콤 주식 0.344주를 받게 된다. 옴니콤 주주는 합병법인 지분 60.6%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거래는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기업은 WPP를 뛰어넘어 글로벌 광고업계에서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또 TBWA월드와이드, 맥캔월드그룹과 같은 유명 광고 대행사를 보유하게 된다. 고객으로는 아마존, AT&T, 펩시코, 유니레버,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합병 이후 연매출은 200억달러가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부동산 공간 확대, 기술 효율화, 공유 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합병 완료 후 2년 안에 7억5000만달러의 비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거래는 전통 광고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WSJ은 “이번 합병은 광고업계의 강자로 떠오르고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매디슨 애비뉴의 영역으로 더욱 깊이 침투할 가능성이 커진 구글과 메타플랫폼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과 더 효과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존 렌 옴니콤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술이 현재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미래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우리 스스로 미래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사가 “아이디어의 힘이 기술과 데이터에 의해 구현된다는 기본 신념을 포함해 상호보완적인 문화와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퍼블릭의 필립 크라코프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에 대한 방대한 행동 데이터를 사용해 고객 및 잠재 고객에게 마케팅 라이프사이클의 모든 단계를 알려주는 관점을 구축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옴니콤은 주로 기술 및 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소규모의 거래를 진행해왔는데 올해 초에는 이커머스 기업인 플라이휠에 8억3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플라이휠은 아마존, 월마트, 알리바바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판매업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퍼블릭은 2018년 데이터 브로커 액시옴의 마케팅 솔루션 사업부를 23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기술 관련 자산을 꾸준히 인수해왔다.
광고 산업의 3, 4위 기업이 합병하는 만큼 미국 경쟁당국이 이번 거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렌은 “이번 거래가 어떤 규제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미국 행정부가 바뀌면 사업에 더 우호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