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행이 싫다면? 이색 테마 여행

재밌다면 상식이, 흥미롭다면 꿈이, 감동했다면 계획이 될 여행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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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뛰어들다, 문화 여행

인간의 고차원적 즐거움은 예술에서 비롯하지 않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예술은 마음 한편에 자리한 예술적 감각을 자극한다.

예술을 즐길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자는 대부분 유럽을 선택한다. 유럽은 수많은 예술 작품과 활발히 활동한 예술가들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했다. ‘예술 여행의 성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

‘예술’을 테마로 한다는 점에서 그 영역은 꽤 넓겠지만, 대부분 음악과 미술을 즐기는 여행이다. 대중의 접근성이 좋은 데다 예술을 즐기는 데 허들이 낮기 때문이다.

음악 테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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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공연이나 행사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지난겨울 하나투어에선 국내 최정상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를 일등석에서 관람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도 했다. ‘동아일보 테마여행’은 동아일보에서 구성한 테마 여행 프로그램이다. 음악 전문가 유윤종 기자가 이끌고, 클래식 음악 해설을 곁들인 여행으로, 올해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여름에 즐기는 클래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탈리아 토라델라고에서 열리는 ‘푸치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까지 담았다. 프로그램 대부분이 클래식 음악과 연관 있으니 클래식 애호가라면 만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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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액티비티한 여행을 원한다면 여행사 ‘맵헤드’에서 구성한 프로그램도 추천한다. 체코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체스키크룸로프 여름 음악 축제’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 프로그램은 모든 일정을 이현동 대표가 직접 동행한다. 스토리텔링을 따라 축제와 공연 프로그램과 더불어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여행지를 탐방한다.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프로그램 가격은 800만원 내외다. 항공권과 숙소 등이 포함된 가격으로, 기타 개인 경비와 식사 비용만 고려하면 된다.

미술 테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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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지에 미술과 관련한 역사를 간직하지만, 역시 미술사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빼놓을 수 없다. 암스테르담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중심지였으며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등의 거장이 활동한 곳이다. 당시에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 등에서 혁신적 발전을 거듭하며 미술이 번성했다.

네덜란드에는 반 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시립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도 많다. 이러한 이유로 미술 테마 여행을 구성할 때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여행을 기획하는 곳이 많다.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해 벨기에의 플랑드르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이 주되다.

암스테르담 모코 뮤지엄 ⓒ unsplash

하나투어의 럭셔리 테마 여행 프로그램 ‘제우스’에서는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떠나는 미술 테마 여행에 맥주를 엮었다. 주요 미술관과 더불어 맥주 브루어리 투어를 함께 기획한 것. 프로그램 가격은 1550만원으로 왕복 항공권과 숙박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레일 위에 펼쳐진 낭만, 기차 여행

기차를 단순 이동 수단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여행 테마로 받아들일 때가 됐다. 럭셔리 기차 여행에 한번 빠지면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여행을 찾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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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럭셔리 크루즈

호텔과 열차가 결합된 기차 여행은 달리는 크루즈라 부를 만큼 럭셔리 여행을 자랑한다. 5성급 호텔에 견주는 숙박시설에 최고급 서비스, 기차간에서 조리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요리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게 없다. 그런 만큼 1박에 수백만 원은 기본, 수천만 원을 넘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기차 여행의 백미는 시시각각 변하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아무리 좋은 호텔이라도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으면 지루하기만 하다. 하지만 기차 여행은 창문 너머로 지나는 빼어난 풍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여기에 최고급 서비스가 곁들여 있으니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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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가득한 이색 여행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기차의 특등석 수준을 떠올리면 큰 오산이다. 차라리 호텔에 바퀴가 달려 철도 위를 달린다고 생각하는 게 낫다. 각 호텔마다 콘셉트가 다양하듯이 독특한 콘셉트를 꾸민 럭셔리 기차가 많다.

유럽을 잇는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마치 20세기 초 유럽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실제1920~1930년대 유럽 왕족과 부유층이 타고 다닌 열차를 개조했다.

내부는 온통 빈티지풍의 아르데코 스타일로 꾸몄고, 외부는 영화에서 보던 옛날 열차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애거사 크리스티의 세계적 명작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배경이기도 하다. 가격은 노선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저렴한 파리-로마 노선이 1박에 한화로 약 560만원 정도다.

인도에서도 럭셔리 기차 여행을 떠날 수 있다. 2010년에 운행을 시작한 마하라자 익스프레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열차가 특별한 점은 차량마다 전용 집사가 있다는 것이다. 룸서비스부터 다양한 편의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고, 객실 안에 바, 레스토랑, 쇼핑시설까지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어 기차 안에서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한화로 약 330만원 정도.

아프리카를 물씬 느끼는 기차 여행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약 1500km를 잇는 블루 트레인은 긴 여행 시간 내내 아프리카의 빼어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아프리카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과일과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기차 내부에는 클럽도 있다. 클럽 라운지에서는 최고급 쿠바산 시가와 프랑스산 코냑, 스카치위스키를 무한으로 제공해 자연과 유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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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에 탑승한 순간 코난 도일이 된다

럭셔리한 서비스보다 더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브리티시 풀먼에서 제공하는 미스터리 살인 열차에 탑승해 보자. 이 여행 코스는 무척 특별한데, 열차 안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열차 안을 돌아다니는 배우 중 살인범을 찾아내는 테마 여행이다. 기차 외관과 내부는 이야기의 배경인 1951년도 모습으로 꾸몄고, 배우 역시 그 당시 의상을 입고 열연을 펼친다.

스토리가 아주 탄탄한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극 제작사 ‘Private Drama Events’에서 기획을 맡았다. 배우를 직접 인터뷰해도 되고, 다양한 증거를 모아 추리 능력을 발휘해 범인을 맞히면 된다.

중간중간 제철 요리를 활용한 코스 요리와 함께 와인, 치즈 등 다양한 먹거리도 제공한다. 다섯 시간에 80만 원으로 가격이 저렴하지 않지만 동호회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열정의 순간에 뛰어들다, 스포츠 여행

여행 간 김에 손흥민의 짜릿한 역전골까지 보고 온다면? 관광지만 둘러보는 게 조금 아쉽다면 여행에 스포츠를 곁들여 보자. 스포츠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전율은 여행이 주는 감동과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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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거나, 하거나, 느끼거나

스포츠 여행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스포츠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여행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세계적인 빅 이벤트부터 골프 대회나 아시안게임 같은 중소 규모의 국제 스포츠 대회 혹은 손흥민, 김하성 등 스포츠 스타의 경기를 관람하는 여행이 있다.

두 번째는 스포츠에 직접 참여하는 여행이다. 예전에는 골프, 마라톤, 낚시, 스키 정도였지만 요즘에는 암벽등반, 서핑, 자전거 타기, 격투기 등 종류가 다양해졌다. 이 외에 호텔과 리조트, 여행지에서 열리는 작은 운동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혹은 웰니스의 개념으로 요가나 필라테스를 체험하는 여행이 있다.

마지막으로 노스탤지어 스포츠 관광이 있다. 이는 유명하거나 특별한 역사가 담긴 스포츠 명소를 방문하는 관광을 뜻한다. 그리스 고대 올림픽 경기장, 스포츠 박물관, 명경기가 펼쳐졌던 경기장 등 다양한 스포츠 유산을 느끼고 오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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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원데이 클래스

애슬레저족은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에 공동체를 뜻하는 족(族)을 합친 단어로 운동이 생활화된 사람을 지칭한다. 애슬레저족이 점차 늘자 여행에서도 운동을 찾는 이가 많아졌다. 특히 하루나 이틀 정도 간단하게 체험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의 인기가 뜨겁다.

원데이 클래스는 말 그래도 하루 동안 일시적으로 열리는 수업으로 전문적으로 배운다기보다 전문가의 도움 아래 체험 형식으로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데이 클래스 초기에는 기초 체험이 많았지만 찾는 이가 늘면서 연령별, 수준별로 세분화하는 등 종류가 다양해졌다.

여행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운동 원데이 클래스는 주로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서핑 등 수영 종목이 많다. 실제로 한국인이 많이 찾은 여행지인 동남아시아는 물놀이를 하기 좋은 바다가 인접해 있어 원데이 클래스가 상당히 활발히 열리는 지역이다. 수영 외에도 요가나 필라테스 강습을 하며, 지역에 따라 격투기, 트레킹, 전통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도 열린다.

현지에서 직접 예약할 수 있지만 일일이 찾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호텔과 리조트에서 주최하는 원데이 클래스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니면 국내 여행사에서 마련한 현지 원데이 클래스도 종류가 많으니 여행 전 미리 일정을 계획해 둔다.

떠오르는 트렌드, 직관 패키지

여행을 떠나 스포츠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직관 문화가 점차 늘자 이와 관련한 여행 패키지도 출시되고 있다. 손흥민, 김민재, 김하성 등 해외에 진출한 선수의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물론이고 야구나 축구 외에 골프, 테니스, 농구, 럭비, F1 등 종목도 다양해졌다. 스포츠 직관 여행 상품은 아무리 비인기 종목일지라도 웬만하면 매진된다. 그 이유는 패키지를 통해서만 얻는 이점이 있기 때문으로,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응원석이나 VIP석을 예약하기 쉽고, 경기 후 선수단과 단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여기에 각 스포츠 분야 전문가를 대동해 여행의 질을 높였다. 올해 초 한 여행사가 출시한 야구 해설가와 떠나는 메이저리그 직관 상품은 일주일 만에 모집 인원을 충족했다. 이 외에도 축구 유튜버와 함께 떠나는 프리미어 리그 직관 여행, 치어리더와 함께 하는 농구 관람 등 오직 패키지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전문가 직관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그 밖에 일본 스모 체험 패키지, 홍콩 럭비 축제 등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해당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를 즐겨보는 패키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스포츠 관람 패키지는 일정 인원이 충족되어야 출발하는 경우가 많아 인터파크나 하나투어 등 대규모 여행사에서 주로 판매한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4월호
에디터 정지환(stop@mcircle.biz), 이승제(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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