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테스나가 지난해 실적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도 임원 대상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부여 기조를 이어가기로 하며 보상 체계의 적정성에 시선이 쏠린다. 주력 업황 둔화와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꺾였는데도 장기성과급은 계속 쌓였고 연말에는 일부 임원 부여분의 결제 방식까지 손보면서 실적과 보상 간 연결고리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자 전환에도 3년 연속 RSU 부여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2022년 RSU를 도입한 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임원들에게 RSU를 부여했다. 2023년 최종 부여 물량은 1만4189주, 2024년은 1만5605주, 2025년은 1만1351주다. 지난해 말 기준 미지급 잔량은 4만1145주에 달한다. 지난해 부여 물량이 직전 연도보다 줄기는 했지만 영업적자 전환이라는 실적 충격 속에서도 장기성과급 부여 기조 자체는 유지된 셈이다.
RSU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기간 근속이나 성과 목표 달성 등의 조건을 걸고 향후 자사주를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주식 보상 제도다. 최근 기업들은 핵심 인재를 장기 붙잡아 두고 임직원이 회사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에 더 책임감을 갖게 위해 RSU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두산그룹의 RSU 제도는 실적을 기준으로 주식을 부여한 뒤 실제 지급은 3년 뒤에 진행하는 구조다. 회사 판단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를 현금으로 대신 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겉으로만 보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더라도 당장 지급되는 RSU는 3년 전 성과를 반영한 보상일 수 있어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쟁점은 이미 지급되는 물량보다 최근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는 국면에서도 RSU 부여가 이어졌다는 점에 있다. 영업적자로 돌아선 해에도 임원 대상 장기성과급 부여 자체는 중단되지 않았고 미지급 잔량도 계속 쌓였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매출 3038억7407만원, 영업손실 9억4083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56% 줄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367억8131만원에서 15억1004만원으로 95.89% 급감했다. 전방산업 수요 둔화와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두산테스나의 주력인 웨이퍼 테스트는 설비 확대로 생산능력이 늘었지만 가동률은 최근 3년간 69.7%에서 61.9%, 45.5%로 하락했다.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장비와 공장 중심의 고정비 부담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회사는 2024년 7월부터 2027년 3월까지 2205억8500만원 규모 시설투자, 2025년 10월부터 2027년 3월까지 1713억8300만원 규모 기계장치 투자를 진행 중이다.
RSU 일부 '현금결제형'으로…"취지 약화"
연말 결정도 눈에 띈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12월 10일 보상위원회 의결에 따라 일부 임원 부여분 RSU를 ‘주식결제형’에서 ‘현금결제형’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주식결제형은 지급 시점에 실제 자사주를 넘겨주는 방식이고 현금결제형은 해당 주식 가치만큼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이다. 주식결제형은 회사가 보유 중인 자기주식 활용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현금결제형은 지급 시점 주가를 기준으로 회사가 직접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 결과 관련 회계처리로 기타자본구성요소에는 마이너스 9943만6000원이 반영됐다.
RSU 제도상 애초부터 일부 현금 대체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규정 밖 조치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적자 전환할 정도로 회사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 대상이 일부 임원 부여분이라는 점에서 주가와 연동한 장기 보상이라는 RSU 취지를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악화로 자금 운용에 여유가 없는 시기에 임원들에게 주식 대신 현금을 챙겨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현금결제형 주식보상과 관련해 지난해 1억3110만8000원을 비용으로 반영했고 연말 기준 7억5474만8000원을 부채로 인식했다. 영업적자로 돌아선 해에 RSU 관련 부담이 이미 손익과 재무상태표에 반영되기 시작한 셈이다. 장기성과급이 단순한 미래 보상에 그치지 않고 현재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주가 상승 흐름도 회사의 현금 유출 부담을 키운다. 두산테스나 주가는 올해 들어 전방 고객사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다. 첫 거래일(1월 2일) 5만4100원이었던 종가는 이날 오전 11시 35분 기준 9만6400원으로 78.2%로 상승했다. 주가가 오를수록 현금결제형으로 전환된 RSU의 잠재 정산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RSU는 장기적으로 회사 가치와 주가를 끌어올린 성과에 보상하는 제도”라며 “실적이 꺾인 해에도 부여가 이어지고 일부를 현금결제형으로 바꿨다면 제도 취지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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