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는 뒷전”…신성이엔지, 병합 결정에 오너 리스크 재점화

무배당 15년·고액 보수 논란에 내부거래 의혹까지…“오너일가만 배불린다” 비판
[사진=신성이엔지]

신재생에너지·반도체 클린룸 전문기업 신성이엔지를 둘러싼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기조와 달리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부재한 가운데 내부거래 의혹과 고액 보수 논란, 액면병합 결정까지 겹치면서 ‘주주가치 훼손 기업’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성이엔지 주가는 2085원으로 전일 대비 2.80% 하락 마감했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91%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증시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반도체 클린룸 전문기업의 주가가 오히려 역주행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주주환원’이 지목된다. 신성이엔지는 201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등기임원을 포함한 경영진 보수는 실적과 무관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2024사업연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50억원이었지만 등기이사 보수총액은 29억9200만원에 달했다. 창업주 이완근 회장과 이지선 대표이사 두 사람의 보수만 합쳐도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2025년 상반기에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18억8000만원을 기록했음에도 등기이사 보수총액은 16억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역시 녹록지 않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7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억7575만원으로 62.4% 급감했다. 재생에너지 사업에서의 수요 감소와 가동률 저하에 따른 원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신성이엔지의 설명이다. 자산총계는 6019억원, 부채총계는 3674억원 수준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상태는 아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신성이엔지는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대신 ‘주식병합’을 선택했다. 최근 신성이엔지는 1주당 액면가 500원을 5000원으로 올리는 10대1 병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2억5848만주에서 2058만주로 줄어든다. 병합 목적은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로 명시됐다. 다만 병합에 따라 4월 24일부터 5월 14일까지 약 3주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 밸류업 기조와 달리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부재한 가운데 내부거래 의혹과 고액 보수 논란, 액면병합 결정까지 겹치면서 주주들 사이에선 신성이엔지 오너일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왼쪽)과 이지선 신성이엔지 대표이사. [사진=신성이엔지&더월드폴리오]

이를 두고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높다. 본질적인 기업 가치 제고와 무관한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액면병합은 주당 가격을 높여 보이게 할 뿐 기업가치를 실질적으로 개선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병합 이후 총주식발행한도 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향후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악재는 ‘불확실성’인데 회사가 이를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거래정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3주간 매매가 묶이는 동안 돌발 악재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단이 없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특히 거래정지 리스크를 기피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병합과 동시에 자사주 일부를 소각해 주가 방어 의지를 보였다면 시장의 반응이 달랐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배구조 문제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대주주 일가 소유 비상장사 신성이넥스와의 내부거래를 ‘일감 몰아주기’ 및 ‘터널링’ 가능성이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신성이넥스의 2024년 매출 204억원 중 36%인 74억원이 신성이엔지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3년에도 매출 240억원 중 45%가 내부거래였다. 연대 측은 이 과정에서 상장사 이익이 오너 일가 소유 회사로 이전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회사 측은 2025년 4분기 실적 반등과 수익성 중심 전략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클린환경 사업 고도화, EDM 장비를 통한 수율 개선, 데이터센터 확장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은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 지배구조 투명성과 주주환원 정책의 실질적 변화 여부를 더 주목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한 소액주주는 “밸류업 시대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가 상장사의 기본 전략으로 자리 잡는 흐름 속에서 병합과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는 선택이 과연 주주를 위한 결정인지 의문이 든다”며 “무배당 기조 탓에 주주들은 은행 이자도 못 건지고 피눈물 흘리는데 회사는 수백억을 들여 과천 신사옥을 짓는 것만 봐도 소액주주는 뒷전이고 오너일가만 배불린다는 인식을 지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글=임현범 르데스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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