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두렵다…어린이날과 어버이날 호주머니 부담 커져

서민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한 달인 5월이 다가왔다. 어린이날 부터 어버이날, 그리고 대체공휴일과 스승의 날, 성년의 날과 부부의 날 등이 한꺼번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외식비와 기념품값, 용돈만 생각해도 벌써 마이너스다. 특히, 서민들에게는 최악의 달로 여겨지면서 5월 한 달을 잘 넘겨야 1년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5월을 앞두고 치솟기만 하고 있는 고물가 역시 봉급 생활자들을 더욱 괴롭게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넉 달째 연속 물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에 맞춘 선물비용과 외식비용 부담 등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봉급 생활자 등 서민들의 호주머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 서신동의 양모씨(42)는 “치솟은 은행권 금리 때문에 주택 대출금 이자 갚기도 빠듯한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에 지출액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다”며 “아이들 외식과 기념품 구입에 돈을 써야 되고, 부모님 용돈도 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5월 한달은 월급을 받자마자, 통장을 스쳐서 빠져나갈 것 같다. 힘든 한달이 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이달 말 기준으로 통계청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전년동월(2023년 03월) 대비 식품료비 및 비주류음료 6.7%, 음식 및 숙박 3.4%, 오락 및 문화 1.5%, 기타 상품 및 서비스 4.3%가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서도 식료품 가격의 상승 추이를 엿볼 수 있다. 지난달 김밥, 자장면 등 대표 외식 품목 8종의 전북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모두 올랐다. 김밥 한 줄에 3천10원으로 1년 전보다 8.3% 올랐고, 자장면은 6천300원으로 3.2% 상승했다. 비빔밥과 김치찌개 백반, 칼국수, 삼계탕 가격도 모두 작년보다 평균 3% 이상 비싸졌다.

더 큰 문제는 치솟는 물가 상승률이 오락 및 문화 등 여가 생활도 강하게 미친다는 점이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를 더욱 높혀주고 있는 것이다.

전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신모씨(30)는 “취업한 뒤로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20만원씩 용돈을 드린다. 그럼 40만원이 지출된다”며 “여기에 어린이날에는 조카들 선물과 외식비용으로 나가는 지출만 해도 돈 백만원은 깨진다. 이달 적금은 포기한 상태다”고 힘겨워했다.

전주시 중화산동의 주부 김모씨(53)는 “영화표값이 1인당 1만5천원까지 올랐다는 말에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4인 가족이 영화 관람만 해도 최소 6만원에 먹을거리까지 더하면 부담이 크다. 언제까지 이런 고물가 속에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김보금 전북소비자정보센터장은 이에 대해 “새해 벽두부터 오르기 시작한 식자재 관련 물가들의 오름세가 넉 달째 지속되면서 봉급생활자 등 서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본다. 물론, 식자재값 인상으로 식당 하시는 자영업자들도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물가상승으로 그에 대한 부담은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최소한 먹거리라도 오름세를 멈출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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