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상 가리지 않는다.. '아열대 관문, 제주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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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곤충이나 병해충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대발생' 현상.
'아열대화의 관문' 제주에서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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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산업 피해 해충까지
폭염과 맞물려 현상 심화
고수온에 어장마저 변해
특정 곤충이나 병해충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대발생’ 현상.
'아열대화의 관문' 제주에서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했습니다.
된장잠자리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어선을 공습하다시피 뒤덮었습니다.
바가지촉각풍뎅이는 서귀포시 한 사찰에 몰려 사체가 쌓일 정도였습니다.
곤충은 먹고 먹히는 생태계 상호작용을 거쳐 개체군이 평형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올 여름 이 공식을 뒤흔든 현상이 예고 없이 이어졌습니다.
또 나무를 갉아먹는 노랑알락하늘소의 제주 번식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토마토뿔나방도 도내 농가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이례적으로 집단 발생한 곤충 대부분 아열대성 종이었습니다.
특정 종은 1차 산업에 위협적인 해충입니다.
토마토뿔나방의 경우 30℃ 넘는 고온에서 발육이 더 두드러집니다.
아열대 곤충이나 해충 발생의 명확한 원인 규명은 안 된 상황.
다만 전문가들은 역대급 폭염, 기후변화를 지목합니다.
지구온난화로 동남아에서 발견되던 해충이 국토 최남단이자,
아열대화 관문인 제주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곤충 또는 해충 같은 경우 기후적인 교란에 의해서 먹이사슬이 깨지고 천적 밀도가 감소한다든지 하면 대발생이 일어날 수가 있어요.”
(김동순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장)
"아열대화로 열대성 해충들이 많이 유입이 되고 있다는 증거고요. 겨울철에 폐사를 많이 해야 돼요. 그래서 봄철에 개체수를 조절해야 되는데 안 되다 보니까.“
(이영돈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 농학박사)
"곤충이 번식하는 데 아주 좋은 환경으로 급격하게 바뀔 경우에 곤충이 대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곤충이 더 빠르게 번식할 가능성이 높아서.“
(도윤호 국립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9월 중순이 다돼서도 낮 기온이 35.1℃까지 오른 말 그대로 미친 날씨.
제주도민들은 101년 만에 가장 더운 가을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더위는 가시지 않아 북부지역은 올해 열대야 일수가 70일을 넘었습니다.
폭염 속에 산방산은 페일나무좀이 덮쳐 정상부가 누렇게 변했습니다.
구실잣밤나무 저항력이 약화돼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온 상승은 어장도 뒤흔들었습니다.
7~8월 바다 수온이 30도가 넘어서 평년 보다 2~3도나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어민들은 한치 조업철이 5~6월, 9월로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이렇다 보니 7~8월에는 아예 조업에 나서지 않는 어선들이 속출했습니다.
양식장에서는 광어가 수백만 마리 폐사해 역대 최대 피해를 남겼습니다.
게다가 사람까지 공격할 수 있는 아열대 상어가 출몰해 우려도 계속됩니다.
김동순 교수는 이런 이상 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간혹 이렇게 대발생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 어떤 새로운 해충 (유입이나 발생) 이런 것들은 사례가 없었죠. 빈도도 높아졌고, 과거에는 10년에 한 번이라든지 이런 빈도 수였는데.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아열대성 해충 번식이 많아져서 발생량도 많아지고 이제 쉽게 제주까지 올 수 있는 거리에 범위 내에 많이 들어왔다는 거예요.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요.”
‘아열대화 관문’ 제주에서 예측 불가능한 경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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