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컴2 속 실제 도시, '쿠트나 호라'를 아시나요?
원작 개발 당시 시작 인원 약 서른 명, 지금은 약 250명 규모로 커진 워호스 스튜디오는 후속작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전 세계의 미디어를 초청해, 게임의 배경이 될 도시를 구경시켜줄 만큼 말이죠. 인벤 또한 초청을 받아, 미디어 체험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게임이 '쿠트나 호라(영문명 Kuttenberg)'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어째서 체코의 수도이자 가장 잘 알려진 도시인 프라하를 배경으로 하지 않았는지를 더욱 궁금해 했습니다. 하지만, 워호스에게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쿠트나 호라가 게임의 배경이 되는 15세기 당시, 보헤미아 왕국의 거의 모든 부가 집중되는 도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그저 게임 속 배경을 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쿠트나 호라 시 정부가 워호스 스튜디오와 협업을 원하는 상황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마치 CDPR의 '위쳐'가 폴란드의 국가 사업과 같은 인식을 얻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비록 시연부터 도시 투어까지 모든 일정이 끝나는 일정이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생소했던 체코의 역사는 물론, 게임의 배경이 되는 도시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취재진은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곧장 미술관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신작을 체험하는 데 오전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게임 체험은 2부에 걸쳐 진행됐고, 초반부 튜토리얼 구간과 쿠트나 호라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게임 체험에 대한 내용은 별도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후에는 본격적인 도시 투어가 진행됐습니다. 30도에 육박하는 뙤약볕 아래에서 약 세 시간 가까이 걸어야 하는 일정이었고, 전문 가이드의 인도에 따라 쿠트나 호라의 곳곳을 방문하며 게임에서 구현된 모습을 비교하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세계 대전에 희생되지 않은)일부 유럽 도시들은 국내에 비해 과거의 모습이 잘 보존된 편이지만, 종종 대화재 등 재난으로 인해 과거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린 사례도 존재합니다. 게임스컴으로 유명한 독일 쾰른의 대성당이 거무튀튀한 이유도 마찬가지고요. 쿠트나 호라 또한 그 중 하나로 중세 시절의 모습을 지금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일부 광장이나 길목, 도로의 방향 등은 게임 속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닮아있었습니다.
쿠트나 호라는 지하에 자체적으로 거대한 은광을 가진 도시였고, 또 바츨라프 2세가 모든 화폐 주조를 이탈리아 법원에서만 이루어지도록 하게 한 뒤로 중세 유럽의 부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개발진은 이러한 쿠트나 호라의 모습을 게임 속에 구현하며, 그저 더럽고 지저분하기만 했다고 생각하는 중세 유럽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었다고 전합니다.
그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세 시대에도 자신의 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었습니다. 늘 잿빛의 건물과, 옷만 입었던 것이 아니고, 부유층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의류를 입고, 장신구를 패용했다고 하죠. 킹덤 컴 딜리버런스2가 출시된다면, 좀더 색채가 뚜렷한 중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탈리아 법원 안에서 쿠트나 호라 시의 부시장이 직접 축사를 해줬다는 것입니다. 후속작 개발 초기부터 워호스 스튜디오는 쿠트나 호라 시와 돈독한 관계를 갖고, 도시의 모습을 게임에 옮기는 데 많은 협조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체코 역사의 일부를 대변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 체코 국민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워호스 스튜디오는 게임 내 특징을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는 취지로 이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천으로 된 튜닉부터 부유한 기사들만 입었던 풀 플레이트 아머까지. 당시 중세 유럽인들이 입은 방어구를 단계별로 보여준 것은 게임 속 방어구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함이었죠.
또한, 중세 방어구들은 그 종류에 따라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 다르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알려줬습니다. 체인 메일은 검을 상대로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하지만, 망고슈나 창 같은 찌르기 공격에는 취약하다거나 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리고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사람은 움직임이 둔했다는 편견도 깨뜨리는 시범도 이어졌고요.
원거리 무기 시연에서는 직접 석궁이나 활의 종류별로 발사하는 시범을 볼 수 있었는데, 각 무기의 특징은 게임 속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활은 가장 연사 속도가 빠른 대신 기교와 힘이 더욱 필요하고, 석궁은 그 크기에 따라 발사 후 재장전 하는데 무수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무기의 특징을 이해하면, 게임 속 전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