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1년] 미래전략산업으로 격상한 농업…가격정책 정교화는 미완
식량안보 위한 국가책임 강화
지역소멸 막을 ‘기본소득’ 도입
농산물 가격하락 무관심 지적
제도개혁 때 사회적 논의 부족
실질적 ‘농정 거버넌스’ 구축을


◆포용·회복 방점…농정 대전환 틀 마련=이번 정부 들어 농업의 위상이 미래전략산업으로 격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정부가 국민 먹거리를 지키는 농업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식량안보 강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고 짚었다. 박준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식량안보, 농지 관리, 농산물 수급안정 등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분야를 명확히 하고 이에 근거해 예산 편성 및 정책 집행을 함으로써 농정 신뢰를 높였다”고 밝혔다.
농업의 지위 변화는 농가경제와 농업생산에 보루를 쌓는 국가책임농정 기조로 이어졌다.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양곡관리법’ 등 농업민생 4법 입법으로 쌀값 안정과 농가소득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고, 한·미 관세협상에서 국내 농업 기반을 지키려는 협상 의지도 보였다”고 평가했다. 황의식 GSnJ 인스티튜트 농정혁신연구원장은 “비축양곡을 대규모로 방출하지 않아 쌀값을 조금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는 정책 일관성을 보이며, 농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차액 지원과 소농직불금 확대 등 포용정책으로 농업 회복의 바탕을 마련했다”고 봤다.
농어촌기본소득 도입도 핵심 성과로 꼽혔다. 황영모 전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감소와 소멸위기를 겪는 농촌지역에 경제적·사회적·지역적 회생 가능성을 보여준 획기적 정책으로 향후 농촌기본사회 실현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정책 정교화, 혁신성장 구체화는 숙제로=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농산물 가격 하락에 대한 무관심이 문제로 지적됐다. 윤일권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는 “가장 아쉬운 점은 농산물 가격문제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체성 상실”이라면서 “농식품부는 농민을 중심에 세워야 함에도 ‘농식품시장관리과’를 신설해 노골적으로 소비자 물가안정 중심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원호 부산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가격·수급 불안 대응이 여전히 사후적 단기 처방에 머문다”면서 “재해와 생산비 상승에 대응하는 위험관리 체계도 아직 미흡하다”고 짚었다.
농산물 가격안정대책의 실효성 우려도 계속된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논 타작물 재배에 대한 (구체적) 유인책 미비, 가격안정제도 대상 품목과 품목별 보상 기준가격의 모호성, 관련 예산 규모와 재정지출 방식에 대한 개선 필요성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가격 보전 방식만으로는 품목 쏠림에 따른 과잉생산과 재정 부담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우려가 있다”면서 “계약재배, 수급 예측, 자조금조직 활성화, 재배면적 관리 등 정책 조합을 통해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 미래성장동력 확보가 미흡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노 상임대표는 “농촌 세대교체가 핵심 과제지만 이를 농업구조 전환으로 연결할 정책 설계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을 금융위원회에서 농식품부로 이관하지 못하는 등 농업정책금융 지원체계 개선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주도 농정의 한계도 지목됐다. 김 이사장은 “무엇을 위해 제도 개혁을 하는지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아 농·농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영농형태양광·햇빛소득마을 등 일부 사업에서 현장 이견이 여전하며 주민 수용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고 했다.
◆농정 거버넌스…“형식 아닌 실질 개선 필요”=농민의 농정 참여는 형식적으로만 확대됐을 뿐 실질 권한은 여전히 담보되지 않는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노 상임대표는 “농협 개혁 등 현장 공감대와 절차적 신뢰가 중요한 사안이 추진 속도만 강조되고 충분히 숙의되지 못한 점은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상임대표는 “현장과 소통하겠다지만 여전히 농식품부 관련 회의 문서는 ‘대외비’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농민을 정부 정책에 찬성표를 던지는 거수기로만 바라보는 낡은 사고방식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장은 “(농정 집행의 소통·협력을 보완하기 위해)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실질적 거버넌스 기구로 격상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농업·농촌 관련 각 부처 정책예산의 총괄 조정과 각 부처의 관련 정책 이행평가 등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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