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앞에는 장사 없다"...꼬리 내린 CJ제일제당, 쿠팡과 로켓배송 '직거래 재개'
1년8개월만에 신선·냉동·냉장식품부터 로켓배송 재개
햇반·비비고·스팸 등 순차 판매
한때 납품가 갈등으로 갈라섰던 CJ제일제당이 쿠팡과 다시 손을 잡는다. 쿠팡과의 재결합은 헤어진 지 1년 8개월만이다.
14일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이날부터 햇반·비비고·스팸 등 CJ제일제당의 인기 제품을 로켓배송으로 순차 판매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CJ제일제당이 결별했던 쿠팡과 손을 다시 잡은 이유로 '성장률 둔화'를 꼽았다.
지난 2022년 11월 CJ제일제당과 쿠팡의 납품가 협상이 결렬되면서 햇반 등의 로켓배송이 중단됐다.
CJ제일제당이 쿠팡과의 거래 중단 후 자사몰의 유료 멤버십 회비를 낮춰 고객 확보에 나섰다. 또 11번가·G마켓 등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점유율 1위 쿠팡에서 거둬들였던 매출만큼 충족시키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유료 회원수는 여타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크게 차이 난다.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 수는 2020년 600만명에서 지난해 1400만명으로 확대됐다.
안 그래도 성장이 둔화되던 햇반 매출 성장률은 쿠팡과의 거래를 끊으면서 급격하게 축소됐다. 실제 햇반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 추이를 보면 2021년 23%, 2022년 18%로 줄었다.
특히 2023년에는 4.3%로 쪼그라 들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지난해 햇반 매출은 해외에서는 21% 늘었지만, 국내에서 1.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양사가 마진율에 합의하지 못해 쿠팡 로켓배송이 중단됐지만 소비자 편의를 더 강화하기 위해 최근 서로 양보하는 수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안다...앞으로도 고객이 우리 제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쿠팡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할 것"
- CJ제일제당 관계자 -
로켓배송이 재계됨에 따라 쿠팡은 앞으로 CJ제일제당으로부터 제품을 직접 매입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된다.
우선 CJ제일제당의 제품 가운데 비비고 만두를 비롯해 비비고 김치, 고메 피자 등 냉동·냉장·신선식품 판매가 쿠팡에서 재개된다. 맥스봉 소시지, 맛밤 등 가공·즉석식품 뿐만 아니라 해찬들 고추장·된장 등 양념류와 백설 식용유, 밀가루, 설탕 등도 모두 살 수 있다.
소비자는 오는 23일부터는 CJ제일제당의 추석 선물 세트도 쿠팡에서 구매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다음 달 말이면 주요 브랜드 전체 상품을 쿠팡 로켓 배송을 통해 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일 경우 주요 상품을 로켓프레시, 로켓와우를 통해 새벽 배송이나 당일 배송으로 받을 수도 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이 더 다양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당사의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CJ제일제당의 상품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LG생활건강은 쿠팡과 납품가 문제로 쿠팡과 상품 직거래를 중단했다가 4년 9개월 만인 지난 1월 중순부터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