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결혼할 거 호텔서”…고물가·결혼기피에 웨딩시장 양극화
“이왕 결혼할 거 호텔서”…고물가·결혼기피에 웨딩시장 양극화
고물가와 결혼기피 등의 여파로 웨딩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주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일반 예식장은 사라지는 반면 호텔에서 하는 럭셔리 웨딩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5성급 고급 호텔의 경우 1년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결혼식장 예약을 하기 힘들 정도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혼인 신고한 가구는 19만 가구로 혼인인구 감소로 인해 일반 예식장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 하고 줄지어 폐업하고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예식장이 6년 사이 299곳이 사라져 국내에서 영업 중인 예식장은 733곳이다.
고가인 호텔 웨딩에 예비 부부들이 몰리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인 신라호텔‧롯데호텔‧파르나스 등 주요 5성급 호텔의 예식장 이용은 기본 수천만 원에서 시작하고 있다. 대부분 특급호텔의 경우 최소 이용 금액은 5000만 원이 넘으며 서울의 한 특급호텔의 경우 예식장 이용 금액이 하객 400명 기준으로 최소 1억 원인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33.7세, 여성의 경우 31.3세로 초혼 인구의 연령대가 높아져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이 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웨딩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SNS에서도 호텔에서 결혼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SNS 발 보여주기 식 결혼에 눈이 높아진 사람들의 수요가 일반 웨딩홀보다 고급 호텔 웨딩에 몰리고 있는 것도 웨딩시장 양극화의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예비부부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일반 예식장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이 가격이면 호텔에서 결혼하지라는 보복심리도 호텔 결혼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 결혼 자체도 한 평생 한번 밖에 없는 이벤트라는 이유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마음에서 호텔 결혼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거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내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준협 씨(32세‧남)도 “처음에 결혼식장을 찾을 때는 비용적인 부담 때문에 일반 예식장을 위주로 찾았었다”며 “찾다보니 일반 웨딩홀도 가격이 많이 올라 ‘이 가격이면 호텔이 더 낫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 씨는 “아내가 될 사람에게도 평생 단 한번 밖에 없는 결혼식이기에 더 좋은 곳에서 하는 게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서 조금 더 비용을 들여 호텔에서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간 가격대의 웨딩홀이 폐업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웨딩홀에서 결혼하는 인구보다 고급 호텔에서 결혼하는 인구가 느는 것은 결혼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 측면에서는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에는 동의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호텔에서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 19로 인한 중간층 웨딩업계 폐업이 가장 큰 이유다”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양 극단으로 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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