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생 박지현 “또 다른 이변 지켜봐 주세요”
2위 박정환과의 다음판 주목

“저도 깜짝 놀랐어요. 내가 신진서 사범님을 이기다니…. 프로가 된 후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한 한 판이었습니다.”
지난주 46기 명인전 결과에 바둑계가 발칵 뒤집혔다. 승자 8강전서 무명 신예 박지현(18) 4단이 거목 신진서를 눕혔기 때문. 랭킹 67위가 세계 최강을 격침한 충격적 ‘쿠데타’였다. 신진서에겐 좀체 드문 종반 역전패여서 더 화제가 됐다.
2000년에 태어난 신진서는 지금까지 자신과 동갑이거나 후배, 즉 2000년대 출생 기사들을 상대로 48승 6패(88.9%)를 기록 중이었다. 6패는 모두 딩하오 등 중국 동갑내기 기사 4명에게 당한 것. 박지현은 신진서에게 패배를 안긴 세계 최초 연하(年下) 기사가 됐다.
명인전의 다음 상대가 또한 절묘하다. 신진서와 함께 양강(兩强)으로 꼽히는 한국 랭킹 2위 박정환(30) 9단과 내달 25일 승자조 준결승서 만나는 것. “쉽지 않겠죠.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또 한번 이변을 일으켜보고 싶어요.”
박지현은 이번 ‘사건’ 이틀 전엔 하찬석 국수배를 제패했다. 2005년 이후 출생자 대상 주니어 각축장인 이 대회엔 한우진(18) 9단, 김은지(16) 7단 등 주니어 맹장들이 출전했으나 우승은 원제훈(18) 3단을 결승서 제친 박지현에게 돌아갔다. 우승 전리품으로 5단 승단의 기쁨도 누렸다.
박지현은 거장 신진서와 또 마주 앉는 행운도 잡았다. 우승자가 1인자와 겨루는 하찬석배 전통 덕분이다. ‘영재 대 정상’이란 이름이 붙은 이 대결은 오는 11월 열린다. 하찬석배 원년(2015년) 우승자이기도 한 신진서가 리벤지 매치의 주인공 역할을 맡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다.
만 5세에 처음 바둑돌을 잡았다. 9세 때 고향(광주광역시)을 떠나 서울로 바둑 유학을 왔고 충암중 3학년이던 2020년 입단했다. 연령 제한 마지막 해 영재 입단 대회를 통과하더니 이번 하찬석배서도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
올해 전적은 42승 23패(67.1%). 최근 공식전 6연승 속에 기세를 타는 중이다. 패점도 많아 보인다고 지적하자 빅지현은 “여러 판을 두다 보니 가끔 슬럼프도 찾아온다. 요즘 자신감이 붙은 김에 승률을 끌어올리고 싶다”고 했다. 인터넷을 통한 실전 감각 배양, 고수 바둑의 인공지능 분석이 그의 공부 방식이다.
“특별히 라이벌로 생각하는 기사는 없어요.” 2005년생 동갑인 한우진을 지목하자 “우진이는 이미 너무 대단한 선수”라며 손사래 쳤다. “동갑내기 중엔 하찬석배 결승전 상대였던 (원)제훈 선수도 정말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래 유망주들이 모두 그렇듯 박지현의 꿈도 세계를 제패하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정상에 올라가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우승은 나중 목표고, 우선 중국 기사들과 두어보고 싶습니다. 커제, 구쯔하오, 왕싱하오, 이런 선수들과 겨룰 날을 기다리는데, 그러려면 본선부터 올라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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