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 "멜로보다 사회문제에 질문 던지는영화 하고 싶어" [인터뷰M]

김경희 2024. 10.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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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문' 이후 5년 만의 작품 '보통의 가족'으로 돌아온 허진호 감독을 만났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등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이름을 남긴 대표작이 있는 허진호 감독은 '더 디너'라는 네덜란드 소설이 원작이고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영화를 만든 유명한 작품 '보통의 가족'으로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복귀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허진호 감독은 "영화 시사 이후 여러 반응을 살펴봤다. 의도하지 않는 부분도 짚어주시고 제가 의도한 부분도 잘 전달된 것 같아서 재미있더라. 도덕과 자식 문제의 부딪힘이라는 문제의식을 정리해 주시고, 미친 연기가 돋보였다는 평도 좋았다"며 기자와 관객들의 영화 평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대본을 먼저 읽었고 이후에 영화들을 찾아보고 그러고 나서 원작 소설을 읽었다.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 있는 걸 또 만든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영화들이 다 좋았고 저도 지금까지 나온 영화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원작의 가장 큰 매력을 "사람의 양면적인 부분을 다루는 내용"이라고 짚어낸 허진호 감독은 "우리가 살면서 가지는 도덕이나 윤리등이 있는데 그 기준이 자신이 누구라고 정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신념이 특히 자식의 문제 앞에서는 허물어지기 쉽다. 그때 개개인들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가 궁금했다. 원래 사람의 양면성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 부분을 건들 수 있을 것 같더라"며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이 이야기를 한국 사회로 가지고 왔을 때 한국적 상황과 맞아질지에 대한 고민이 제일 컸고 이미 만들어진 훌륭한 영화가 있다는 것도 고민이었지만 해외 영화제를 다니면서 이번 영화보다 좋다는 반응을 듣고 나니 그런 걱정들이 조금씩 없어지더라"며 영화를 만들며 신경 쓴 부분을 언급했다.

한국적인 상황에 맞추기 위한 감독의 설정에 대해 그는 "원작은 훨씬 더 복잡하다. 입양된 아이이고 유색인에 대한 이야기, 정치적인 이슈까지 담겨있다. 그런 복잡한 건 빼버리고 간단하게 행복한 가정의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 이게 어떻게 인물을 흔들어 놓는지에만 집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고등학생 아이는 대학을 가기 위해 강남으로 전학을 온 설정이고, 장동건 김희애 부부는 해외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난 사이, 피매가 걸린 노모를 모시고 사는 모습도 한국적인 설정이라 생각했다. 한 부부는 타인을 위한 봉사를 우선적으로 하며 살고 한 부부는 좋은 집에서 사람을 부리며 사는 걸로 대비시킨 것도 전작들과의 차별점"이라며 허진호 감독은 '보통의 가족'만의 차별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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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장면도 '보통의 가족'만의 큰 차별점이었다고. "원작의 엔딩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전 영화에서도 엔딩을 사운드 처리로만 끝냈는데 우리는 실제로 찍었다. 그리고 난 다음에 대중영화로서 관객과 소통하는 요소를 위해 재규의 병원에 입원한 아이가 살아서 재규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도 찍었고 가족 사진을 찍는 느낌도 좋을 것 같아서 찍었는데 결국 완성본에서는 가족사진 찍는 장면을 넣었다."며 엔딩 장면의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최근에 있었던 런던한국영화제에서 '보통의 가족'과 함께 감독의 초창기 작품 '봄날은 간다'도 동시에 당영했다고. 허진호 감독은 "감독들은 항상 자기의 최근작이 대표작이길 바란다. 누가 나를 소개할때 1998년에 만든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든 감독이라고 하기 보다는 2024년에 나온 '보통의 가족' 감독으로 불러주면 더 좋겠다. 30년이 다되어가는 영화를 기억해주고 이야기 해주는 건 고마운데 그 영화를 뛰어넘는 작품을 하고 싶은게 계속되는 열망"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며 "오랜만에 두 작품을 보는데 너무 다른 영화같더라. 내가 만들었지만 이런것도 내가 하는 구나 생각 들었다. 멜로 영화 뿐 아니라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 더 긴장감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계속 있었다. 어찌보면 멜로도 감정이 움직이는 장르인데 스릴러나 드라마도 감정이 움직인다는 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한동안 멜로는 의도적으로 배제하기도 했는데 내가 사는 사회문제에 대한 질문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며 멜로 장인이 아닌 인간 심리를 다루는 장인으로의 길에 더 관심이 있음을 알렸다.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보통의 가족'은 10월 16일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주)하이브미디어코프, (주)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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