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의 대표적인 전기자동차 전시회로 자리매김한 환경부 주최 'EV트렌드코리아'가 올해 대선 기간에 개최된 가운데 이 행사에서 컨퍼런스에 참석한 외국인 연사의 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컨퍼런스를 주관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측은 “통역을 구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EV트렌드코리아는 대선 일정 때문에 4일 개막식이 열렸다. 평소 이 전시회는 ‘인터배터리’와 동시에 개최됐지만 올해부터 인터배터리 행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별도로 열렸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이틀째를 맞은 EV트렌드코리아 행사장 내부는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이번에는 다수의 전기차 충전기 업체와 전기차 충전 솔루션 업체들도 참석했지만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EV트렌드코리아를 공동 주관하는 코엑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자동차환경협회 등은 ‘EV어워즈2025’ ‘EV360컨퍼런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4일 오후 코엑스 A홀에서 열린 EV360컨퍼런스에는 BMW 독일 본사 글로벌지속가능성본부의 글렌 슈미트 부사장과 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대표이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슈미트 부사장은 이날 “우리 어머니는 대한민국 대구 출신”이라며 한국 방문에 대한 반가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그가 준비한 ‘전동화 전환 3단계’ 주제의 발표는 한국어 순차통역이나 동시통역 없이 청중에게 전달됐다.
슈미트 부사장은 영어로 “우리가 준비하는 새로운 ‘노이어클라세’ 플랫폼 생산은 올해 말 이뤄질 예정이며 한국에는 내년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지만 행사에 참석한 일부 청중은 슈미트 부사장의 차세대 BMW 차량 홍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우리가 슈미트 부사장을 연사로 소개했을 때 통역을 꼭 컨퍼런스 주최 측에서 섭외해 붙여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의 준비 미숙이 행사에 참가한 미디어는 물론 일반 청중에게도 그대로 노출됐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청중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연사가 참석할 수 있는 공간이 코엑스인데 한국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EV360컨퍼런스를 주관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원래 이번 BMW 세션의 연사는 한국인으로 계획됐지만 독일 본사 임원으로 급하게 변경됐다”며 “연사가 갑작스럽게 바뀌는 바람에 통역사를 섭외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코엑스 관계자는 “모든 행사에 영어 통역이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번에 한국어 통역이 없었던 것은 우리 측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조재환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