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송현]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보상 합리화, 이제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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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은 원래 불행을 함께 나누는 제도다.
2024년 대인 배상 보험금 4조 9000억 원 가운데 경상 환자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가 각각 1조 4000억 원이었다.
그 결과 자동차보험이 필요한 치료를 보장하는 제도라기보다 장기 치료와 합의금성 지급을 키우는 구조로 작동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다른 보험과 달리 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지급보증이 먼저 이뤄지고 상해의 객관성이나 사고와 치료 사이의 인과관계는 나중에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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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사고에 합의금성 보험금 지급
‘계속 치료시 자료제출’ 법개정 추진
피해자 보호·재정 건전성 다 잡아야

자동차보험은 원래 불행을 함께 나누는 제도다. 뜻밖의 사고를 당한 사람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한순간의 충격으로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사회가 떠받치는 안전망이다. 그래서 피해자 보호는 두터워야 한다. 다만 그 보호 역시 실제 손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원칙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보험금이 그 범위를 넘어 과잉 진료나 과도한 합의금까지 사실상 뒷받침하게 되면 제도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다. 국토교통부와 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이번 ‘경상 환자 제도’ 개선도 이 지점을 바로잡으려는 데 초점이 있다.
‘경상 환자 치료비’는 2019년 1조 원에서 2024년 1조 4000억 원으로 늘었고 그중 한방 치료비는 6500억 원에서 1조 1400억 원으로 증가했다. 2024년 대인 배상 보험금 4조 9000억 원 가운데 경상 환자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가 각각 1조 4000억 원이었다. 반면 정부 자료에 따르면 경상 환자의 92%는 8주 안에 치료를 마친다. 대다수는 단기간에 치료를 마치는데 치료가 길어질수록 향후 치료비가 커지고 그 상당 부분은 실제 후속 진료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자동차보험이 필요한 치료를 보장하는 제도라기보다 장기 치료와 합의금성 지급을 키우는 구조로 작동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그 부담은 보험료 인상 압력으로 가입자 전체에게 돌아간다.
보험법적으로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치료비 총액보다 보험금 지급 구조에 있다. 자동차보험은 다른 보험과 달리 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지급보증이 먼저 이뤄지고 상해의 객관성이나 사고와 치료 사이의 인과관계는 나중에 다툰다. 지급이 판단보다 앞서면 환자에게는 장기 치료를, 의료기관에는 과잉 진료를 택하게 하는 유인이 생긴다. 반면 보험자의 심사 기능은 약해진다. 이는 실손 보상을 기본으로 하는 손해보험의 원리에도, 자동차보험의 공공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동차 사고의 피해자를 보호하면서도 자동차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국토부가 입법예고한 법 개정은 상해 등급 12급부터 14급까지의 경상 환자가 8주를 넘어 치료를 계속하려면 진료 기록 등 추가 자료를 제출하게 하고 분쟁은 중립적 절차에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치료를 막자는 것이 아니다. 치료의 필요성과 사고와의 관련성을 최소한의 자료로 확인하자는 취지다.
다만 제도 개선은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가 서류 부담 때문에 적정 치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표준 진료 지침과 투명한 분쟁 조정 기준을 마련하고 자료 제출 범위는 최소화하되 개인정보 보호 장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고령자나 기왕증이 있는 환자는 경미한 사고에도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예외 심사와 보완 자료 제출의 길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경상 환자 제도 개선의 핵심은 피해자 보호와 보험 재정 건전성 중 하나를 택하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치료는 충분히 보장하되 객관적 근거 없는 장기 치료와 합의금성 지급은 줄이자는 것이다. 자동차보험은 일부의 편의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신뢰 위에서 유지되는 공적 제도다. 국토부의 이번 개편은 환자의 권리를 해치려는 시도가 아니라 실손 보상 원칙과 자동차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려는 정상화 작업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하고 일관된 개혁의 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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