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 유부남과 뜨거운 사랑, 극장에 찾아왔다

조회수 2023. 2.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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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단순한 열정> ⓒ 영화사 진진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713] <단순한 열정> (Passion Simple,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소르본 대학에서 강의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엘렌'(라에티샤 도슈)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육체적 탐닉이 사랑의 열정으로 변하고 있음을 깨닫고 혼란스러워한다.

그 계기를 만든 인물은 러시아 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알렉산드르'(세르게이 폴루닌)로, 그는 '엘렌'과 점점 감정이 깊어질수록 불안함을 느낀다.

<단순한 열정>은 지난 2020년 영화제 진행은 없이, 상영작 리스트만 발표한 제73회 칸영화제에 초청됐고, 국내에서는 단 1회만 상영됐던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2020년에 공개됐던 작품이 꽤 시간이 흐른 후 국내에 정식 개봉한 이유는 분명했다.

202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 중 하나, <단순한 열정>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일 터.

스웨덴 한림원은 "사적인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억압을 용기와 임상적 예리함을 통해 탐구한 작가"라고 아니 에르노의 노벨 문학상 수상 선정을 소개한 바 있다.

<단순한 열정>도 임상적 해부에 버금가는 철저하게 객관화된 시선으로, '나'라는 작가 개인의 열정이 아닌 일반적이고도 보편적인 열정을 분석한 반감정소설로, "이별과 외로움이라는 무익한 수난"을 겪은 모든 사람의 속내를 대변한다.

여기에 아니 에르노 본인이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개인의 경험을 소재로 다뤘고, 사실성과 선정성 탓에 평단과 독자층에 충격을 안겼다.

<단순한 열정>은 자기 경험을 철저히 객관화된 시선으로 개인의 열정이 아닌 보편적 열정의 측면으로 분석해, 금기시된 여성의 욕망에 대해 용기 내어 고백해 공감과 논란을 동시에 받았다.

이런 <단순한 열정>을 영화화한 감독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18살에 파리로 이주한 다니엘 아비드였다.

다니엘 아비드 감독은 픽션 영화, 일인칭 다큐멘터리 및 에세이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로스트 맨>(2007년), <파리지엔>(2015년), <10일간의 원나잇 스탠드>(2011년) 등을 통해서는 관능적인 사랑과 관계를 아름답게 그려낸 바 있다.

다니엘 아비드 감독은 "원작 소설은 열정적인 사랑을 정확하게 보여줬고, 자발적으로 사랑에 중독되는 여성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라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은 "아니 에르노 작가가 원작이 자기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잊고 영화에 몰입해 '나는 영화의 잠식될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해 감동하고 안도했다"라는 평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는 삶과 일상에 적극적이고 독립적이었던 '엘렌'이 한 사람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육체적 욕망에 점차 잠식되어 가는 과정을 포착했다.

상대방의 사랑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사치스럽다고 느낄 만큼 오롯이 사랑, 욕망, 열정, 자유 자체에 집중한 '엘렌'의 감정에 공감하며 사랑에 빠졌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여기에 '엘렌'은 '알렉산드르'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지만, 점차 그의 리듬에 맞춰가며 중독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반대인 그의 취향과 언어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만나자는 전화를 받지 못할까 봐 헤어드라이어를 쓰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한다.

'엘렌'을 맡은 라에티샤 도슈는 "아니 에르노의 모든 책을 읽었고 그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생각났다. 작업을 하며 감독과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라면서, 이어 "나는 '엘렌'을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를 향한 모든 행동은 '엘렌' 자신을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한편, '알렉산드르' 역할에는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활동하면서 <댄서>(2016년),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2018년) 등에 출연했던 세르게이 폴루닌이 연기한다.

감독은 "오래전에 잡지 표지에서 잘라낸 세르게이의 사진이 떠올랐고, 영화 속 육체적 탐닉의 대상으로 반드시 그가 해야만 했다"라면서 캐스팅 일화를 밝혔다.

2020/10/24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작

단순한 열정
감독
다니엘 아르비드
출연
라에티샤 도슈, 세르게이 폴루닌, 그레구아르 콜랭, 슬리마느 다지, 카롤린 뒤세
평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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