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속 낮은 건물들 사이, 문득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이 있다. 소란스러운 거리 속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집은 붉은 벽돌과 검정 지붕의 대담한 조화로 첫인상부터 강렬하다. 이 50평 하우스는 인도네시아 도시 한가운데 당당히 자리 잡았다.

절제된 모노톤과 섬세한 곡선, 그리고 살아 있는 입면은 이 집만의 확고한 성격을 드러낸다. 특히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감된 벽면과 유선형의 검정 처마는 기능성과 조형미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먼지와 열기에 노출되기 쉬운 산업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된 점도 인상적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펼쳐지는 반전의 미학

밖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흑백의 외피와는 달리, 실내는 기대를 깨고 밝고 따뜻한 소재들로 채워져 있다. 나무와 순백색으로 꾸며진 실내는 높은 천장이 주는 개방감과 어우러져 한층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살림살이는 최대한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고, 조명과 가구 모두에서 절제된 감각이 엿보인다.

거주자의 동선에 맞춘 가구 배치와 폭넓은 수납공간이 빛을 가리지 않도록 배치되어 있어, 채광이 하루 종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낮과 밤, 서로 다른 얼굴을 지닌 안뜰의 매력

집의 중앙에는 작지만 강렬한 인상의 좁고 푸른 안뜰이 있다. 자연광의 흐름을 고려해 만든 이 공간은 하루 종일 부드러운 햇살로 가득 채워진다. 그리고 밤이 되면 뜻밖의 조도를 갖춘 조명 덕분에, 정적이면서도 로맨틱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아이들이 뛰놀기도 하고, 차 한 잔에 적당한 휴식 공간이 되기도 한다. 특정한 기능을 부여받지 않았기에 더욱 자유롭고 유연하게 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