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이범호 자존심 구긴 우승 감독들, 박찬호 가지고 싸움 나나… 운명의 장외 승부 시작됐다

김태우 기자 2025. 11. 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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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오프시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유격수 박찬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김태형 롯데 감독은 두산을 이끌던 당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명장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감독 첫 시즌이었던 2024년 통합 우승을 거머쥐며 리그를 대표하는 소장파 감독으로 거듭났다. 현시점 현역 감독으로는 최고 대우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 감독은 올해 나란히 큰 시련을 겪었다. 부임 첫 해에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이범호 감독은 올해 팀의 정규시즌 8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시즌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후반기 승부처에서 팀 경기력을 살리지 못하며 끝내 자존심을 구겼다. 롯데 감독 2년 차를 맞이한 김태형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3위를 유지하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부풀렸으나 막판 팀의 추락을 막지 못한 채 7위에 머물렀다.

두 감독, 그리고 두 구단 모두 내년을 벼르는 가운데, 2025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유격수 박찬호(30)를 두고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는 FA 전략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야기 없이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번 FA 시장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누빌 것이며 박찬호도 영입 후보 중 하나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KIA 또한 박찬호 잔류전의 가장 큰 산이 롯데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롯데가 박찬호 영입전에 참전한다는 굵은 가상 시나리오를 세워두고 그 전제 속에 전략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범호 KIA 감독 또한 이 분위기를 크게 부인하지는 않는 양상이다.

▲ 박찬호 이후의 특급 유격수들은 구단이 비FA 다년 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은 마지막 FA 유격수 대어가 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박찬호는 근래 들어 꾸준하게 기량을 발전시키며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데뷔 초기에는 수비력과 주력에 비해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며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꾸준하게 공격력을 향상시켰고, 최근 3년간 398경기에서 타율 0.298, OPS(출루율+장타율) 0.735를 기록하며 리그 평균 이상의 득점 생산력을 뽐냈다. 당장 지난해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박찬호였다.

롯데는 꾸준히 유격수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 문제가 오래 지속되자 심지어 외국인 타자(딕슨 마차도) 한 자리를 유격수에 투자할 정도였다. 이후에도 계속 여러 유격수를 써봤지만 확실한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팀 야수진이 뚜렷하게 세대교체를 하는 와중에서도 유격수는 계속 문제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전민재가 전반기 좋은 활약을 하기는 했지만 후반기 들어 기세가 잦아들었다.

김태형 감독의 마음에 쏙 드는 유격수가 없는 가운데, 롯데가 박찬호에 관심을 가질 만한 배경 조건은 다 충족이 된 상황이다. 롯데도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여유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근 금액 상한선이 높아지며 여유가 생겼고 1~2년 내에 빠질 FA 금액들이 있어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형 감독 임기 3년 중 첫 2년에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기에 3년에는 감독과 프런트 모두 합심해 ‘올인’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태형 감독 계약 기간 마지막 해를 맞이하는 롯데는 적극적으로 오프시즌을 누빌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이 때문에 박찬호의 몸값도 예상보다 크게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우선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계약한 심우준이 4년 총액 50억 원을 받으며 시장 몸값을 상당히 올려놨다. 박찬호의 종합적인 가치는 FA를 앞뒀던 당시의 심우준보다 높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당분간은 특급 유격수가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성한(SSG)이나 김주원(NC), 이재현(삼성)이 시장에 나오도록 원 소속구단이 그냥 내버려둘까”라고 했다. 상당수가 비FA 다년 계약으로 묶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에 박찬호를 지나치면 훗날 외부 FA 시장에서 S급 혹은 A급 유격수를 보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떨어진다.

롯데도 급하지만, KIA도 급하다. 박찬호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933경기에 나갔다. 연 평균 133경기 수준이다. 워낙 경기 체력이 좋고 부상이 없는 선수가 가능했다. 한 시즌 경기의 92~93%를 박찬호가 뛴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은 당연히 주전 경험은커녕 1군 유격수 경험도 부족하다. 이를 쉽게 메우기 어렵다는 게 KIA의 우려다. 박찬호를 놓치면 당분간 유격수 자리가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6명의 내부 FA가 풀리는 KIA에서도 박찬호가 최우선순위 협상자라고 할 만한 이유다. 일단 현장에서는 빠르게 결정되는 게 가장 좋다. 이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박찬호 협상이 안 되면, 아시아쿼터를 유격수로 뽑는 방안도 생각은 해봐야 한다”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FA 자격을 행사할 선수들이 8일 공시되고, 9일부터는 일제히 협상이 시작된다. 지난해 심우준은 시장 개장 이후 빠르게 도장을 찍었다. KIA와 롯데의 격전이 벌어질지, 아니면 어느 한쪽이 일찌감치 KO 승리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 거취가 결정되기 전에는 팀의 전력 구상을 그리기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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