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슈퍼카, 라 페라리의 새시에 만약 심각한 손상이 생겼다면, 거의 100만 달러에 가까운 수리비를 지불할 각오를 해야 한다.

만약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부품을 일일이 구매해 한 대의 자동차로 만들 경우, 이미 완성된 차보다 더 비싸다는 것은 아주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부품 하나하나에 마진이 부과되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페라리라고 다르지 않다. 어쩌면 다른 브랜드보다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그 차가 전 세계 499대 한정판, 하이퍼카라면 부품 가격은 우리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한다.

만약 운 좋게도 라 페라리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치자. “운 좋게”라고 표현했는데, 신차로 페라리를 처음 구입하려도 시도했던 사람이라면 이 말이 얼마나 적절하며 공감 가는 말인지 이해할 거다. 그런데 라 페라리라고? 이건 지독히도 운이 좋은 케이스일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라 페라리는 더 이상 신차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 페라리를 구입하려면 꽤 복잡한 조건들이 필요하다.)

아무튼 상상은 자유이므로 라 페라리를 구입하게 됐다고 치자. 18~22억 정도의 비용을 준비한다면 오랜 기다림 끝에 라 페라리를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일생의 운이 여기까지였던 건지, 그만 사고를 내고 말았다. 사고야 누구에게나 날 수 있는 거니까. 하지만 더 불행하게도 이 사고는 단순한 접촉사고에 그치지 않았다. 바디 패널 몇 개 교체하는 정도를 넘어서 새시 일부가 파손되고 말았다.

사실 이 정도 사고는 언제든 겪을 수 있으며, 못쓸 정도로 망가지지 않는 이상 요즘 기술로는 어지간하면 100% 수리 및 복원이 가능하다. 물론 치명적인 사고 이력이야 남겠지만. 라 페라리도 마찬가지, 어쨌든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건 가능하다. 다만 새시가 망가졌다면 수리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라 페라리의 새시 중 대부분의 카본 콤퍼짓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카본 콤퍼짓 기술로는 어지간한 파손도 수리는 가능하다. 실제로 레이스 트랙에서 레이스 카의 카본 파츠 일부를 수리하는 일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물론 표면이야 원래처럼 예쁘지 않겠지만 그런 게 중요치 않다면 파손된 언저리를 갈아내고 패치를 붙인 다음 열이나 빛으로 플라스틱 수지를 굳히면 된다. 다만 레이스 카의 경우도 철저히 외장 혹은 에어로파츠에 국한된다.

새시는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잘 아는 것처럼 새시는 차체에서 발생하는 온갖 진동과 비틀림을 모두 받아낼 뿐만 아니라 특히 다양한 종류의 사고와 충격으로부터 객실과 탑승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거듭 이야기하자면 요즘은 카본 콤퍼짓 제조 기술이 더 발달해 힘을 받는 부위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카본을 사용하는 일도 빈번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각 부위별로 적용된 카본 콤퍼짓의 종류가 지정되어 있다는 점이며, 수리를 할 경우 원래 의도한 구조적 특성 및 강도를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

외장 파트야 상관없겠지만, 달리는 과정에서 충격을 버텨야 하는 새시라면 정확한 설계대로 반응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안전 역시 보장할 수 없다. 그런데 라 페라리처럼 하이퍼카로 분류되는 차라면? 섀시의 완전무결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라 페라리의 경우 새시가 파손될 경우 대부분 수리보다는 교체를 선택한다. 그러니까 상태에 따라선 차를 완전히 분해한 후 새 새시를 가져와 새롭게 조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일명 배스터브라 불리는 차체 가운데 새시를 교체해야 한다면 차량 가격의 약 3/4에 해당되는 100만 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한화로 13억 원)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배스터브는 루프와 엔진 베이 격벽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것도 함께 주문해야 한다. 그러면 14만 달러와 2만 8천 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운이 좋아 프론트 서브 프레임만 교체할 경우에도 12만 4천 달러 (약 1억 6천만 원)가 필요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배스터브와 연결에 필요한 티타늄 볼트 비용 70달러를 내야 한다. 라 페라리의 프론트 서브 프레임에는 이런 게 14개가 필요하다.

사실 지금까지 가격표만 봐도 라 페라리는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빠진 것이 하나 더 있다. 소개한 금액은 어디까지나 부품 단일 가격일 뿐이고 수리비는 별도라는 것이다. 만약 해당 지역의 서비스 센터가 카본 모노코크 수리 및 교체를 할 수 없다면 불행하게도 이 차를 이탈리아로 보내야 한다.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각종 운임과 높은 인건비 모두 수리를 의뢰한 사람의 몫이다. 게다가 언제쯤 수리가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이 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해서라도 꼭 되살리려 할 것이다. 다들 잘 알겠지만 이 차는 499+1대로 생산이 종료됐으며, 완벽하게 복원만 한다면 말 그대로 지금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인,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차이기 때문이다.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