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타스만, 승차감과 거주성 살린 '전천후 픽업트럭'

조회 9522025. 4. 11. 수정
기아 픽업트럭 타스만 X-Pro, 익스트림을 온오프로드에서 시승했다. 타스만은 기아 최초의 픽업트럭으로 패밀리카로서의 실용성과 승차감, 본격 오프로더로서의 험로 주행성능을 만족한다. 특히 e-LD, 전자식 2속 ATC, X-Trek모드, 수심 800mm 도하 등 본격 오프로더 요건을 충족한다.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신차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들은 2차 부분변경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풀체인지시에도 플랫폼이나 파워트레인을 바꾸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런 시기에 기아가 본격적인 픽업트럭 신차를 선보이니 무척 반갑다.
타스만은 새로운 픽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혹은 래더 프레임(Ladder Frame)으로 불리는 구조로, 기초 설계는 모하비의 것을 가져왔다. 여기에 지상고를 85mm 높이고, 변속기, 연료탱크, 배기 등 주요 부품을 프레임 위에 배치, 파손을 방지한다.
특히 실내 안전성 확보와 험로 주행시 비틀림 강성 증대를 위해, 모하비의 프레임 섀시 대비 고장력 강판을 확대하고 구조를 개선해, 차체 평균 판넬 강도는 64%, 비틀림 강성은 32% 높였다. 접근각은 28.9도(X-Pro +3.3), 이탈각 25도(+1.2), 램프각 23.7도(+2.1), 최저지상고 224mm(+28)다.
시승한 모델은 타스만 익스트림 4WD와 오프로드 특화 트림인 X-Pro 4WD다. X-Pro는 휠센터를 14mm 낮춰 지상고를 높이고, 외경이 28mm 커진 올터레인 타이어를 사용하며,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e-LD), 험로 저속 크루즈컨트롤(X-TREK), 그라운드 뷰, 오프로드 페이지가 추가된다.
타스만의 외관 디자인은 미국산 픽업트럭 같은 호감형은 아니다. 어딘가 디자이너의 의도를 고민해야 이해할 수 있는 난해함이 묻어난다. 전면부는 픽업트럭 고유의 강인함을 강조했는데, 군용차로 쓰이는 5/4톤 차량과 유사한 분위기도 풍긴다. 어두운 컬러가 비교적 무난한 분위기다.
휠 하우스 쪽에 페인팅을 하지 않은 디테일은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연상되기도 한다. 1세대 코나의 디자인 스타일로 보여지기도 하는데, 클래딩 부분의 변화만으로도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전체적인 차체 프로포션은 지상고를 높인 X-Pro가 멋스럽고 안정적이다.
실내는 수평형 대시보드와 와이드 모니터로 현대적으로 구성했다. 캐빈룸의 전고를 살짝 낮춰 렉스턴 스포츠 보다는 시트포지션이 낮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실내에서는 본격 픽업트럭 보다는 SUV에 가까운 분위기다. 송풍구 쪽 디자인과 조작법은 좋지만 혼다와 지나치게 닮은 구성이다.
기아 연구진은 타스만의 2열 거주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픽업트럭은 일반적으로 제한된 캐빈룸 내에서 레그룸 확보를 위해 2열 등받이가 세워져 불편한데, 타스만은 등받이 각도와 방석부가 앞뒤 위치가 연동되는 구조로, 시트백 각도를 K8 수준을 27도로 설정, 최대 30도까지 눕힐 수 있다.
타스만에는 2.5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4WD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281마력(5800rpm), 최대토크 43.0kgm(1700-4000rpm)를 발휘한다. 18인치 4WD 기준 공차중량 2175kg, 복합연비 8.0km/ℓ(도심 7.2, 고속 9.1)다. 2WD 선택시 약 0.5km/ℓ 향상된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안정적이다. 실내 플로어는 높지만, 시트의 바닥면의 높이는 일반적인 차량과 다르지 않아, 초기형 픽업트럭 고유의 껑충한 시트포지션과는 차이가 있다. 실내 디자인시 미국산 중형 픽업트럭의 구성을 참고한 흔적이 엿보인다. 시트의 면적도 비교적 여유롭다.
다만 덩치가 큰 운전자의 경우 1열 헤드룸이 다소 낮게 느껴질 수 있다. 2열 공간은 중형 픽업트럭 중 거주성이 좋은 편에 속한다. 기존 픽업트럭의 2열 거주성 문제 해결을 위해 시트 설계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시트백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지 여부는 장거리 여행시 아주 중요한 요소다.
정차시 소음과 진동은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기본적으로 가솔린 엔진의 특성상 회전 질감이 부드럽고, 엔진과 변속기는 제네시스 2.5T의 것과 동일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또한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전면부 프레임 부싱을 부드럽게 설정, 시트나 스티어링 휠 진동은 거의 없다.
일상주행시 승차감은 부드러운 설정이다. 스트로크가 긴 서스펜션에 SUV 수준의 승차감을 추구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부드러운 셋업과 파워풀한 파워트레인을 통해 부드럽고 경쾌한 주행감각이 전달된다. 운전이 쉽고 편한 것이 장점이나, 가볍고 작게 느껴지는 것이 단점일 수 있다.
고속주행시에는 의외로 안정감이 좋은 편이다. 일부러 필요 이상의 좌우 조향을 반복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도로 상황에서 안정감은 유지된다. 고속코너링시 안정감도 경쟁차 대비 좋은 편이다. 최고속도는 계기판 기준 180km/h 이상까지 시원하게 뻣어줘 펀치력에서는 아쉬움이 없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2.5 터보 엔진의 회전질감인데, 엔진 설계가 2500rpm부터 매끄럽게 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스포츠모드에서 가장 만족스럽다. 반면 컴포트모드에서는 2000rpm 이하 구간을 주로 사용해 충분한 힘도 나오지 않고 터보랙도 있다. 구성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오프로드 주행은 타스만 X-Pro로 진행됐다. 임시도로를 주파하는 상황에서도 준수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부드러운 셋업은 오프로드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전한다. 좌우로 고저차가 반복되는 차체가 비틀리는 상황에서도 차체나 프레임쪽에서 소음이 없다. 견고하면서 유연한 차체다.
본격적인 험로 주행에 앞서 4L 모드를 선택하려면 기어를 N으로 변경해야 한다. 4L에서는 저속 정속주행장치인 X-TREK과 e-LD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중앙 모니터에는 차의 각종 데이터가 시각적으로 보여진다. 해발높이, 좌우 기울기, 조향각, 피칭각 등 오프로드 정보가 표시된다.
차체 하부 상황은 그라운드뷰를 통해 참고할 수 있다. 프랑스 브랜드의 측후방 카메라처럼 지나간 영상을 처리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정차시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전방 장애물이나 측면 장애물을 확인하는 과정은 어라운드뷰 모니터를 통해 표시돼 험로에서 위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800mm에 달하는 도하성능이다. 국산차로는 처음 공식적으로 강조한 사항으로, 이를 위해 흡기 위치를 높이고 방향은 후방을 향해 침수를 방지한다. 전자장지 침수를 대비한 설계도 동원됐다. 기본형에 사륜구동만 더하면 4천만원에 전천후 오프로더를 소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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