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SUV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현대자동차 싼타페가 '실용성'이라는 차별화 카드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기아 쏘렌토,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와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싼타페의 경쟁력을 확인해봤다.

싼타페의 가장 큰 강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용성이다. 센터콘솔에는 스마트폰 2대를 동시에 무선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동승석 글로브박스 상단에는 UVC 살균 기능이 적용된 수납함이 있다. 센터 암레스트를 열면 1.5L 페트병이 수직으로 들어갈 정도로 깊은 공간이 나타나고, 차량 곳곳에 총 14개의 컵홀더가 배치됐다.

이 같은 공간 활용이 가능한 비결은 현대차가 디자인보다 기능성을 우선시한 네모반듯한 형태에 있다. 전장 4,830mm, 전폭 1,900mm의 차체를 구석구석 활용했으며, 725L의 넉넉한 트렁크 공간 확보를 위해 리어램프까지 최대한 아래쪽에 배치했다.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다.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며, 경쟁 모델인 쏘렌토가 노면 정보를 적당히 전달하는 수준이라면 싼타페는 한 단계 더 충격을 흡수하는 느낌이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묵직하게 처리하는 안정감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효율성도 돋보인다. 1.6L 터보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시스템은 합산 235마력, 37.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 복합연비는 13~15.5km/L인데, 실제 도심 주행에서도 14.5km/L를 기록해 6명이 모두 탑승해도 힘 부족을 느끼기 어렵다.

2025년형 싼타페의 주요 변화는 트림 라인업 재편성이다. 기존 프레스티지와 최상급 캘리그라피 사이에 '프레스티지 플러스' 등급이 새로 추가됐다.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현대 스마트센스가 기본 적용되고, 엔트리급인 익스클루시브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을 묶은 '베스트 셀렉션' 패키지가 신설됐다.

같은 중형 SUV 카테고리에서 경쟁하는 모델들과 비교하면 각각의 성격이 명확하다. 쏘렌토가 무난한 스탠다드 역할을 한다면, 싼타페는 극한의 실용성을 추구하는 타입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부드러운 승차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각진 외형으로 인한 디자인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공기저항계수가 0.29에 불과해 고속 주행 시 정숙성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팰리세이드는 너무 크고 쏘렌토는 아쉬움이 있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싼타페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당한 크기에 압도적인 실용성을 원하는 고객층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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