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파포 전세, 지금이 가장 쌉니다"... 입주장 타격 '옛말'
- 주거 선호지역 공급 부족에 ‘얼죽신’ 트렌드
통상적으로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를 앞둔 지역은 전세 물량이 풍부해지면서 전세 시세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요. 최근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리얼캐스트가 4분기 입주장이 펼쳐지는 수도권 대표 지역 3곳의 전셋값 움직임을 들여다 봤습니다.
1만2천여 가구 입주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동
4분기 서울에는 1만3,821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의 물량이 강동구에 집중돼 있는데요. 바로 1만2,032가구의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11월 27일 입주할 예정입니다. 지난 9월 초,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제한되면서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수분양자들이 시세보다 수 억원 싸게 매물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전용 84㎡ 기준 6억9,000만원까지 낮아진 매물이 시장에 나왔습니다. 이전에는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내면 그 돈으로 집주인이 잔금을 치를 수 있었지만, 대출에 제한이 생기면서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지자 시세를 낮춘 겁니다.
그러나 둔촌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6억9,000만~7억원대 전세 매물은 은행 선융자가껴있어 추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거나 일반분양 실거주 유예 3년이 적용돼 계약갱신청구권으로 4년 거주는 못하는 물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는 조합원분 매물은 8억원대 중반~9억원 이상은 줘야 하는 상황이죠.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강동구 주간 전세가격지수는 9월 9일 0.02%, 9월 16일 0.03%, 9월 23일 0.01%, 9월 30일 0.03%로 소폭이나마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강동구 내에서 비교적 신축 대단지가 모여있는 고덕동도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전세가 9월 8억5,000만원에서 10월 9억원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근 지역인 송파구도 9월 16일 0.10%, 9월 23일 0.07%, 9월 30일 0.06% 오르는 등 둔촌동 대규모 입주에 대한 영향이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광명, 안양 재개발·재건축 신규 입주, 전셋값 강보합세
4분기 경기도에 2만6,038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가운데, 물량이 몰려있는 곳은 광명시와 안양시입니다. 먼저 광명시에는 광명동 트리우스광명(3,344가구)이 12월 말, 광명동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1,051가구)가 10월 등 총 4,395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광명시 주간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9월 16일 0.16%, 9월 30일 0.03% 상승하는 등 꾸준히 플러스 변동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광명R2구역을 재개발한 트리우스광명 전용 84㎡ 기준 전세 매물은 5억~7억원에 형성돼 있고, 광명R10구역을 재개발한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 전용 84㎡는 이보다 조금 낮은 5억~6억5,000만원에 나와있습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마찬가지로 분양가상한제가로 실거주 의무가 적용됐지만 3년 유예된 상태로, 일반분양분은 3년 이내 집주인이 입주해야 합니다. 따라서 일반분양분 전세 매물은 조합원분에 비해 수천 만원 저렴한 상황입니다.
안양시도 안양동 진흥1~4차를 재건축한 안양역푸르지오더샵(2,736가구)이 10월 입주하는 등 총 2,802가구가 4분기 동안 입주할 예정인데요. 지난 9월 16일 0.06%, 9월 30일 0.03%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안양역푸르지오더샵 전세 시세는 전용 84㎡가 5억5,000만~7억원 수준인데요. 주변 매물 가격에 맞춰 1,000만원 정도 전세가를 조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렇게 대규모 입주 예정 단지 전세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주거 선호도 높은 인기 지역은 대규모 신축 물량이 귀한데다 신축 커뮤니티와 환경을 누리기를 원하는 수요가 많아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거주를 택한 것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 신축 단지는 물론 주변 기존 아파트 전셋값도 하락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신축을 원하는 세입자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장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관망세도 늘어난 만큼 앞으로의 향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