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얼업’ 지상파 데뷔 장규리 “센언니 캐릭터? 절반만 닮았어요”[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2. 12.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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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태초희 역을 연기한 배우 장규리.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하얀 피부와 긴 생머리 그리고 웃을 때 눈꼬리가 조금 처지면서 일자가 그려지는 모습은 한때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강아지 ‘개죽이’를 닮았다. 누가 봐도 유순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드라마 ‘치얼업’에서는 달랐다. 착해 보이는 인상에는 왠지 모를 카리스마가 깃들었다. 후배들에게는 멋지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선배, 선배들에게도 쉽지 않은 후배였다. ‘치얼업’ 속 연희대학교의 응원단 ‘테이아’는 배우 장규리가 연기한 태초희가 있었기에 수월하게 굴러갈 수 있었다.

하지만 장규리의 연기경력을 살피면 흠칫 놀라게 된다.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으로 활동하던 시절 연기를 시작했지만, 그에게는 몇 개 웹드라마에서의 주연,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와 KBS2 ‘완벽한 아내’에서의 조연 경력밖엔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배우가 원래 즐겨 입던 옷인 것처럼. 앵글 안에서의 장규리는 무대 위 만큼이나 자유로웠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태초희 역을 연기한 배우 장규리.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지상파 작품으로는 첫 주연이어서 부담감이 있었어요. 게다가 배우로 전향한 이후 첫 작품이었거든요. 그래도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캐릭터는 아니어서 부담은 덜었어요. 연기로는 다 선배님들이라 도와주시기도 했고요.”

태초희는 ‘센 언니’ 캐릭터로 정리된다. 쿨한 표정과 모습, 세상만사 걱정이 없을 것 같은 당당한 태도. 응원단의 부단장으로 언젠가 응원단장이 될 것이라는 확신과 야망을 지녔다.

“저를 처음부터 태초희 역으로 생각하셨던 것 같더라고요. 특히 가수활동 시절 멤버들과 찍은 예능을 많이 보셨다고 하셨는데 미팅을 할 때도 연기는 안 보시고 그냥 한 시간 반 동안 수다를 떨었던 기억이 나요. 결국 ‘초희가 실제로 있다면 규리씨 같지 않을까요?’하는 말씀으로 허락하셨어요.”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태초희 역을 연기한 배우 장규리의 연기장면.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연말 만나고 올 2월부터는 본격적인 응원단 연습이 이어졌다. 한 주에 두 번, 만나면 세 시간 이상씩 율동을 하는 힘든 일정이었다. 오랜 걸그룹 연습생, 활동기간으로 익숙할 법하지만, 절도가 필요한 응원단의 군무는 장규리에게도 어려움이었다. 특히 걸그룹 안무에 의한 습관 때문에 골반을 이용해 예쁘게 추려는 모습이 잠깐씩 나와 ‘걸그룹 느낌을 빼주세요’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응원단 안무가 한 번에 2, 3분이 안 되는데 걸그룹 안무 3~4번을 한 느낌이에요. 그나마 가볍게 추는 ‘오늘 밤새’가 재밌고,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연희여 사랑한다’는 동작도 계속 똑같고, 어깨동무가 나와 힘들었어요. 추고 나면 바닥에 쓰러지기 일쑤였죠.”

연기 역시 그랬다. 원래 털털한 성격이었던 장규리였지만 또 그 안에 ‘매운맛’을 가미하는 태초희 연기는 또 달랐다. 굉장히 센 성격이지만 어떨 때는 울기도 하고, 전 남자친구를 때린 후 잽싸게 도망가는 모습에서는 인간미도 보였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태초희 역을 연기한 배우 장규리.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단지 멋있기만 했다면 감정이입을 하기가 힘들었을 거예요. 태초희와 저는 한 50% 정도 닮은 것 같아요. 저는 후배들을 때리지도 않았고, 말투도 저보다는 초희가 세죠.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 제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살가운 편은 아니라 그런 면은 닮았다고 하더군요. 주변에서도 초희 연기를 보고 ‘너 연기하랬지, 브이로그 찍으랬냐’고 하더라고요.”(웃음)

2017년 방송됐던 엠넷 ‘아이돌학교’, 2018년 방송된 엠넷 ‘프로듀스 48’ 이전 장규리는 특별히 아이돌가수로서의 트레이닝 경험이 없는 순수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오디션을 통해 아이돌가수로서의 급발전을 이뤘고 2018년부터 프로미스나인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7월 계약종료 및 탈퇴의 소식을 전했고, 배우 전문회사인 저스트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해 배우로 전업했다.

“연기는 대학생 때부터 조금씩 했었어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프로미스나인 멤버들과 이룬 것이 많았기에 이제는 조금 떨어져서 멤버들이 하는 일들을 마음 편히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기는 저의 또 다른 꿈이기도 했거든요.”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태초희 역을 연기한 배우 장규리.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성원해준 팬들을 못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그의 고민을 깊게 했다. 지난 4월 마지막 팬 미팅 때는 그런 생각으로 눈물을 쏟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응원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팬들이 지지해준다고 느끼고 있다.

“9명이 같이 하던 일을 혼자 해야 한다는 데 부담감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고, 현장만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대하는 제 마음가짐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치얼업’을 통해서도 물불을 가리지 않는 도해이 역 한지현의 연기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조금 더 상황과 대본에 몰두하고 자신을 던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배우로서 더 많은 활동을 다짐한 장규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며 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태초희 역을 연기한 배우 장규리.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지금까지 했던 역할이 작지만 조금씩 다 느낌이 달랐어요. 제가 가진 이미지의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 앞으로도 액션 연기나 전문직 연기 등 다른 느낌을 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치얼업’을 보면서 청춘을 꺼내 보실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그것보다 큰 기쁨은 없을 것 같아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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