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한일정상회담 관련 인터뷰 국내외 매체 차별?
한일정상회담 앞두고 요미우리신문과 유일하게 대면 인터뷰…국내 인터뷰 전무
4개월 전 출근길 문답, 7개월 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약식·정식 질의응답 '0건'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관련해 외신과 인터뷰를 이어가면서, 국내에선 인터뷰 등의 질의응답 기회를 만들지 않고 있다. 외신 중에서도 윤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배상안(한국기업 주도의 제3자 변제안)에 우호적 관점을 가진 매체에 집중하는 선택적 언론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하루 전인 15일 요미우리신문과 윤 대통령의 대면 인터뷰 내용을 출입기자들에게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노가와 쇼이치 대표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1시간20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신문은 1면을 비롯한 9개 면에 16개 기사로 윤 대통령 인터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내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이자, 우익 성향의 매체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이날 요미우리신문의 평가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요미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라는 표현으로 윤 대통령을 소개했고,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결의를 보인 데 대해 국제사회 뿐 아니라 일본 정부와 여당의 호의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윤 대통령이 반도체와 우주 등 한일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언급한 부분을 소개하며 일본 경제계에서 사업환경 개선에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는 것이다.
특히 <흔들리지 않는 신념 검사시절부터, 전 대통령 등 수사>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관철하는 주도적인 개성으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결단력과 실행력은 검사 시절부터 유명했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라고 쓰인 플레이트가 놓인 것을 두고 “국정에 임하는 그의 각오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마에키 리이치로 요미우리 편집국장의 1면 <지혜와 결의에 부응해야> 칼럼 관련해서는 “관계 정상화가 양국의 이익 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갈등의 반복'을 끊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고도 했다. 이 밖에 일본 경제계가 기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일본 정부·여당이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는 이 신문의 보도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의 방일 일정이 시작되는 16일 아침엔 일본 아사히, 마이니치, 닛케이 등 3개 신문사에 서면 인터뷰 기사가 게재됐다고 알렸다.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은 “3개 신문사는 오늘 윤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보도하면서 인터뷰 내용 중 '강제징용 해법은 대국적 결단', '일본도 행동을',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에 의욕', '한미일 및 대만과 반도체 협력' 등을 강조했다”고 했다.
일본 외의 언론이 포함된 인터뷰로는 AP, AFP, 로이터, 교도통신, 블룸버그 등 5개 해외 통신사와 진행한 합동 서면 인터뷰가 있다. 각 매체가 보낸 질문들을 대통령실이 취합해 일괄적으로 답변을 보내주는 형식으로 이뤄진 인터뷰로 알려졌다. 15일 공개된 5개 매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강제동원 해법 관련해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속히 치유하는 한편,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우리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렇게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요미우리와의 유일한 대면 인터뷰를 비롯해 일본 신문·통신 5곳, 영미권 및 유럽 통신 4곳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반면 한국 언론과는 단 한 건의 인터뷰도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 6일 정부의 첫 배상안 발표 관련한 대통령실 입장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밝혔다. 14일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윤 대통령의 방일 관련 일정을 알렸다.
윤 대통령의 직접적 발언은 7일 제10회 국무회의 뿐이다. 12일엔 앞선 국무회의에서의 윤 대통령 발언 일부를 편집한 숏폼 영상이 공개됐다. 숏츠 영상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 패에 적힌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를 쇼츠 영상 전면에 내세우며, 이번 해법이 지난 정부 5년간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윤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임을 강조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는 대통령이 정작 책임을 갖고 언론 앞에 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 현지에서의 한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은 한일 기자가 각 한 번씩 제기한 공통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이래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고 있다. 취임 10개월차인 윤 대통령은 처음이자 마지막 정식 기자회견이었던 지난해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로 213일, 만 7개월째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에는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조선일보와 유일하게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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