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투자 A to Z] 투자자들이 알면 좋은 현지 사법체계

오규창 법무법인 지평 외국변호사가 인도 투자 정보를 전합니다.

한 국가에서 사업을 하려면 그 나라의 사법제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필요한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특히 인도처럼 영미법·형평법·관습법·종교법 등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합쳐진 국가에는 사법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인도 법률의 구성

인도의 최상위 법률은 '인도헌법(Constitution of India)'이다. 인도헌법은 상당히 방대한데, 이는 다양한 종교와 언어, 문화적 다양성을 포괄하기 위한 세부 조항과 규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인도헌법은 미국 같은 연방제 요소와 함께 중앙정부의 권한 강화 등 단일국가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조항도 다수 있다.

헌법 다음으로 의회 및 주 입법부에서 제정하는 법률이 있으며, 하위기관에 위임해 입법하고 지방당국이 제정하는 규칙, 규정, 조례가 있다. 특히 환경규제의 경우 지방당국에서 정하는 법률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도에서는 관습법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종교적 전통 및 관습이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습법은 법률이나 도덕에 반하지 않는 경우에 적용할 수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법판결이 있으며 인도 대법원 및 고등법원의 판결은 선례로서 하급법원에 구속력을 가진다. 해당 판결은 법 해석과 새로운 법적 원칙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인도 사법기관의 구성

인도 사법기관은 한국과 유사하게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으로 구성돼 있다. 지방법원은 일반 민형사 사건의 1심을 관할한다. 인도 전역에 25개의 고등법원이 있으며 대부분 항소심을 다룬다. 다만 기본권 집행 및 상당한 금액의 민사 등 특정 사안에 따라 1심을 다루는 경우도 있다. 각 고등법원은 관할구역의 모든 사람에게 명령, 지시 또는 영장을 발부할 권한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뉴델리에 위치한 연방대법원은 미국과 유사하게 인도헌법과 법률에 대한 궁극적인 해석권을 지닌다.

3. 판례

인도 사법기관은 판결의 구속력 측면에서 명확한 구조로 돼 있다. 대법원 판결은 인도 전역의 모든 법원, 사법당국 및 재판소에 구속력 있는 선례로 작용한다. 이는 대법원이 헌법 해석과 최종적인 법적 판단 권한을 가졌기 때문이다. 고등법원의 판결은 해당 주와 관할구역의 모든 하급법원과 사법당국에 대해 구속력이 있지만 다른 고등법원의 판결과 상충하지 않는 경우에만 효력이 인정된다. 반면 지방법원의 판결은 다른 법원에 대해 구속력을 갖지 않고 오직 해당 사건에만 효력을 미친다.

인도는 영미법계의 전형적인 대립적 소송구조(Adversarial System)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사는 중립적인 중재자로서 재판을 진행하며, 사건의 사실을 검토하고 당사자들이 제출한 증거를 법적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그러나 인도 사법제도에서 판사는 민사법과 형사법에 대해 광범위한 권한을 가졌으며 당사자나 증인을 직접 조사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재판과 관련된 사람을 법정에 출석시켜 증언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보유했다. 이러한 제도는 사법적 절차의 공정성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4. 실질우선 원칙(Substance over Form)

인도는 형식보다 실질우선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이는 거래나 행위의 법적 형식보다 그 실질적 내용과 경제적 실체에 따라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사례로 인도 바이어와 한국 회사가 장기공급 계약 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체결한 적이 있다. 장기공급 본계약을 맺기 전, 의향서에 따라 일회성으로 제품을 공급했고 이후 시장 상황이 변해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양측은 가격 등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본계약은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도 바이어는 일회성 제품 공급 이행을 본계약 실행 착수로 간주해 이미 본계약이 체결됐다고 주장했다. 인도 바이어는 계약에 따른 지속적인 제품 공급을 요구했고, 거절되자 이를 계약 위반으로 간주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많은 회사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나 의향서를 체결하지만 실제로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오규창 법무법인 지평 외국변호사 /그래픽=박진화 기자

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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