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16세 손서연 “키 큰 블로커도 뚫는 법, 더 연구하겠다”

김세훈 기자 2026. 8. 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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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연. FIVB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질 경기가 아니었는데 우리 기량을 모두 보여드리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워요.”

한국 여자배구의 차세대 간판으로 떠오른 손서연(16·선명여고)은 세계 무대에서 거둔 성과보다 놓친 경기를 먼저 떠올렸다.

손서연은 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막을 내린 2026 국제배구연맹(FIVB) 17세 이하(U-17) 여자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부족한 점을 많이 확인했다”며 “귀국하면 더 연구하고 훈련해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서연은 이번 대회에서 총 179점을 올려 전체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공격수 부문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정상급 유망주들과 경쟁했다.

손서연은 “칠레에 오기 전 페루에서 연습경기를 했는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세계선수권에서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선수들이 모두 진심으로 대회에 임했고 예선부터 좋은 경기력이 나오면서 8강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튀르키예와의 8강전이었다. 한국은 1세트를 따내고도 세트스코어 1-3으로 역전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서연은 “필리핀과의 16강전까지는 괜찮았는데 8강전을 다른 경기장에서 치르면서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떨리는 마음 때문에 우리가 가진 실력이 모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질 경기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직접 맞붙으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도 뚜렷하게 보였다. 손서연은 “리시브를 더 다듬어야 하고 상대 팀에 키 큰 블로커가 두 명 이상 붙었을 때 공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연구해야 한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장 181㎝의 아웃사이드 히터 손서연은 일찌감치 ‘리틀 김연경’으로 불렸다. 상대 블로킹을 힘으로 뚫어내는 공격력에 빠른 판단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김해여중 재학 당시 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141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당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 아웃사이드히터상을 모두 받았다. 한국 여자 연령별 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1980년 이후 45년 만이었다. 지난겨울에는 김연경 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대한배구협회 장학생 자격으로 이탈리아 단기 연수도 다녀왔다. 높아지는 기대와 함께 따라붙는 ‘리틀 김연경’이라는 수식어는 아직 16세인 손서연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는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많은 분이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파이팅이 넘치고 공격과 수비를 골고루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손서연은 자신을 성장시킨 사람으로 이승여 U-17 대표팀 감독을 꼽았다. 그는 “운동이 잘되지 않을 때나 삐뚤어지고 싶을 때마다 감독님이 잡아주셨다”며 “훈련뿐 아니라 운동 외적인 부분에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서연은 코트 안에서 득점만 책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U-16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주장을 맡은 그는 선수들과 함께 강강술래와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 등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손서연은 “대회를 앞두고 친구들과 여러 세리머니를 준비했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걸 해보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즐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과 과제를 함께 확인한 손서연은 이제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간다. 손서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더 성장해서 다시 세계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U-17 여자배구 대표팀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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