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도 ‘꽃모닝’ 외치게 만든 LG맨, 인기 비결은 [방영덕의 디테일]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6.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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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사내독립기업 ‘스프라우트컴퍼니’
신상윤 대표 인터뷰
국내서 홈 가드닝 대중화 앞장서
LG전자의 사내독립기업 ‘스프라우트컴퍼니’ 신상윤 대표
“Happy Gardening!”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할 때면 이 말이 꽤 유용합니다. “행복한 가드닝 되세요”란 말에 해맑게 웃는 사람들. 이들은 하나같이 집 마당 한 켠에 채소를 열심히 가꾸거나 알록달록한 꽃을 정성스럽게 기르며 기쁨을 누립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가드닝의 행복을 곳곳으로 전하는 이가 있습니다. 지난 4월 국내 최대 규모의 꽃 축제인 고양꽃박람회에서는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주거형태가 대부분인 도심에서 ‘홈(home) 가드닝’으로 생활 속 꽃에 대한 접근도를 높인 점을 인정 받아섭니다.

LG전자의 사내독립기업(CIC) 스프라우트컴퍼니 신상윤(사진·42)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신 대표는 지난 2021년 ‘틔운’ 출시를 시작으로, 2022년 ‘틔운 미니’를 선보이며 LG전자 내 식물생활가전이란 시장을 새롭게 연 스프라우트컴퍼니를 이끌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LG전자]
마치 ‘꽃모닝(식집사들 사이 흔한 인사말입니다)!’이라고 인사를 해야할 것 같은 지난 20일 오전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신 대표를 만났습니다. 사무실에는 은은한 LED 조명 아래에 새로운 식물 재배 실험이 한창이었는데요.

“저 역시 스프라우트를 맡기 전까지는 집에서 식물 하나 길러본 적 없는 ‘똥손’입니다(하하하).”

시작부터 솔직했습니다. 식물을 기르는 족족 본의 아니게 죽이고 마는 (기자와 같은) ‘똥손’도 ‘틔운’을 통해선 정말 실패하지 않을 수 있냐고 묻자, 돌아온 신대표의 답이었죠.

그는 틔운과 틔운 미니를 둘다 집에 들여놨는데, 지금은 반려식물을 기르는 재미에 싱싱한 채소를 집안에서 필요할 때마다 따다 먹는 기쁨에까지 푹 빠져 있다고 했습니다.

LG전자의 틔운과 틔운 미니는 복잡한 식물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한 가전제품입니다. 제품 내부 선반에 씨앗키트를 장착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은 후 문을 닫기만 하면 꽃과 채소 등 원하는 식물을 편리하게 키울 수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 LG전자]
LG전자가 처음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유럽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밀레, 그룬디히 등 가전 업체가 식물재배기를 선보였고요.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 역시 소형 식물재배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교원이 렌탈서비스를 통해 웰스팜이라는 식물가전 제품을 알렸죠.

하지만 신 대표는 이 부분에서 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토경이 아닌 수경재배로, 또 모종이 아닌 씨앗부터 기를수 있고 커뮤니티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의 소리를 빠르게 사업에 반영하는 것이 틔운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라고요.

이를 위해 LG전자는 틔운과 틔운 미니에 자사 냉장고에 들어가는 정밀 온도 제어 및 정온 기술부터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 에어컨의 공조 기술을 비롯, LED 파장 및 광량 제어 기술 등 LG 생활가전의 핵심 기술력을 다 집약했습니다.

이같은 기술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식물 재배 입문자이더라도 실패 경험을 확 줄여 식물을 기를 수 있다고 신 대표는 말합니다.

[사진출처 = LG전자]
특히 ‘반려 식물’ 재배기란 콘셉트를 내세워 식물생활가전을 보다 대중화한 점은 틔운의 성과라고 강조했는데요.

“틔운이나 틔운 미니가 나오기 전 국내외 대부분의 업체들은 식물 재배기를 통해 채소를 보다 안전하게 기르는 콘셉트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식물가전 시장이 더 크려면 이런 콘셉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어요. 우리나라는 워낙 새벽배송도 잘되고 채소를 사다먹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는 시장 조사를 통해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반려 식물’ 수요가 높음을 확인했습니다. 취미로, 취향의 일환으로 식물을 기르려는 고객을 정조준했습니다.

또 식물 가전에 인테리어적인 기대가 높다는 사실 역시 인지해 디자인 변경을 빠르게 했습니다.

이미 기술 구현은 끝낸 상태에서 반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인테리어 오브제로 활용하도록 집중한 결과, 식집사들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틔운 1대 가격이 189만원이어서 처음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나이는 지긋하며 40평대 아파트 소유자 등을 마케팅 타깃으로 고려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막상 구매자들을 보니 전혀 다르더라고요. 18평 규모의 집이지만, 자신의 취향을 위해 틔운을 들여놓기도 하고, 식이요법을 위해 산 고객 역시 있고. 또 이용하는 연령대는 식물 관찰일지를 쓰는 10대부터 7~80대까지 얼마나 다양한지 몰라요.”

[사진출처 = LG전자]
신 대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식물재배 관련 시장 규모는 2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최근 식물재배 가전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식물 조명이나 구독 및 케어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오는 2025년이면 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소개하는 론칭쇼 자리에 틔운이 등장했어요. 최근엔 국내 한 건설사에서 짓는 아파트 수주 물량을 따 (틔운을) 공급하기로도 했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서 친환경 이미지가 중요해질수록, 또 개인 소비자들 사이 반려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식물가전의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는 LG전자의 스타일러가 관련 가전 시장에서 대명사가 됐듯, 식물 가전하면 ‘틔운’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플랜테리어, 플랜테라피 등을 통해 틔운을 필요로 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는데요.

“지난 2년 사이 틔운 팬들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틔운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에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 대다수의 무관심한 유저(user)들을 식물가전의 세계로 빠지게 하고 싶어요. 한번 빠져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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