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자랑스럽게 개발한 첫 국산 여객기 C919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겉보기에는 '중국산'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산 부품 덩어리'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미·중 무역전쟁의 새로운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산이라더니... 뜯어보니 미국산 부품 가득?"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가 만든 C919는 중국의 항공 독립을 위한 야심작입니다.
"우리도 보잉, 에어버스처럼 대형 여객기를 만들 수 있다"는 자존심의 상징이죠.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중국산' 비행기의 핵심 부품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온 것들입니다.

엔진? 미국 GE와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품인 LEAP-1C를 사용합니다. 비행기록장치? 미국산입니다. 유압시스템? 역시 미국에서 만듭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국산 여객기가 사실은 '미국산 부품을 중국에서 조립한 비행기'인 셈이죠.
영국의 항공 전문가는 "지금까지 미국이 C919에 부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것이 다음 단계일 수 있다"며 중국의 불안한 미래를 예고했습니다.
"날개는 있는데 심장(엔진)이 없으면 어떡하죠?"
비행기의 심장, 바로 엔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C919에 탑재되는 LEAP-1C 엔진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주요 부품을 조립합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엔진이 없는 차체만 있는 셈이죠.
중국도 이 문제를 알고 자체 엔진인 'CJ-1000A'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시험 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항공기 엔진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라 단시간에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항공 컨설팅업체 IBA의 대니얼 테일러는 "중국의 자체 엔진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미국산 엔진 공급이 차단되면 코맥은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쉽게 말해, 심장 공급이 끊기면 비행기는 그냥 전시용 조형물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우리 항공사들 계획이 다 물거품?"
이 문제는 중국 항공사들에게도 큰 근심거리입니다.
에어차이나, 차이나이스턴, 차이나서던 등 중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2031년까지 각각 100대 이상의 C919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 이 계획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운항 중인 C919는 고작 16대뿐입니다.
코맥은 지난해 13대를 납품했고, 올해 1분기에는 단 1대만 인도했습니다. 아직 생산 속도가 느린데, 여기에 부품 문제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겁니다.
더 걱정되는 건 이미 운항 중인 16대의 유지보수입니다.
비행기는 정기적인 점검과 부품 교체가 필수적인데, 미국산 부품 공급이 끊기면 이미 하늘을 나는 C919도 지상에 묶여 있을 수 있습니다.
"강한 척하지만 실은 약한 모습"
중국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중국은 항공기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항공기를 반송한 직후에도 중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과의 정상적인 협력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서둘러 밝혔습니다.
이는 항공 산업에서 만큼은 미국에 강하게 나올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문가는 "겉으로는 강하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미국 부품 없이는 자국 항공산업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중국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 하늘길도 막힐 수 있어"
또 다른 문제는 국제 인증입니다.
비행기가 다른 나라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안전 인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C919는 아직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인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EASA는 C919 인증에 3~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이 과정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C919가 당분간 중국 국내선용으로만 운항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제 노선에 투입하려던 중국 항공사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결국 중국의 항공 독립 꿈은 아직 '반쪽짜리'에 불과합니다.
겉모습은 중국산이지만, 핵심 기술은 여전히 미국에 의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항공산업의 진정한 독립은 아직 요원한 꿈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