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저축은행이 2013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저축은행 업계 자산 규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불어난 외형에 비해 수익성, 건전성 등 주요 지표는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따른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종합금융' 꿈을 견인하기에는 현재의 성적표가 역부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3조6612억원의 총자산을 확보하며 2위인 SBI저축은행을 꺾었다.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3조4074억원으로 OK저축은행보다 2538억원 적었다.
지난해 12월말 OK·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각각 13조5890억원, 14조289억원으로 SBI저축은행이 더 많았다. OK저축은행의 자산이 3개월 사이에 722억원 늘어나는 동안 SBI저축은행의 자산은 6215억원 떨어졌다.
두 저축은행의 자산 차이에는 예수부채가 영향을 미쳤다. 예수부채는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조달한 자금으로 자금 조달 규모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올해 3월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예수부채는 11조573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85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SBI저축은행의 예수부채 감소 폭은 6261억원으로 OK저축은행보다 더 컸다.
OK저축은행은 조달 규모를 관리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OK짠테크통장'과 'OK피너츠공모통장'은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파킹통장 가운데 최고 수준인 연 7.0% 금리를 제공한다. 매일 5000원 또는 1만원을 꾸준히 저축하면 20%가 넘는 이자를 지급하는 초단기적금 'OK작심한달적금', 'CUxOK출첵적금' 등도 내놨다.
OK저축은행이 자산 규모 1위로 오른 배경 중 하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정에서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대폭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OK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자산은 1조9873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7231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매도가능증권이 같은 기간 1조2647억원에서 1조5668억원으로 23.5% 늘었다.
다만 OK저축은행이 긴장을 풀고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수익성과 건전성이 더욱 개선돼야 할 것으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OK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149억원) 대비 23.5% 감소했다. 이자수익이 3649억원에서 3131억원으로, 수수료수익이 69억원에서 59억원으로 각각 14.2%, 14.5% 줄었다. 영업외수익 또한 88억원에서 34억원으로 낮아졌다.
총자산순이익률(ROA) 또한 0.26%로 1년 전(0.34%)과 비교해 0.08%p 하락했다. 올해 1분기 SBI저축은행의 ROA는 0.76%로 OK저축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건전성 측면에서도 아쉬운 수치가 나타났다. 1분기 O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9.08%로 저축은행중앙회가 발표한 평균 연체율 9.00%보다 0.08%p 높았다. 고객이 3개월 이상 돈을 갚지 못하고 있는 고정이하여신(NPL)의 비율은 9.85%로 평균 10.59%보다는 낮았으나 1년 전(9.48%)보다는 악화된 모양새를 나타냈다.
OK저축은행은 상각 및 매각 규모를 확대하며 건전성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섰음에도 총여신 규모가 줄어들면서 NPL 비율이 상승했다는 입장이다. 지표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비율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OK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자산 건전성이 낮았다. 전체 대출채권 2조8017억원 가운데 13.36%인 3743억원이 연체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설업, 부동산업의 연체율이 각각 9.64%, 19.22%, 14.10% 등이었다.
OK저축은행은 자본력과 충당금을 고려하면 부동산 PF 규모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인 데다가 대출의 대부분이 선순위로 구성돼 위험도가 낮은 편이라 판단했다. 다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공매 절차를 진행해 정상화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OK저축은행이 업계 1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인수합병(M&A) 과정이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OK저축은행은 페퍼·상상인저축은행 등을 인수하기 위해 나섰으나 매각 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 관계자는 "올해에도 자산 건전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며 "시장지표 모니터링을 강화해 경제 및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기존 NPL 채권 정비 및 부동산 PF 사업장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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