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개척자의 등장, 미국대학서 농구·학업 병행

최창환 2023. 6. 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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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클리프대학 입학을 앞둔 장원진(오른쪽에서 첫 번째). 이현중의 모습도 보인다.
[점프볼=최창환 기자] 또 다른 유형의 미국대학 개척자가 나왔다. 이현중, 여준석과 같은 엘리트 코스는 아니지만 장원진(20, 185cm)이 좌절을 딛고 미국대학에서 새 출발 한다.

점프볼 취재에 따르면, 강원사대부고 출신 가드 장원진은 미국의 웨스트클리프대학에 진학한다. 입학을 위한 행정 절차는 마무리 단계며, 학기가 시작되는 8월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유학 생활에 돌입한다.

장원진은 올해 초 강원사대부고를 졸업했지만, 국내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찬성(전 오리온) 스킬 트레이너에게 트레이닝을 받으며 농구에 대한 꿈을 이어갔고, 유학을 알아보던 도중 웨스트클리프대학과 연이 닿았다.

정병호 강원사대부고 코치는 “학교에 이슈가 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대학 진학이 안 됐다. 이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유학 얘기가 나왔고, 스스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지도 강했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익혀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2개 대학 가운데 최종적으로 웨스트클리프대학 진학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원진이 웨스트클리프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남상현 웨스트클리프대학 코치의 도움이 컸다.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던 남상현 코치는 강을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당시 명지대에서 잠시 농구를 했다.

남상현 코치는 이후 미국으로 돌아갔고, 현재는 웨스트클리프대학 코치와 유소년클럽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NBA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현중이 훈련할 수 있는 코트를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 슈팅훈련도 돕고 있다.

남상현 코치는 장원진에 대해 “2~3월쯤 박찬성 트레이너와 함께 우리 학교 경기를 보러 미국에 왔다. 유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선수들과 코치들을 소개해 줬고, 절차를 거쳐 입학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웨스트클리프대학이 소속된 NAIA는 이현중이 활약했던 NCAA에 비하면 한 단계 낮은 리그다. 김효범 서울 삼성 코치의 모교 뱅가드대학도 NAIA에 소속됐다. 웨스트클리프대학은 최근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퍼시픽 컨퍼런스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대학은 농구와 학업을 병행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라도 학점 미달이면 경기를 뛸 수 없다. 최진수(현대모비스) 역시 메릴랜드대학 재학 시절 한 과목이 학점 미달이어서 팀 훈련조차 참가하지 못한 바 있다.

반대로 말하면, 프로선수가 되지 못한다 해도 꾸준히 쌓은 학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게 한결 수월하다. 한국 역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도기다.

남상현 코치는 “한국은 고교선수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농구선수 생명이 사실상 끝나지만, 미국은 플랜B가 있다. 농구 실력을 쌓으며 계속해서 프로선수에 도전할 수 있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남상현 코치는 이어 “(장)원진이 또한 농구를 계속하고 싶어 했다. 미국은 농구를 하기 위해선 공부해야 한다. 만약 농구로 실패해도 대학 졸업장을 딸 수 있으니 나중에 또 다른 좋은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원진이의 경우 기량이 발전하면 한국 대학으로 편입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학업으로 미래를 준비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다행히 어머님이 어릴 때부터 영어를 가르쳐주셔서 토플 점수가 잘 나왔다. 어릴 때 영어를 가르치는 게 무조건 좋다는 걸 다른 학부모님들께도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웃었다.

강원사대부고에서 잠시 인연을 맺었던 정병호 코치 역시 응원을 보냈다. 정병호 코치는 “드리블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슈팅 능력은 괜찮았다. 무엇보다 성실한 선수였다. 외국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 줬다. 미국대학 진학을 도와준 사람들에게서 ‘잘될 것 같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에 친척도 있어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_남상현 코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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