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악화에 피해 입는 美 대기업…듀폰, 캐터필러 등 줄줄이 실적 부진

중국의 경기 침체 국면에 빠졌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미국의 대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듀폰 홈페이지)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부실한 제조업, 건설업 및 수출 산업에 노출된 미국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들은 중국 성장이 거의 멈추며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됨에 따라 추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 둔화는 미국의 화학 대기업 듀폰부터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듀폰은 이달 초 2분기 가전기기에 대한 수요 약세로 중국 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는 하반기 성장 전망치를 하향했다. 에드워드 브린 듀폰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중국의 산업 경제는 정말 침체돼있다”며 회사의 성장이 결국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예상보다는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및 산업용 장비 공급업체인 다나허의 레이너 블레어 최고경영자(CEO)는 바이오 장비 판매 감소세에 대해 “중국의 주문량이 1분기에 20%, 2분기에 40% 감소했는데 6월에는 50% 감소했다”며 “솔직히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블레어 CEO는 이에 대한 이유로 외국인 투자 감소와 팬데믹 이후 수요 부진에 따른 과잉 생산을 들었다. 지난해 중국 내 다나허의 매출은 315억달러로 총 매출 중 13%를 차지했는데 지난 2분기에는 10%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잠깐 경기 회복세가 나타났으나 그 후 제조업 활동이 위축되고 수출이 감소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됐다. 또한 소매 판매도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도 역대 최고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함께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중국이 사실상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화학기업 다우의 하워드 웅거라이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코로나19 규제 종식에 따라 예상됐던 경제 반등이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우는 예상보다 더딘 중국의 회복이 제품 가격의 감소로 이어진 탓에 2분기에 수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 캐터필러는 매출의 5~10%를 차지하는 중국 내 매출이 올해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제임스 엄플비 CEO는 중국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굴착 장비 매출 하락으로 인해 실적 전망치가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실망을 표출하며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화학 기업인 리온델바젤 인더스트리의 피터 배너커 CEO는 “시장은 초기 부양책에 따른 이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회사에서 미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가장 큰 시장으로 2분기에 중국 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급감했다.

모션 제어 기업인 파커하니핀의 리 뱅크스 부회장도 “우리가 그동안 들어온 모든 경기부양책은 실제로 그 어떤 중요한 경제 활동으로 흘러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시장이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해당 국가들의 고객들이 중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막대한 부채 때문에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중국의 국가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82%로 추정된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하자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깜짝’ 조치를 취했다. 유동성 확대를 통해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8%로 0.1%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한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2.5%로 0.15% 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금리를 가장 많이 인하하는 것이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중국 내 사업 회복 덕분에 전체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이달 초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에 중국 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매출은 3%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중국 시장 회복에 힘입어 총매출이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애플도 중국 본토, 홍콩, 대만을 포함하는 중국 지역에서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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