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이것' 하나 두었을 뿐인데.. 카페 안 가도 되겠네요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안녕하세요, 결혼 5년 차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아내는 꼼꼼쟁이 UI 디자이너, 남편은 요리를 즐기는 게임 개발자입니다. 오늘의집에서 이렇게 집들이를 하게 된 이유는, 리모델링이 처음이신 분들께 정보를 드리고 싶어서예요.
소개할 저희 집은 25년 된 31평 구축 아파트이자 저희의 두 번째 보금자리이고, 첫 번째 집에서 원했던 점들을 모두 모아 구현한 결과물입니다. 저희의 경험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갈하고 휴식이 되는 집을 만들기 위해
여름에 처음 만나게 된 집의 첫인상은 거실 창에 가득 차있는 숲 그 자체였어요. 우리는 한여름의 녹음 짙은 풍경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겼고, 이 뷰를 최대한 살리는 인테리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거실을 비롯한 공용 공간만큼은 시각적으로 거슬리는 것을 최대한 제거하기로 했어요. 모든 몰딩과 걸레받이를 제거하고 히든도어 시공을 선택해 벽면과 천장을 페인트로 마무리했고, 그 결과 정갈하면서도 뷰에 집중할 수 있는 집을 완성하게 되었답니다.
도면 Before
도면 After
앞뒤 발코니 2개와 작은 주방을 가진, 공간 활용이 아쉬운 25년 된 아파트입니다. 인테리어 계약 후 최종 도면이 나오기까지 한 달. 첫 번째 집에서 불편했던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까다롭게 계획하고, 오랜 시간 커뮤니케이션을 거쳐 완성했어요. 꼼꼼쟁이 아내와 요리에 진심인 남편이 리모델링한 집, 이제 공간별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현관 Before
현관 After
제일 먼저 보실 곳은 현관인데요, 첫 집에서 살면서 느낀 건 집에 들어오면 제일 처음 만나는 공간이라 어둡거나 더럽고 복잡하면 집에 들어왔을 때 피로하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현관은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평상시 깔끔하고 정갈하게 관리되는 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했고, 그에 맞춰 계획되었어요.
좌측 신발장은 손잡이 없이 눌러서 여닫을 수 있는 형태라 외관이 미니멀하게 완성되었어요. 또 띄움장으로 시공되었기 때문에 아래에 충분한 공간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답답해 보이지 않고, 매일 신는 신발이나 손님 신발을 둘 수 있습니다. 바닥은 대형타일로 시공해 시각적으로 시원해 보이고 밝은색이라서 더러운 게 바로 확인되니 항상 깔끔하게 관리하게 되더라고요. 이어질 공간에서 보실 수 있겠지만, 저희 집에 쓴 타일은 모두 한 가지로 통일해서 집 전체가 한 톤으로 보이도록 의도했답니다.
그리고 우측에 벤치는 기존 현관보다 폭을 좀 넓히면서 시공이 가능했는데, 신발 신을 때 걸터앉거나 짐을 올려둘 수 있어서 꼭 하고 싶었고, 기대한 만큼 활용도가 높아요.
신발장 내부는 남편 발이 워낙 커서 거기에 맞춰 제작해주십사 부탁드렸어요.
밝은 바닥이 더러워지면 물청소로 빤딱빤딱하게 관리하고요.
중문은 예상보다 견적이 꽤 높아서 없이 살까 고민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추가했고, 1년 가까이 지내보니 방풍/방음은 물론 먼지 차단과 사생활 보호 효과까지 있어서 혹시 망설이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중문도 요즘엔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기능성이 있는 자동문이나 폴딩도어도 잠시 고려했지만 역시 디자인이 예쁘고 묵직한 게 저희의 취향이었습니다. 유리 역시 유행하는 타입을 따르기보다 컨셉에 맞는 것을 선택해 최종 반영되었습니다. 손잡이는 아이도 어른도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아래에 위치하도록 한 것이 포인트예요!
자, 이제 안으로 들어오세요.
거실 Before
다다미 공간의 공사 중 모습입니다. 평상과 모션테이블을 합친 형태인 다다미 테이블에는 최대 8~10명까지 둘러 앉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잡고, 앉았을 때 편한 폭과 높이를 맞추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하며 진행해갔습니다. 한창 추울 때라 밖은 어느새 설경으로 변했어요.
테이블은 시제품이 아닌 아이디어부터 설계, 시공까지 저희가 제안해서 맞춤으로 전체 제작된 부분입니다. 홈이 파진 곳에 다리를 넣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로, 또 전동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다 내렸을 때는 평평한 평상이 되도록 구상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완제품이 없으니 부품을 조사하고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 꽤 험난했어요. 공사 중 전동 테이블 골격이 리모컨으로 조작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거실 After
그럼 이제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저희가 이 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 집의 하이라이트, 숲 뷰가 가득 들어오는 거실입니다. 공간 구상시 다다미 형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이 뷰를 가리지 않으면서 최대로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저희 집만의 다다미입니다.
소파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무엇보다 저희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고려해서 많은 후보군을 거쳐 까다롭게 골랐습니다. 카우치 형이라 둘 다 가로 세로로 누울 수 있고, 누웠을 때 팔받침이 낮고 딱딱하지 않아 편하며, 깊이가 있어서 양반다리로 앉을 수도, 등받이를 내리면 꼿꼿하게 앉을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고 컬러도 밝으며 가죽의 시원한 촉감이 저희의 취향과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다른 방도 마찬가지지만 거실엔 소파 외에 소파 테이블, 거실장, 소가구, 시계 등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다미는 여러가지 용도로 쓰입니다.
부엌에서 보면 이렇게 안방과 거실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이어져요. 창이 남쪽으로 나 있어 집이 밝고, 산과 하늘이 다 조망권에 들어오는 고층이라 계절별로 바뀌는 창밖 숲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크나큰 즐거움입니다.
거실의 사계절
겨울에는 밤새 눈보라 쳐서 눈꽃 입은 가지가,
봄에는 갖가지 꽃 나무가 차례대로 피기 시작해 벚꽃이 만개하더니 아카시아와 함께 온 연둣빛 풍경이,
여름에는 푸른 숲과 비 온 뒤 쌍무지개까지,
가을이 되니 불긋해진 단풍도 정말 멋져요. 이런 풍경을 오롯이 즐기고 싶어 창은 모두 시스템 통창으로 해서 창 너머로 다양한 수종의 계절 변화를 만끽할 수 있고, 숲과 창이 가까우니 딱따구리, 뻐꾸기, 부엉이 소리도 들린답니다.
안방 Before
침대 가벽 공사 중인 모습입니다.
붙박이장 공사 중인 모습입니다. 저희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구성으로 그려서 요청드렸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옷과 소품을 편하게 넣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어요.
안방 After
기존 안방 발코니는 창밖이 잘 보이지 않아 확장했고, 발코니 좌측의 광은 벽까지 싹 허물어 붙박이장이 끝까지 이어지도록 시공했어요.
리조트에 온 것처럼 뷰를 보며 자고 일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침대 헤드를 문을 향해 두고 창을 바라보는 구조로 배치하길 원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침대 헤드가 놓일 곳에 가벽 설치가 필요했고 여기에 침대에서 불을 켜고 끌 수 있도록 스위치를 추가하기 위해 전기 배선도 들어갔습니다.
완성된 안방의 모습입니다.
안방도 거실과 같은 남향이라 채광이 좋고 숲과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샷시는 거실과 같이 시스템 창을 써서 통창으로 뷰를 좀 더 시원하게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침대가 창을 보게 배치하기 위해서 가벽을 세웠지만 생활해보니 안방 문을 열어도 침대가 바로 보이지 않는 점도 좋더군요. 침대 헤드가 안쪽에 있어서 해가 다 떠도 침대 머리까지는 들어오질 않아 낮잠을 자도 눈부실 일이 없어요. 그래서 블라인드도 따로 설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완성된 모습을 모시면, 안방 붙박이장도 주방과 마찬가지로 서라운드 없이 천장과 양 끝 다 채우는 형태이고 손잡이 없이 눌러서 여닫을 수 있는 푸시풀 구조로 마무리해 미니멀하게 완성되었어요.
마무리
이상 저희의 보금자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긴 시간 고민하고 어렵게 결정해 얻은 축복 같은 집이라 하루하루 행운으로 여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곧 태어날 아기와 함께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쌓아갈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인테리어 업체: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miuga_designstudio) · Instagram
- 스냅샷 출처:윤부부스냅(@yoonvuvu) · Instagram
더 많은 이야기는 인스타그램에서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