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은 국내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자산관리(WM) 중심 사업 구조가 가장 뚜렷한 회사로 꼽힌다. 오랜 기간 개인 자산관리와 브로커리지 중심 전략을 유지해온 만큼 기업금융이나 직접 투자 중심으로 성장한 다른 대형 증권사와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 다만 수백조원 규모의 고객 자산을 확보한 만큼 이 자본을 기업 투자와 금융으로 연결할 경우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리테일 고객 기반 확대와 WM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개인 고객 자산 규모가 큰 편이며 고액자산가 중심 고객 기반 역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고객 자산은 단순한 WM 수익을 넘어 기업 투자와 금융으로 연결될 경우 새로운 자본 공급 통로로 작동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특징은 개인 자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업 기반이다. 그동안 증권사의 주요 수익 모델은 기업금융과 투자은행 중심으로 변화해 왔지만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리테일 중심 구조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을 두고 안정적인 자산관리형 증권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개인 자산이 기업 투자로 연결되는 구조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고액자산가 자금을 기반으로 사모투자와 기업 투자 상품을 공급하면서 자본을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확대되면서 증권사의 WM 자산이 생산적 금융의 중요한 재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잠재력을 가진 회사로 평가된다. 리테일 고객 기반이 탄탄한 만큼 안정적인 자산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액자산가 중심 고객 구조는 사모투자나 기업 투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WM 부문에서 축적된 고객 자산을 기업 투자나 금융으로 연결할 경우 증권사의 역할도 단순 중개에서 투자와 금융을 연결하는 구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삼성증권의 사업 전략은 안정적인 WM 중심 구조에 가까웠다. 브로커리지와 WM 중심 구조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격적인 투자은행 확대 전략을 추진한 일부 대형 증권사와 비교하면 기업금융 확대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최근 기업금융 관련 익스포저가 확대되는 흐름은 눈에 띄는 변화로 꼽힌다. 인수금융과 지분담보대출 등 기업금융 관련 신용공여 규모가 확대되면서 투자은행 영역에서도 점차 활동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증권이 WM 중심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기업금융 영역을 보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변수는 WM 자산의 활용 방식이다. 수백조원 규모의 고객 자산을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에 머물게 할 것인지, 아니면 기업 투자와 금융으로 연결할 것인지에 따라 증권사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성장 자금이 필요한 환경에서 개인 자산이 기업 투자로 연결될 경우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삼성증권의 향후 전략은 WM 기반을 유지하면서 이 자본을 어떻게 투자와 기업금융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안정적인 고객 자산을 바탕으로 기업 투자와 금융을 연결하는 구조가 구축될 경우 기존 WM 중심 모델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리테일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WM과 기업 투자를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개인 자산 기반이 강한 증권사인 만큼 이를 기업 투자와 금융으로 연결할 경우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WM 자산을 어떻게 투자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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