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근육통·관절통, 슬기롭게 관리하는 법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 설레는 마음에 방심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통증을 마주할 수 있다. 봄철 통증의 원인과 움츠러들었던 몸을 깨우는 스트레칭 방법을 소개한다.
봄을 즐기기 위한 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주말이면 공원에 피크닉을 즐기러 나온 사람이 가득하고, 봄꽃으로 유명한 산은 등산객으로 북적인다. 봄맞이 축제와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봄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축제부터 꽃길을 따라 달리는 마라톤 대회, 자전거 라이딩까지 짧은 봄을 즐기기 위한 축제와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려 상춘객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짧은 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야외 활동을 계획 중이라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움츠러든 몸을 푸는 것이다. 활동량 감소로 굳어 있던 몸을 갑자기 움직이면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고장 신호를 보낸다. 특히 준비 없이 급작스럽게 등산, 마라톤 등의 운동에 나서면 예상치 못한 통증을 겪을 수 있다.
봄나들이 후 통증, 근육통일까 관절통일까
야외 활동 후 통증이 생겼다면 근육통인지 관절통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근육통은 휴식만으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관절통은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관절을 다친 경우 방치하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근육통은 자전거 라이딩이나 등산, 달리기 등으로 급작스럽게 활동량이 증가한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운동으로 근섬유에 생긴 미세한 손상이 원인으로, 근육은 근섬유가 찢어졌다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해 겪으며 부피가 커진다. 즉 운동 후 생긴 근육통은 근육이 늘고 있다는 신호다.
단순 근육통은 대개 2~3일 후면 완화된다.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거나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해 근육통이 생긴 경우에도 1~2주 정도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무릎 건강 위험 신호, 관절통
관절통은 인대, 힘줄, 연골 등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통증이다. 관절통은 관절이 있는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봄에는 특히 무릎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무릎관절증 환자는 매년 3~5월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봄철 무릎관절증 환자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활동량 증가’가 있다. 활동량이 적어 근력, 유연성 등이 떨어진 상태로 무리한 야외 활동을 하면서 관절에 부담이 가기 때문. 특히 무릎은 체중을 지탱하는 것은 물론 움직임이 많아 다른 부위보다 더 쉽게 상한다. 일례로, 봄철 가장 인기 있는 야외 활동 중 하나인 등산은 무릎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 데다가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몸무게의 5~7배에 달한다.
관절통은 근육통과 달리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계속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아울러 관절통은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나타나며, 관절을 구부리거나 펼 때 불안정한 느낌 또는 소리가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관절통과 근육통은 ‘발생 연령’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근육통은 모든 연령대에 발생할 수 있으나, 관절통은 주로 중장년층에서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 탄력과 내구성이 떨어져 관절에 쉽게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앓고 있던 질환이 갑작스러운 활동량 증가, 부적절한 운동 등으로 악화되면서 관절통을 겪는 사례도 많다.
운동 중 찾아온 통증, 방치는 금물
중장년층은 관절통이 나타나면 단순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골 손상을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뼈 끝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아 통증과 부종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병이 진행돼 통증이 심해지면 신체 활동이 어려워질뿐더러 그 결과 모든 근육이 약화되며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또 통증이 심하고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연골판 파열이나 연골 손상 등 치료가 시급한 경우도 있으니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관절통이 나타나면 야외 활동 및 운동을 자제하고 원인을 찾아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길 권한다.
움직일 때 약간 뻐근하고 욱신거리는 정도의 가벼운 근육통이라면 야외 활동 및 운동을 지속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근육통이 심하다면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활동량을 줄여야 한다. 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움직이면 근육 손상이 심해지고 염증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손상된 근섬유가 회복될 시간을 주지 않으면 근육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운동 효과도 떨어진다.
근육통을 참고 자전거를 계속 타거나, 고강도 운동을 지속하면 ‘횡문근융해증’이 생길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이란 격렬한 운동 등으로 근육이 괴사되면서 근육 성분이 혈액으로 방출되는 상태다. 근육 통증과 경직, 근무력감, 적색 혹은 갈색 소변이 주된 증상이며, 근육 쇠약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세뇨관 폐쇄, 지방산 산화에 따른 신장 손상 등이 동반될 수 있고, 급성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의욕은 에너지 관리 및 대사, 유해 물질의 해독 등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 건강도 해친다. 고강도 운동은 ‘젖산’ 생성을 늘리기 때문이다. 피로물질로 잘 알려진 젖산의 평소 혈중 농도는 0.5~2mmol/L, 격렬한 운동 후에는 10배 이상인 20mmol/L를 넘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성된 젖산은 간에서 포도당으로 재순환되는데, 젖산 생성이 많아지면 간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간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통증 예방의 기본은 ‘스트레칭’
봄의 정취를 만끽하느라 과도하게 움직인 근육과 관절 건강을 지키려면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관절과 근육의 가동 범위를 넓혀 부상 및 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운동을 마친 후에 스트레칭을 하면 경직된 근육이 풀어지면서 근육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이를 통해 근육통을 예방, 완화할 수 있다.
단, 스트레칭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의 스트레칭법을 달리 해야 한다. 운동 전에는 가볍게 움직이면서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는 ‘동적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 후에는 근육을 늘린 상태로 자세를 유지하는 ‘정적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하면 통증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특히 운동 전에 정적 스트레칭을 하면 운동 수행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모든 스트레칭 동작을 할 때는 적당한 자극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하게 늘리거나 너무 오랫동안 동작을 유지하면 오히려 근육이나 관절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스트레칭을 할 때 몸에 반동을 일으키는 것 역시 삼가야 한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부상 방지를 위해 쉬운 동작부터 시작해 적응이 되면 조금씩 어려운 동작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마쳤다면 꼭 휴식 시간을 가지며 관절과 근육이 쉬게 해야 한다.
통증 나타나면 ‘RICE 요법’부터
운동이나 나들이 후 통증이 생겼다면 우선 ‘RICE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RICE 요법은 안정(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올림(Elevation)의 이니셜이다. 적절한 조치에도 통증이 반복되거나 통증의 강도가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길 권한다.
➀ 안정(Rest): 통증이 있는 부위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며 안정을 취한다.
➁ 냉찜질(Ice): 냉찜질로 부기를 완화하고 통증을 줄인다.
➂ 압박(Compression): 통증 부위를 압박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조직을 안정화한다.
➃ 올림(Elevation): 통증 부위를 심장보다 높이 올린다.
[운동 전] 동적 스트레칭
상체 동적 스트레칭법
➀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다.
➁ 상체를 세운 상태에서 정면을 보며 양팔을 좌우로 나란히 들어 올린다.
➂ 바깥쪽으로 10번, 안쪽으로 10번씩 돌려 어깨 관절을 풀어준다.
하체 동적 스트레칭법
➀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다.
➁ 오른쪽 무릎을 천천히 들어 올려 무릎이 직각을 이루도록 한다. 이때 무릎과 골반의 높이가 같도록 자세를 유지한다.
➂ 상체와 골반은 고정한 채, 들어 올린 다리를 열어 허벅지 안쪽이 정면을 향하도록 한다.
➃ 무릎이 움직일 수 있는 정도까지 열어준 다음 무릎을 내린다.
➄ 반대쪽도 동일한 동작을 실시한다.
[운동 후] 정적 스트레칭
상체 정적 스트레칭법
➀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다.
➁ 왼팔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려 앞으로 뻗는다.
➂ 오른손으로 왼팔을 오른쪽으로 당기고, 고개는 팔을 당기는 방향과 반대쪽으로 돌린다.
➃ 두 팔을 풀어 머리 위로 들어 올린 뒤 왼쪽 팔꿈치를 머리 뒤쪽으로 접는다.
➄ 오른손으로 왼쪽 팔꿈치를 잡아 지그시 누른다.
➅ 각 동작을 10~20초간 유지한 뒤 반대편도 같은 동작을 실시한다.
하체 정적 스트레칭법
➀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다.
➁ 오른쪽 무릎을 굽혀 들어 올린 뒤, 양손으로 무릎을 감싸 잡아 가슴 쪽으로 끌어 당긴다.
➂ 다리를 내려 앞으로 뻗으며 발뒤꿈치로 바닥을 딛고 발끝을 세운다.
➃ 다리를 옆으로 벌려 딛으며 반대쪽 다리는 무릎을 굽혀 앉듯이 엉덩이를 아래로 내린다.
➄ 각 동작을 10~20초간 유지한 뒤 반대편도 같은 동작을 실시한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5월호
글 김가영(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에디터 김보미 (jany6993@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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