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수습하다 여성 2명 사망…'만취' 화물차 운전자 구속 기로

지난 16일 저녁 7시쯤 전남 영암군 신북면의 한 편도 1차로에서 만취 상태로 화물차를 몰던 50대 운전자가 정차 후 접촉 사고 수습 중이던 승용차 2대와 충돌해 승용차 운전자 2명이 사망한 현장. 영암경찰서 제공

시골길에서 접촉 사고로 정차해 사고 수습을 하던 운전자 2명을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숨지게 한 50대의 화물차 운전자가 구속기로에 놓였다. 한편 접촉 사고를 수습하다 사망한 두 피해자 모두 도로상에서 2차 사고를 방지할 안전거리 확보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1톤 화물차 운전자인 5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저녁 7시쯤 전남 영암군 신북면의 한 편도 1차로에서 술에 취한 채 화물차를 몰다 정차 후 접촉 사고 수습 중이던 승용차 2대와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를 목격한 또 다른 운전자의 신고로 출동한 119는 소형 SUV 운전자인 60대 여성 B씨와 경차 운전자인 50대 여성 C씨를 심정지 상태로 나주의 종합병원 두 곳으로 각각 이송했지만 이날 저녁 두 사람 모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도 당시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된 뒤 치료를 받고 경찰에 긴급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로 확인됐다. A씨는 전남 나주 영산포 인근에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고 자신의 자택으로 향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는 과거 음주 전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조사 결과 B씨는 좌회전하던 중 직진하던 C씨와 충돌해 가벼운 접촉 사고로 도로상에서 사고 처리를 하다 달려오던 화물차에 이 같은 일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각 인근 마트와 요양보호소에서 근무하던 B씨와 C씨는 귀가하던 중 접촉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도로 중앙선 바로 옆에 차를 정차하고 차량 뒤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화물차에 충돌하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시골길이라 시야가 어두워 차량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차량 모두 시동을 끈 채 비상깜빡이를 켜거나 트렁크를 열어 사고 피해를 알리지 않은 채 사고 수습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의 피해가 크고 A씨가 동종 전과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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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수진 기자 sjs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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