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시감 드는 '모범가족', 정우·박희순이라는 변주

박정선 기자 2022. 8. 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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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출연: 정우, 박희순, 윤진서, 박지연 등
감독: 김진우
장르: 범죄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10부작
한줄평: 모범생의 특별한 일탈
팝콘지수: ●●●○○
공개: 8월 12일
줄거리: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이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
'모범가족'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무능력하고 우유부단하고 유약한 시간강사이자 한 가정의 가장 정우(동하). 교수가 되려 아들의 수술비까지 가져다 썼지만 좌절되고, 이혼 위기에 처한다. 그런 정우 앞에 시체 두 구와 돈 가방이 나타난다. 정우는 이 돈을 갖기로 마음먹는데, 죽은 이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의 액정 위로 아내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뜬다. 그렇게 40여년간 모범생으로 살아왔던 정우의 인생은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지 않아요?" 넷플릭스가 3부까지 선공개한 '모범가족'의 첫인상이다. 근데 다시 살펴보니 또 처음 보는 얼굴이다. '모범가족'은 98%의 익숙함과 2%의 새로움을 지녔다.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돈'은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셀 수 없이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돈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을 그린다. '모범가족' 역시 그렇다. 자신의 것이 아닌 돈을 우연히 탐하게 된 남자가 겪는 사건들을 그리는데, '행복의 나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최근 여러 한국 영화에서도 활용돼 온 전개다.
'모범가족'은 이렇듯 익숙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남의 돈을 얻은 남자, 그리고 그 남자를 쫓는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영화 '끝까지 간다'를 떠올리게 한다. 이쯤 되니 총 러닝타임 400분을 훌쩍 넘기는 이 작품을 끝까지 지켜볼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약 40분간 의문 속에 지켜보다 보면, 첫 회 엔딩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 장치가 등장한다. 호기심이 피어나게 하면서, 순식간에 2회 재생 버튼을 누르게 한다.
한 번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이후부터는 이 드라마가 가진 특별함에 눈길이 간다. 알고 보면 특별함을 지닌 모범생이다. 모험하지 않으면서 이야기에 약간의 변주를 줬다. 덕분에 변주의 힘이 더 강하게 표현된다. 시청자가 방심했을 때를 노려 반전 면모를 드러내는 셈이다. 안전한 선택지들을 보여주다, 강한 한방으로 승부를 거는 똑똑한 전략이다.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미장센과 음악도 모범적이다. 특히 낭비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쓰인 음악은 '모범가족'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황량한 도로 위에서 돈 가방을 얻게 된 정우의 모습과 컨트리풍 음악이 잘 어우러진다. 기타 선율로만 만들어진 간결한 음악은 긴박한 장면들과 대비돼 인상적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 작품의 큰 관전 포인트다. 익숙한 서사에 익숙하지 않은 열연으로 변주를 주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하다.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정우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 구역의 미친 X' 등에서 보여줘 왔던 생활연기로 동하 캐릭터를 땅 위에 발붙이게 만든다. 섬세한 표정과 눈빛 연기로 순식간에 몰입도를 높인다. 최근 흥행 타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조명받을 준비를 마쳤다.
박희순은 깊은 내공을 기대하게 한다. 전작 '마이네임'이 잊히지 않았는데, 또 범죄조직의 일원을 연기한다. 범죄조직의 2인자로 '마이네임'과는 달리 힘을 빼고 인간적 면모를 담아낼 예정이다. 비슷한 캐릭터, 다른 인물을 연기하며 차별화에 성공할 박희순의 연기가 주목된다.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다만, '모범가족'엔 '불호' 포인트가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등급인 만큼 잔인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피가 튀는 장면을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라면, 눈살을 찌푸릴 수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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