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본현대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이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 경과조치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 권고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자본건전성 지표를 기록했다.
18일 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과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기준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각각 145.5%, 119.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를 적용받았음에도 당국 권고치 미만인 곳은 이들 외에 가교보험사 설립으로 청산을 앞둔 MG손해보험뿐이다.
신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금융당국은 기존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 리스크 구조조정 등에 대응할 시간을 제공해 충격을 완화하도록 경과조치를 마련했다. 현재 생명보험사 12곳과 손해보험사 및 재보험사 7곳이 해당 조치를 적용 중이다.
푸본현대생명이 경과조치를 적용받지 않을 경우에는 MG손보보다 낮은 K-ICS 비율을 기록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기본자본의 마이너스 규모가 증가하며 후순위채권 등 보완자본 총액보다 커졌다. 이에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직전 분기에는 경과조치 후 K-ICS 비율이 157.3%를 기록하며 권고치를 턱걸이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효과가 감소하면서 위기에 몰리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자본감소분 경과조치 재산출과 금리·환율 하락 등 K-ICS 비율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경과조치 감소 효과와 제도변경 등 하락 효과가 더 컸다고 분석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최근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건전성 지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에 직면했다. 이에 결손금은 -4487억원으로 직전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800억원 증가했다. 업계는 푸본현대생명을 두고 대만 본사에서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법 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손보는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비록 당국 권고치는 맞추지 못했지만, 경과조치를 적용하기 전에 당국이 경영개선을 권고하는 100% 미만으로는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K-ICS 비율 하락 원인으로 순자산가치의 감소와 장기손해보험위험액 증가 등을 들었다. 롯데손보도 기본자본은 푸본현대생명처럼 마이너스로 전환했지만, 보완자본이 이를 상쇄할 정도로 넉넉해 전체 K-ICS 비율을 지탱했다. 롯데손보는 조만간 자본 확충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K-ICS 비율은 올 1분기 전체 보험사의 경과조치 이후 197.9%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IFRS17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0%를 하회한 것이다. 생명보험사는 190.7%, 손해보험사는 207.6%로 집계됐다. 생보사의 경우 2023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내림세를 면치 못했고, 손보사도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 떨어졌다.
K-ICS 비율 변동의 주요 원인은 가용자본 부문에서 금리하락과 최종관찰만기 변경, 장기선도금리 변경 등 할인율 현실화에 따른 자본 감소가 있다. 그러나 보험사가 당기순이익이 늘고 자본성 증권을 신규로 발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전체 가용자본은 전분기말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다만 요구자본 증가 폭이 가용자본에 비해 훨씬 커 전체 K-ICS 비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당국 측은 "장기 보장성 판매가 늘며 보험위험액이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며 "자산부채종합관리(ALM) 미스매칭 확대로 인한 금리위험액이 1조7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전체 요구자본 증가액은 5조9000억원 수준이다.
당국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금리하락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ALM 관리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부채 듀레이션을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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