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항 34평 아파트의 대반란! 헉 50평대인 줄 알았네요..
안녕하세요 :) 첫 보금자리를 갖게 된 2년 차 동갑내기 신혼부부입니다. 저희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15년의 연애 후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집값 상승의 시기, 30년 동안 살았던 서울을 뒤로 하고, 실거주할 집은 무조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경기도의 2005년 형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였습니다. 그 후 인테리어 상담을 받았는데, 견적이 최소 6000부터 8000까지 어마무시 하더라고요. 공사를 하기는 해야겠고, 영끌로 인해 자금은 빡빡하고...결국 반셀프 인테리어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1. 도면
저희 집은 경기도에 위치한 34평(전용 84) 3bay구조의 전형적인 구축 아파트입니다. 베란다 공간이 넓었고, 작은 방 2개는 이미 확장이 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예산이 부족했지만, 거실의 정체 모를 아트월을 없애고, 2m의 광폭 베란다를 꼭 확장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전체 공사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2. 인테리어 과정
반셀프 인테리어는 시공 전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해서, 부랴부랴 공부했던 흔적입니다. 다른 분들처럼 삐까뻔쩍하게 3D 도면은 진행하지 못했고, 네이버 지도에서 도면을 뽑아 단계별로 시공할 목록을 정리했어요.
공사 진행 과정에서 현장 상황으로 인해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 부분도 물론 많았기 때문에, 계획에서 공사 내용이 변경될 때마다 다음 공정의 계획을 다시 세워야했답니다.
도면에 공정별로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저는 아이폰 내 'numbers' 어플로 정리해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직장을 다니다 보니 현장에 항상 있을 수는 없었고, 일과 시간이나 이동 중에 공사 내용에 대해 확인이 필요할 때에는 핸드폰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거든요.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저희는 전체 공사를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레퍼런스'가 없었어요. 여유롭게 진행하는 반셀프 인테리어가 아니다 보니, 디자인적인 요소보다는 공정 자체에 더 힘을 주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베란다 확장 시 '소방법'에 따라 보조 주방 공간을 '대피공간'으로 신설해야 했는데, 보조 주방으로 분류된 작은 베란다에는 보일러가 위치하고 있어서 보일러와 '대피공간' 을 구분해주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일반 가정집에는 1개도 없을 방화문을 저희 집 베란다에만 2개나 설치했답니다. 그럼 어떻게 공사했는지 사진으로 설명해드릴게요 :)
반셀프 인테리어의 시작. 엘리베이터 보양부터 우리 손으로 진행했답니다. 간혹 가다가 공사가 끝나 엘리베이터 보양재가 더 이상 필요 없으신 분들이 나눔을 해주시기도 해요. 저희도 보양재가 필요 없으신 분께서 무료로 나눔을 해주신 덕분에 예산을 조오금 세이브할 수 있었어요. (셀프로 한 것 치고는 나름 깔끔하게 잘한 거 같죠?)
3. 거실 Before
진행했던 공사 일정은 철거&설비(3일) - 샷시(1일) - 시스템에어컨(2일) - 타일&도기설치(4일) - 목공(3일) - 전기(3일) - 붙박이장(1일) - 주방(2일) - 필름(1일) - 도배(3일) - 장판(1일)로 실측 일정을 제외하고 공정일수만 총 working day 24일이나 걸렸네요. 처음에 5주로 잡고 계획했을 때는 넉넉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반셀프로 진행하는 공사는 정말 빡빡하고 힘들었습니다.
목공 공사 중인 거실
거실 베란다를 확장할 때에는 구축 아파트답게 '내력벽'이 있었는데요. 내력벽 공간에 전기 공정 단계에서 일명 '까대기'라고 하는 콘센트를 설치하고 목공으로 장을 짜서, 사운드바의 우퍼와 로봇 청소기를 넣을 수 있는 수납장을 제작했어요.
공사 완료 : 문 셀프 시공 전
그리고 그 위에는 거실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동그란 원형의 매립 선반을 목공 단계에서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수납장의 '문'인데요. 턴키로 진행하시는 분들은 수납장의 문까지 업체에서 아마 잘 달아주실 거에요. 하지만, 반셀프로 진행했던 저희는 문을 따로 달아주실 업체가 없어서 별도로 사이즈를 재고, 합판을 따로 사서, 문을 달았답니다.
거실 After
앞서 저희는 '레퍼런스'가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공사 과정에서 흰 도화지같은 바탕을 만드는데 주력했어요.
화이트 인테리어에 '네이비 한 스푼'을 넣게 된 건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아이템을 고를 때 제가 좋아하는 색깔을 선택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네이비'가 포인트가 되어있더라고요.
인테리어 공사의 첫 단계인 철거 및 미장 공정 단계에서 2m의 광폭베란다를 확장했고, 기존의 검은 아트월을 제거했습니다. 아트월이 무거워서 철거비용도 아주 많이 나왔네요.
TV는 아묻따 삼성 더프레임 85인치, 반매립으로 달았습니다. 집에 놀러온 손님들이 TV가 커서 놀라시더라고요. 저희는 이사 후 영화관에 가지 않고, OTT로 다운로드를 받아 거실에서 보고 있어요. 사운드바까지 있어서 화질과 음질 영화관 못지 않아 너무 좋답니다.
그리고, 보통 거실 베란다 확장을 하시면, 안방베란다로 이어지는 터닝도어를 설치하시잖아요. 저희는 터닝도어를 설치하지 않고, TV벽과 이어지도록 가벽을 설치했습니다. 그 이유는 뒤에 알려드릴게요 :)
매립선반 자리의 맨 위칸의 왼쪽병 보이시나요? 어언...13년 전, 아빠가 멕시코에서 사오신 데낄라였어요. 다 먹고 병이 너무 예뻐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쓰이게 되었네요.
매립 선반의 뒷부분을 요즘 유행하는 우드로 할까 했는데, '깔끔'하게 하고 싶어서 이 부분 또한 화이트로 통일하였습니다. 하기 전에는 포인트로 만든 공간이 너무 밋밋하지 않을까 고민도 많았는데, 화이트로 통일하니, 오브제가 더 돋보여서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구축답게 천고가 2.3m로 낮았어요. 요즘 핫한 아이템인 실링팬을 시공하고 싶었지만, 시스템에어컨 시공으로 베란다 부분이 단내림이 된 상태에서 실링팬까지 하면 너무 답답해 보일 것 같더라고요.
넓은 광폭 베란다를 확장한 덕분에 40평 부럽지 않은 거실 크기가 실링팬으로 인해 답답해지는 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깔끔하게 포기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명 또한 천고가 낮은 탓에 천장 중앙에 조명을 달지않고, 단내림된 부분에 간접조명과 더불어 다운라이트 총 6구만 거실 공간에 설치했어요.
거실 가구의 경우, 로봇 청소기가 들어갈 수 있는 하단이 띄워진 소파를 구매했어요. 하얀 도화지 같은 바탕이라 소파에 포인트를 줄까하고 고민해봤지만, 쉽게 바꿀 수 없는 가구라는 남편의 의견을 따라 무난한 색상으로 선택한 뒤, 러그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하얗고 넓은 거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소파 테이블은 유리 테이블을 두었는데, 원형 형태인 소파 테이블은 동글동글 동그라미로 포인트를 준 집과 찰떡으로 잘 어울려서 아주 만족해요.
4. 주방 Before
다음은 가장 고민이 많았던 주방입니다. 다들 아시죠? 구.축.주.방. 구축주방은 작고 좁아요. 냉장고장에는 1대의 냉장고밖에 두지 못해 전 집주인분께서도 보조 주방 베란다에 김치냉장고를 두고 쓰셨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는 다음의 3가지 이유로 그렇게 쓰고 싶진 않았어요.
1. 겨울의 베란다는 너무 고통.
2. 삼성비스포크 냉장고를 떨어뜨려서 배치하는 건 말이 되지 않음.
3. 보조주방으로 김치 냉장고를 빼는 건, 주방의 기본적인 레이아웃 구조에 반함.
셀프 IKEA 주방 도면 작업
더욱이 남편의 키가 187cm라 일반적인 싱크 높이는 너무 낮아서 싱크 높이가 90cm로 높은 편인 이케아 주방을 시공하고 싶었어요. 이케아 주방 시공은 까다롭다고 소문이 자자하기도 했고, 실제로 이케아에 방문 해 상담을 받을 때에도 시공하기가 힘든 구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수납이 중요한 좁은 주방에 blum 서랍으로 구성된 이케아 주방을 포기할 수 없었고,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도면 작업을 하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방 After
그렇게 엄청난 고민을 거쳐 완성된 주방입니다 :) 타일이 독특하지 않나요? 무광 화이트 타일이에요. 기본 300*600 타일로, 메지도 화이트로 통일했더니 아주 깔끔해요!
식탁은 기존의 냉장고 자리로 옮기면서, 2인 가구에 맞게 아담한 원형 식탁을 두었어요. 남편과 둘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할 때, TV를 보면서 먹기 좋아요.
그래서 베란다에 놓기 싫다했던 냉장고는 어디에 두었느냐? 여기에 두었습니다. 보조 주방으로 가는 길목을 막았어요.^^ 보조 주방(베란다)으로 나가는 문을 '히든도어'로 시공해서 평소에는 닫아두고, 필요 시에만 문을 열어서 베란다를 이용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글의 초반에 말씀드린 소방법에 따라 '대피공간'으로 신설한 베란다 공간은 이렇게 이용하고 있어요. 주방 옆방을 제 드레스룸으로 이용하고자 붙박이장을 짰고, 드레스룸에서 모은 빨래감을 갖고 바로 빨래할 수 있도록 베란다로 통하는 문을 설치했습니다. 드레스룸에서 대피공간인 베란다로 나가는 문은 '60분+ 비차열 갑종방화문'이에요.
저희 집 현관문보다 더 두꺼운 이 문을 시공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일반 가정집에 시공을 해주는 업체를 찾기도 어려웠고, 방화문에 대한 시험성적서도 발급받아야 했거든요.
방 안에 방화문을 두는 것 또한 평범하지 않은 시공이라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문이 두꺼운 만큼 겨울에도 한기가 많이 들어오지 않고, 생활하다 보니 구조적으로도 드레스룸-세탁실로 연결되어 너무 편해요. 방안에서 옷을 벗고, 바로 방안의 빨래통에 넣으면 됩니다.
5. 드레스룸
세탁실에서 연결되는 드레스룸은 이렇습니다. 오픈되어 있는 시스템장은 관리를 빡세게 해줘야할 것 같더라고요. 결국 드레스룸에도 문이 달린 붙박이장을 설치했고, 옷 정리가 조금 미흡하더라도 문을 닫으면 깔끔해보여서 좋답니다.
6. 안방 Before
다음은 안방인데요, 안방에 있는 베란다에는 광폭베란다와 짝궁인 '미니화단'이 있었어요. 구축 아파트 준공 당시, 광폭 베란다를 만들면 꼭 안방에 일정 크기 이상이 콘크리트로 아주 튼튼한 화단을 만들어야 했대요. 그러나 초보 식집사인 저는 화단은 물론, 안방 베란다도 사실 필요가 없었고, 결국 저희는 안방 베란다도 확장했습니다 :)
화단 철거에 광폭 베란다 확장으로 철거+설비 비용이 어마무시하게 올라갔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다른 분들 보니까, 이 화단을 철거하지 않으시고, 안방이랑 이어서 평상처럼 활용을 하시기도 하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저는 보일러가 없는 부분을 방 안에 들이면 열기를 다 뺏겨버릴 거 같아 화단을 철거하고 보일러 연장을 하는 대공사를 하게 됩니다. ^^
안방 After
안방의 베란다 확장 덕분에 저희는 CK사이즈의 침대를 넉넉하게 들일 수 있었어요. 일반적으로는 EK 사이즈를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EK는 가로가 213cm 세로가 183cm인 반면, CK는 가로가 183cm, 세로가 213cm에요.
남편이 키가 큰 편이라 세로로 긴 매트리스를 선택하게 되었지만, 침구류 선택에는 제한이 아주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확장 공간에는 안방 베란다 창문이 너무 커서 사생활 보호의 목적과 머리맡에 '달이 떠있는' 느낌을 주고싶어서 동그라미로 포인트를 준 가벽을 설치했습니다.
안방 붙박이장은 '무몰딩 붙박이장'을 시공했어요. 붙박이장의 상단 두꺼운 몰딩이 없으니까 더 깔끔해 보이고 예뻐요. 안방 붙박이장에는 남편 옷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실, 가벽 밑에 바로 침대를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베란다 확장을 하니 방이 너~무 크더라고요? 지금은 침대를 가벽으로부터 1.5m정도의 공간을 남긴 상태이고, 침대와 가벽 사이에는 피아노를 둘까 생각 중입니다.
저희는 시스템 에어컨도 각 방마다 설치를 했는데요. 시공 전에는 예산의 압박으로 스탠딩과 벽걸이 조합으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판매점에서 스탠딩+벽걸이로 구매하는 가격이나 시스템 에어컨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테니 공사하는 김에 시스템 에어컨 설치하라고 하시더군요.
그 결과 올 여름 정말 잘 잘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날씨가 추워져서 구스 이불을 덮고 있네요.
침대 맞은 편에는 공기청정기와 스피커를 두었어요. 자기 전 음악을 들으면서 각자 핸드폰을 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늦게까지 음악을 들으면서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일찍 일어나 조금 여유로울 땐 음악을 들으면서 출근 준비를 하기도 하고요.
7. 안방 드레스룸 Before
안방 드레스룸 After
안방 안에 있는 조그만 드레스룸에 있는 붙박이장과 화장대도 같이 철거 후 재시공했어요. 여기도 역시 하얗고 하얗게 만들었습니다. 포인트로 모빌을 설치해보았는데, 귀엽지 않나요?
8. 다이닝룸 & 서재 After
마지막 3번째 방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방으로 다이닝룸/서재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현관과 마주보고 있고, 거실 화장실과 가까워서 손님들 오셨을 때 사용하기 아주 찰떡인 방입니다.
마음에 드는 의자를 구하지 못해 약간 부족한 면이 있지만, 2m의 테이블로 6명 이상 앉을 수 있답니다. 다이닝룸의 목적이 있다보니 일반적이지 않은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재택근무 공간으로 이용을 더 많이 하고 있답니다. ^^;
사진으로 보이는 서재의 맞은편 현관에는 중문을 설치하지 않았어요. 서재/거실화장실이 붙어있는데, 마주 보는 현관까지 문이 있으면 너무 답답해 보일 것 같더라고요.
9. 공용 욕실 Before
공용 욕실 After
요즘 유행하는 600각 포세린 타일은 예산의 압박으로 선택하지 못했고, 일반적인 300*600 타일이지만, 바닥 타일과 벽타일의 색을 동일하게 해서 통일감을 주려고 했어요.
젠다이에는 대리석을 올리지 않았고, 타일과 코너비드로 마감을 했습니다. 타일 사장님께서는 깨질 수 있다고 굉장히 비추하셨지만, 아직까지는 깨질 일 없이 아주 잘 사용하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호텔수건접기로 신혼감성을 유지하고 있어요. 포인트로 준 나무 타일과 맞춰서 나무로 된 수건 걸이를 달아주었어요.
10. 안방 욕실 After
안방 욕실은 파란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공사 전까지는 제가 좋아하는 색이 '핑크'인줄 알았는데, 집 공사를 하다보니 제가 파란색을 아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답니다.
거실과 안방 욕실 모두 바닥과 벽 타일이 밝은 편이라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청소를 하고 있어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고... 자주자주 청소해주지 않으면 물때가 너무 잘 보이더라고요.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욕실에는 오브제와 디퓨저도 같이 두었어요. 강아지 오브제는 회사 동료한테 선물로 받았고, 디퓨저는 종로 방산시장에서 재료를 산 다음 제가 만들었어요.
방산 시장에서도 물론 다양한 라벨 스티커를 판매하는데요, 저는 라벨 스티커를 붙이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 스티커를 붙여보았어요. 흔하지 않고, 또 스티커의 무드와 스티커의 배경이 되는 타일의 무드가 비슷해서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만족한답니다.
11. 현관 Before
공사 전 현관이에요. 깔끔하게 사용하셔서 신발장은 철거하지말까 고민도 했지만, 이왕 바꾸는 것 시원하게 바꾸었습니다.
현관 After
신발장 사이에 공간박스를 두어 향수 및 외출 시 필요한 소지품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기존의 신발장을 철거하고 새 신발장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이 '공간박스' 때문이었어요. 신발장으로 전체 벽이 채워져있을 때는 답답한 느낌이 컸는데, '공간박스'가 있음으로 한 번 쉬어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또 '공간박스' 공간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액자와 더불어 향수 그리고 차키, 지갑 등의 소지품을 보관하고 있어요. 쓰는 향수만 계속 쓰는 편이라, 향수가 많은 편이 아닌데 이렇게 진열을 해두니 향수를 더 사야만 할 것 같아요.
현관 타일은 600각 테라조 타일을 선택했어요. 저는 미적 센스가 없는 편이라, '깔끔'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테라조 타일은 전혀 후보군에 없었는데 타일 사장님의 추천으로 선택한 테라조 타일은 너~무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일단 너무 귀엽고, 더러운 티가 잘 나지 않아요.
신발장 중간의 공간박스와 더불어, 하단의 띄움시공 또한 유행에 발맞추어 진행했는데요. 평소에는 집 앞에 잠깐 나갈 때 신는 커플 크록스를 보관하는데, 집에 놀러오시는 분들마다 귀엽다고 말씀해주셔서 만족하는 시공입니다.
반셀프 리모델링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자면, 반셀프 리모델링은 내가 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요. 필름지 작업 후, 을지로에서 도어락+말발굽+도어클로저를 구입 후, 직접 시공 했어요. 도어락은 출장비만 5만원이었는데, 직접 시공한 덕분에 5만 원을 아낄 수 있었고, 그 돈으로 치킨을 시켜 먹었답니다.
현관문에는 몇 년 전 '호안 미로 전시회'에서 구입했던 엽서를 붙였어요. 요즘 엽서로 인테리어 많이 하시는데, 흔하지 않은 엽서라 더 애착이가요.
마치며
우리 집을 천천히 가꾸면서 생활한 지 약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요, 글을 쓰면서 공사를 계획하고 실행하면서 얼마나 다사다난 했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첫 반셀프 인테리어라 시행착오도 많고, 고민도 많고, 힘든 시간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정리해보니 집에 애정이 더 생기네요.
앞으로도 애정을 듬뿍 담아 계속해서 우리 집을 아껴주고 가꿔줘야겠어요. 부족하지만 긴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