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가 베어 물던 납작복숭아…의성에서도 주렁주렁
지난달 30일 프랑스 사우스파리 아레나4 경기장.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있던 신유빈 선수가 간식으로 생소한 모양의 과일을 베어 물었다.
신 선수가 야무지게 먹은 과일은 납작 복숭아. 일반 복숭아를 호떡처럼 꾹 눌러 놓은듯한 이 복숭아는 유럽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구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유통채널에서만 구할 수 있는 '희귀 아이템'으로 꼽힌다.
6일 오후 찾은 의성군 금성면 이문희(43) 씨의 복숭아 농장에는 구하기 어렵다는 납작복숭아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이 씨는 황금반도(황도)와 황유반도(천도계 황도), 거반도(백도) 등 3가지 품종의 '납작 복숭아' 50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이 씨의 농장에서 자라는 전체 복숭아 나무 400그루 가운데 12.5%를 차지한다.
납작복숭아의 무게는 200~300g 정도로 400g 정도인 일반 복숭아에 비해 크기와 무게가 절반 정도다. 껍질이 얇아 보통 껍질째 먹는다.
납작복숭아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당도다. 납작복숭아의 당도는 수확 직후 14~16브릭스(Brix)로 11~12Brix 정도인 일반 복숭아를 훌쩍 웃돈다. 후숙까지 하면 당도가 1~2brix 가량 더 오르는 점도 특징이다.
문제는 재배가 까다롭고 수확 후 빨리 무른다는 점이다. 납작복숭아는 습기에 약해 비가 오면 과육이 갈라지는 열과가 나타나거나 꼭지 부분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가 잦다.
이 씨는 "나무 아래에 방습지를 깔아서 습도를 낮추고 관수량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해도 비가 한번 많이 오면 열과가 생긴다"면서 "재배가 극도로 까다로운 품종이지만 비가 적고 일교차가 크게 나는 의성 기후와 맞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량이 적다보니 공급 단가는 높은 편이다. 납작복숭아의 납품 단가는 일반 복숭아보다 2배 이상 높고, 상품성이 있는 복숭아는 수확 즉시 팔려 나간다. 이 씨가 생산하는 납작복숭아의 양은 연간 2~3톤(t) 가량이다.
이 씨는 "신유빈 선수가 납작복숭아를 먹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나간 후 납품 물량을 더 늘려달라는 요구가 늘었다"면서 "앞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 같아 비가림 시설 등을 통한 생산 확대 방안 등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s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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