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2025년 1분기 글로벌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판매 급증과 원·달러 고환율 효과에 힘입어 매출과 이익을 모두 방어했다. 고부가가치 차량 확대와 금융 부문 실적 개선이 실적을 견인하며 외부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익성을 지켜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24일 2025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글로벌 도매 판매 100만1120대, 매출 44조4078억원, 영업이익 3조6336억원, 당기순이익 3조38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0.6% 감소했지만,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2.1% 늘었다.
국내 판매는 아산공장 셧다운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16만6360대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으며, 해외 판매는 83만4760대로 1.4%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 무역 갈등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급증이 수익성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분기 친환경차 도매 판매는 21만2426대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13만7075대로 39.8% 늘었고, 전기차는 6만4091대로 39.2% 증가했다.
김성환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와 금융부문 실적 개선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발맞춘 전략적 제품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율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 상승했다. 이는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수출에서 환차익을 발생시키며 매출과 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34조71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했지만, 인센티브 증가와 마케팅 비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 원가율은 79.8%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했고, 판매관리비는 5조3460억원으로 9.8% 증가했다. 매출 대비 판관비 비율은 전년과 동일한 12.0%를 유지했다.
금융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5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증가했다. 금리 상승과 자산 규모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 증대가 주효했다. 기타 부문은 2040억원으로 12.1% 감소했으며, 연결조정 항목은 –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경상이익은 4조4646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3822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조병도 현대차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은 “판매는 소폭 줄었지만 수익구조가 더 단단해졌고, 고부가 차량 확대와 비용 효율화가 주효했다”며 “1분기 경영성과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전략적 실행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차급별로 보면 SUV 판매가 57만6000대로 전체의 57.6%를 차지하며 여전히 주력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승용차는 37.4%, 상용차는 5.0%의 비중을 보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5만2000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는 전체 도매 판매의 21.2%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5.0%포인트 비중이 늘었다.
현대차는 이번 실적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보통주 기준 1분기 배당금은 주당 2500원으로, 전년 동기(2000원)보다 25% 인상됐다. 아울러 2023년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발행주식 1% 소각’과 2024년 매입 자기주식의 동시 소각도 단행하기로 했다.
최재국 현대차 재무관리실장 전무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과 함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차와 전동화 전략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앞으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디 올 뉴 넥쏘’, ‘더 뉴 아이오닉 6’ 등 주요 신차 출시와 함께, 북미·유럽·인도 등 지역별 현지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미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평균 판매단가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금흐름과 재무 안정성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1분기 말 기준 자산 총액은 343조6300억원, 부채는 222조원으로 각각 1.1%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82.7%, 차입금비율은 129.1%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기말 현금은 1조7998억원으로,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무역 갈등 심화, 고금리 지속 등 외부 리스크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수익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발맞춰 제품 믹스를 조정하고, 원가 절감과 공급망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