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풍선 킬러' vs 美 '주권 위협'…빅2 다시 '대결' 국면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3. 2. 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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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1월 정상회담 이후 대화국면 조성되나 싶더니…풍선이 가로막은 대화
스텔스 전투기 동원 풍선 격추에 분노하는 中, 양국 국방장관 대화 거부
바이든 "실수하지 마라, 중국이 우리 주권 위협하면 행동할 것" 엄중 경고
양국 정치상황 맞물리며 강경 대응 여론 높아질 수밖에…'좁아진 선택지'
미 해군이 7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해군 폭발물처리반 소속 장병들이 지난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풍선 잔해를 수거하는 장면. 연합뉴스

소위 '정찰 풍선' 사태로 미중 관계가 다시 꼬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주권 위협을 경고했고, 중국은 미국이 제안한 양국 국방장관간 전화통화를 거부하는 등 지난 11월 양국 정상회담 이후 무르익던 '대화국면'이 한순간에 '대결국면'으로 전환됐다.

'민간 연구용' 주장 中…F-22 풍선 격추에 격분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국방부는 2월 4일 중국 풍선을 격추한 직후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간 보안 통화를 중국에 요청했다"면서 "불행히도 중국은 우리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은 미국 본토 상공을 떠돌다 대서양 쪽으로 이동한 풍선을 미군이 격추한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던 때로 중국이 대화 거부로 항의의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은 이 풍선을 민간의 기상 관측용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양국 군사령탑간 대화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미국이 이 풍선을 격추하기 전까지만 해도 빠르게 해당 비행체가 중국 소속이라고 인정하며 대화로 풀 것을 요구하는 등 비교적 저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격추 이후 태도가 급변하며 미국 측에 강하게 항의하는 한편, "유사한 상황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한다(5일 국방부 대변인 성명)"며 보복 조치 가능성을 열어놨다.

글로벌타임즈 홈페이지 캡처


관영매체 매체들은 연일 미국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미국에 대한 강경대응 여론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글로벌타임즈는 지난 7일 'F-22, 풍선 킬러'라는 만평에서 "풍선 킬러로 알려진 F-22는 기상관측 기구를 격파한 세계 유일의 전투기"라며 미국을 조롱했다. 해당 만평은 8일까지 가장 많이 본 기사로 올라와 있다.

전선 확대하는 美 "우리 이익 침해시 가만 안둔다"

미국 역시 대중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하원을 대상으로한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에서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세계에 혜택을 줄 수 있는 곳에서 중국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면서도 "그러나 실수하지 마라.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협력' 발언이나 국방장관 전화통화 제안 등 미국 측은 표면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자국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간 발리회담 이후 대화에 나서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박종민 기자


미국은 이번 풍선 사태와 관련해서 전선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6일(현지시간) 40여개국으로부터 온 150여명의 외교관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지금까지 파악된 중국의 정찰 풍선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중국의 심장 베이징에서도 주중 미국 대사관이 비슷한 시기 현지 외교관들을 불러 풍선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했고, 이 자리에 참석한 외교관 상당수가 해당 풍선이 민간 기상 관측용이 아닌 군 정찰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이 풍선 사태를 동맹 강화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으로 관측된다.

재선 원하는 바이든, 3연임 시진핑…선택지는 강경대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풍선을 둘러싸고 촉발된 양국 간 대립양상은 향후 각국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재선을 노리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성과를 내놔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년간 국경을 봉쇄하며 은둔자로 남아있다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는 중국은 미국 입장에서는 경제.안보.외교 등 모든 부분에서 경계대상 1호다.

3연임에 사실상 성공했지만, 제로코로나를 고집하다 소위 '백지시위'에 등떠밀려 급격하게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시진핑 국가주석도 다시금 리더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다방면으로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강경 대처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선택지 역시 그리 넓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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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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