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핀 발주 스톱”…애플 아이폰15 출시 앞두고 재고관리 나선 편의점
편의점주들 “제품 발주 줄이거나 멈출 계획”
애플도 자사몰서 8핀 이용 주변기기 판매 중단
편의점 본사 “8핀 제품 판매량 추이 보며 대응”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권 모(57)씨는 최근 ‘아이폰 전용 충전기’인 8핀 단자 케이블 발주량을 절반 이상 줄였다. 원래는 주초에 많이 팔려나간 8핀 단자 케이블 재고가 매장에 하나밖에 남지 않아 발주를 넉넉히 넣으려 했지만, 젊은 직원이 그런 권 씨를 만류했다. 차세대 아이폰부터는 8핀 단자가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권씨는 “일단 평소의 절반 정도만 발주하고 판매 추이에 따라 앞으로 아예 발주를 넣지 않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지난 12일(현지 시각) 아이폰15에 대한 공식 발표를 진행한 뒤로 일부 편의점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이폰은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스마트폰들 중 유일하게 8핀 단자를 충전용으로 쓰고 있었는데 이번 아이폰15부터는 8핀 대신 USB-C 단자를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8핀 단자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기 전 미리 재고 관리에 나선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강남구, 송파구 등 서울 도심 내 편의점 20여 곳을 둘러본 결과 4곳 중 1곳은 “8핀 단자 제품 발주를 더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파구 잠실본동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모(44)씨는 “내가 체감하기로 USB-C 제품에 비하면 (8핀 제품) 판매량이 원래부터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며 “이번에 나온 아이폰이 한국에서도 팔리기 시작하면 이후부터는 발주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아이폰15의 국내 판매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아이폰5부터 시작해 11년 동안 충전용으로 8핀 단자를 써왔다. 아이폰을 비롯해 태블릿PC ‘아이패드’, 무선이어폰 ‘에어팟’ 등 오직 애플 제품만이 8핀 단자를 썼다. 삼성, 샤오미, 화웨이 등 경쟁사들은 8핀 단자를 자사 스마트폰에 쓴 적이 한 번도 없다.
애플이 이번 제품부터 8핀 단자를 버린 건 유럽연합(EU) 규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EU 의회는 지난 2022년 10월 투표를 통해 오는 2024년까지 모든 스마트폰 충전용 단자를 USB-C로 통일하기로 확정했다. 당시 EU 집행위원회가 충전용 단자 통일로 발생하는 소비자 이익이 약 2억5000만유로(한화 약 3500억원)라고 추정했기 때문이다. 애플로선 유럽에서 계속 제품을 팔기 위해 8핀 단자를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폰15를 시작으로 애플의 ‘탈(脫) 8핀’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15 발표 이후 자사 온라인 스토어에서 8핀 단자로 충전하는 맥세이프 배터리팩, 맥세이프 듀오 등 주변기기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삼성 갤럭시 초기 모델을 비롯해 구세대 스마트폰 제품에서 많이 쓰던 5핀 충전 단자처럼, 8핀 단자도 머지않아 편의점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편의점 본사 차원의 대응도 시작됐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아이폰15 출시 이후 상황에 대비해 편의점에 공급할 USB-C 충전 케이블 물량을 미리 충분하게 확보해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벌써부터 아이폰15 출시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시선도 있다. GS25 관계자는 “아이폰15가 국내에 나오더라도 이전 세대 아이폰을 계속 쓰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8핀 단자 수요가 급감하진 않을 거라 본다”며 “지금 갖고 있는 (8핀 제품) 재고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되 추후 판매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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