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 '리빌딩? 다시 윈나우 모드!' 토론토, 목표는 PO 진출

[점프볼=이규빈 기자] 토론토가 다시 윈나우를 선택했다.
토론토 랩터스는 NBA에서 손꼽을 정도로 암울한 구단이었다. 구단 역사상 강팀인 적이 없었고, 전미를 풍미한 슈퍼스타는 빈스 카터가 유일했다. 이 카터마저 토론토에서 태업을 저지르며, 그야말로 현재도 미래도 없는 팀이 토론토였다.
이런 토론토는 2010년대부터 전성기를 맞이한다. 바로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더마 드로잔과 카일 라우리의 원투펀치가 등장한 이후였다. 두 선수는 올스타 레벨로 성장했고, 두 선수의 활약으로 토론토는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한계도 역력했다. 당시 동부 컨퍼런스에는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있었다. 토론토는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까지는 성공했으나, NBA 파이널 무대는 밟지 못했다.
답답한 상황에서 토론토의 사장 마사이 유지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바로 프랜차이즈 스타인 드로잔을 보내고,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한 것이었다. 당시 레너드는 태업 논란으로 트레이드 가치가 낮아진 상태였고, 이 기회를 유지리 사장이 놓치지 않았다. 토론토에서 레너드의 이야기는 우리가 모두 아는 내용이다. 레너드는 토론토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우승을 안겼고, 토론토의 전설로 남게 됐다.
레너드 이후 토론토의 얼굴은 파스칼 시아캄이었다. 시아캄은 레너드의 뒤를 이어 토론토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시아캄으로는 한계가 역력했다. 2021-2022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1라운드에서 탈락했고, 그 이후에는 플레이오프 무대도 밟지 못했다.
결국 유지리 사장이 또 결단을 내렸다. 핵심 선수를 모두 내보낸 것이다. 시아캄을 비롯해 OG 아누노비, 프레드 밴블릿 등 레너드 시대 이후 토론토의 핵심이었던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이제 토론토는 스카티 반즈의 팀이 됐다.

성적: 30승 52패 동부 컨퍼런스 11위
시즌 시작 전, 토론토를 향한 시선은 나뉘었다. 누구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고 전망했고, 누구는 절대 쉽지 않다고 자신했다.
시즌 초반부터 토론토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에이스 반즈의 부상이었다. 반즈는 토론토의 에이스이자, 공격과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선수다. 토론토의 시스템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가 반즈다. 이런 반즈가 시즌 초반부터 불의의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 당연히 토론토의 성적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RJ 배럿, 야콥 퍼들, 이매뉴엘 퀴클리 등 주축 자원마저 돌아가며 부상을 당했다. 토론토의 선발 라인업은 시즌 내내 요동쳤고, 당연히 경기력도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중반부터 토론토는 자연스럽게 '탱킹' 레이스에 합류했다. 트레이드 루머도 끊이지 않았다. 주축 센터인 퍼들은 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가 있었고, 배럿과 대비온 미첼 등도 루머가 있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 토론토는 당연한 선택과 의외의 선택을 모두 했다. 일단 토론토의 미래 구상에 없던 미첼을 트레이드로 보냈다. 이는 당연한 선택이었으나, 문제는 브랜든 잉그램 트레이드였다. 토론토는 뜬금없이 잉그램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심지어 영입과 동시에 3년 1억 2000만 달러의 연장 계약까지 안겼다. 이는 잉그램을 토론토의 미래로 생각한다는 뜻이었다.
트레이드가 터지기 전까지 잉그램의 토론토행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야말로 '뜬금포'가 어울리는 영입이었다. 심지어 토론토에는 반즈와 배럿이라는 확실한 포워드진이 구축된 상태였다.
폭풍 같았던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끝나고, 토론토는 남은 시즌을 유망주 육성에 나섰다. 오차이 아그바지, 그레이디 딕, 자코비 월터, 조나단 모보 등 유망주들 위주로 경기에 나서며, 패배와 유망주 육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최종 성적은 30승 52패로 동부 컨퍼런스 11위로 마감했다. 냉정히 '탱킹'과 윈나우에 모두 실패한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IN: 야콥 퍼들(재계약), 개럿 템플(재계약), 산드로 마무켈라쉬빌리(FA), 콜린 머레이-보일스(드래프트), 알리자 마틴(드래프트)
OUT: 크리스 부쉐이(FA)
사실상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나마 주전 센터였던 퍼들과 재계약을 체결한 것이 전부였다. 퍼들은 예전부터 꾸준히 토론토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고, 토론토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표한 선수였다. 토론토도 이런 퍼들에게 4년 1억 4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안기며 믿음에 보답했다.
라커룸 리더 역할을 맡았던 템플과도 재계약에 성공했고, 백업 빅맨으로 마무켈라쉬빌리를 영입했다.
토론토의 관건은 드래프트였다. 2025 NBA 드래프트 전체 9순위를 획득한 토론토는 다소 의외의 선택을 내렸다. 바로 포워드인 머레이-보일스를 지명한 것이다. 당초 머레이-보일스의 예상 지명 순위는 이 정도가 맞았다. 하지만 지명한 팀이 토론토라는 것이 의외였다. 토론토는 이미 배럿, 반즈, 잉그램이라는 확실한 포워드진이 구축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머레이-보일스는 '제2의 드레이먼드 그린'이라는 별명처럼 수비에 능한 포워드고, 앞의 세 선수 중에 이런 유형은 없다. 그래도 중복 자원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록: 평균 22.2점 5.6리바운드 5.2어시스트
잉그램은 전미 최고의 유망주였던 선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듀크 대학교 시절까지 확고한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팀을 이끌었던 선수다. 특히 듀크 대학교에서 활약이 대단했다. 듀크 대학교에서 평균 17.3점 6.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2016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2016 NBA 드래프트는 확고한 TOP2 드래프트로 불렸다. 바로 잉그램과 벤 시몬스가 주인공인 드래프트였다. LSU 대학교에서 시몬스가 보여준 모습이 너무나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잉그램의 전체 2순위는 확정된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잉그램은 2016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LA 레이커스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잉그램이 입단한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 시대 이후 암흑기에 빠진 상태였다. 디안젤로 러셀, 론조 볼, 조쉬 하트 등 유망주들이 위주인 팀이었고, 리빌딩 모드에 돌입한 상태였다. 잉그램은 그럭저럭 활약한다. 1년차 시즌에는 평균 9.4점 4리바운드로 실망스러웠지만, 2년차 시즌에 평균 16.1점 5.3리바운드, 3년차 시즌에는 18.3점 5.1리바운드를 기록한다.
그리고 잉그램 커리어의 변환점이 찾아온다. 바로 르브론 제임스의 합류였다. 제임스는 합류와 동시에 우승에 도전하기를 원했다. 따라서 잉그램을 포함한 레이커스의 유망주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당시 레이커스 이적을 위해 태업을 저질렀던 앤서니 데이비스가 대상이었다.
결국 뉴올리언스 펠리컨즈로 이적한 잉그램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이적과 동시에 평균 23.8점 6.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올스타 선정과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잉그램과 뉴올리언스는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팀이었다. 잉그램과 함께 초특급 신인 자이언 윌리엄슨의 존재로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잉그램과 뉴올리언스 모두 실망이 계속됐다. 잉그램은 꾸준히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했으나, 올스타급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득점 루트도 현대 농구의 추세인 3점슛이 아닌 미드레인지 슛 위주라는 것도 아쉬웠다. 여기에 잔부상도 겹치며 정규리그도 건강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소속팀 뉴올리언스도 마찬가지였다. 믿었던 윌리엄슨이 역대급 엉망인 몸 관리로 시즌 대부분을 결장했고, 트레이 머피 3세와 허브 존스라는 수준급 포워드를 육성했으나, 좋은 빅맨과 가드의 부재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24-2025시즌, 잉그램과 뉴올리언스 서로 결별을 원했다. 잉그램도 뉴올리언스에 남고 싶지 않았고, 뉴올리언스도 잉그램과 재계약할 의사가 없었다.
이렇게 잉그램이 토론토로 이적하게 됐다. 잉그램은 아직 1997년생의 선수로 전성기 나이에 접어든 선수다. 하지만 이번 토론토행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다름이 없다. 여기서 증명하지 못한다면, 잉그램을 향한 부정적인 꼬리표는 떼어낼 수 없을 것이다. 어느덧 차기 시즌이 NBA 10년차인 잉그램을 향한 수식어는 '애매한 선수'다.

퀴클리-배럿-잉그램-반즈-퍼들
선발 라인업만 본다면 제법 강력하다. 일단 오프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가 계속 나오는 배럿의 거취가 아직 미지수다. 토론토는 꾸준히 배럿의 트레이드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배럿이 잔류한다면, 퀴클리-배럿-잉그램-반즈-퍼들의 주전은 짜임새가 훌륭하다. 일단 포인트가드를 맡을 퀴클리는 토론토에서 뉴욕 닉스 시절과 달리 플레이메이킹에 재능을 보였다. 또 식스맨 출신답게 득점력도 준수하다. 여기에 배럿은 평균 20점 이상의 득점력을 지닌 선수이고, 수비도 나쁘지 않다.
포워드 라인인 반즈와 잉그램의 공존은 우려 대상이다. 반즈는 공수겸장 포워드로 수비와 공격은 물론이고, 경기 조율까지 해줄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외곽슛이 약하다. 따라서 반즈의 파트너는 외곽슛을 책임져야 한다. 잉그램은 나쁘지 않은 슈터지만 3점슛보다 미드레인지를 선호한다. 이는 반즈도 마찬가지다. 즉, 잉그램과 반즈의 공존에는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센터인 퍼들은 든든한 국밥과도 같다. 언제나 평균 더블더블을 꾸준하게 기록할 수 있는 선수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이타적으로 동료를 봐주는 플레이도 좋다. 여기에 골밑 수비력도 정상급이다.
또 벤치 자원도 나쁘지 않다. 직전 시즌에 패배하며 육성했던 유망주들이 나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딕, 아그바지, 월터 등은 수준급 백업 멤버라고 봐도 무방하다. 즉, 주전 라인업만 건강하다면 경쟁력이 상당한 로스터 구성이다.
과연 토론토가 차기 시즌에는 리빌딩을 끝내고,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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