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대신 현금?"…영등포 공공개발 '보상방식' 갈등
토지주 "세제 혜택 손해 봐"
782가구 공급 지연 가능성도

서울 영등포의 한 아파트 공공개발 현장에서 토지 보상 방법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행자가 전원 현금 보상을 결정하자 ‘대토’(토지를 양도하고 상응하는 새 토지를 받는 것)를 선택한 일부 땅 주인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11일 법조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영등포 공공주택지구(영등포동 422의 63 일대·782가구) 사업 시행을 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영등포구는 대토 보상 계약을 체결한 토지주 13명에게 최근 “현금 보상으로 전환하겠다”고 안내했다. 대토 보상은 정부 공익사업으로 수용되는 토지 소유자에게 현금이 아니라 부지 조성 이후 지구 내 토지를 수의계약으로 살 권리를 주는 제도다.
대토 보상을 선택한 땅 주인이 예상보다 적었던 게 이번 갈등의 씨앗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3185㎡를 대토로 공급하기로 계획했지만, 신청 물량은 약 1000㎡에 그쳤다. SH 관계자는 “2024년 12월 공고 당시 유의 사항으로 ‘대토 보상 적격자가 신청한 대토 보상금액 합계가 추정가격에 미달할 때 전원 현금 보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토 계약을 맺은 13명은 현금 보상 전환 시 재산상 피해를 본다는 점을 호소한다. 이들은 대토 용지에 주상복합을 개발하려고 했는데, 이런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토 보상 신청 때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나 과세 이연 혜택을 놓치는 손해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토지주 13명이 짊어져야 할 피해액은 세금 비용과 신탁사·법무사 보수 등을 합쳐 10억원에 달한다.
다른 사업장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 계양과 서울 수서역세권 등 다른 지구에선 대토 신청이 미달했더라도 사업시행자가 사업계획을 바꿔 기존 획지를 분할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토를 공급해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3기 신도시 등에 비해 부지 면적이 작은 영등포 공공주택지구에선 획지 분할이 쉽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영등포 공공주택지구는 보상 지연으로 주택 공급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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