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월이 제철인 '패션프루트'

8월의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더위는 기세를 꺾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낮 기온은 쉽게 내려가지 않고, 밤에도 습기가 남아 있어 몸이 무겁고 쉽게 지치는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면역력을 유지하고 피로를 덜어내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수박, 참외, 복숭아 등 제철 과일은 수분과 영양을 동시에 공급하면서도 입맛을 살려줘 많은 도움이 된다.
이렇게 다양한 제철 과일 가운데, 아직 국내에서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과일이 있다. 마치 노란 개구리 알처럼 보이는 독특한 과육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맛과 영양만큼은 탁월하다.
바로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인 열대과일, '패션프루트'다. 여름철에 먹기 좋은 이 독특한 과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독특한 모양과 새콤한 맛을 가진 '패션프루트'

우리나라에서는 100가지 향기가 난다 해서 ‘백향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패션프루트는 시계꽃과에 속하는 덩굴성 식물로, 잎은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원산지가 남미인 만큼 추위에 약하다. 일부 품종을 제외하면 영하의 기온과 서리를 견디지 못하고 죽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온실 재배나 남부 지방의 온난한 기후에서 주로 길러진다.
6~8월이 제철인 열매는 다른 과일과 달리 식물에 달려 있는 상태에서 따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익은 후 스스로 떨어진 것을 수확한다.
먹을 땐 후숙 과정이 특히 중요한데, 껍질이 쭈글쭈글해졌을 때 비로소 제맛을 낸다. 겉껍질은 검붉거나 노란빛을 띠며, 속을 가르면 수많은 씨앗이 젤리 같은 과육에 둘러싸여 있다. 이 과육이 바로 먹는 부분이다.
패션프루트는 달콤하면서도 강한 신맛이 특징이다. 그대로 먹기보다는 주스, 잼, 젤리, 무스, 셔벗, 아이스크림 등 가공품으로 더 많이 활용된다.
시럽을 만들어 음료에 섞어도 좋고, 샐러드 드레싱에 곁들이면 상큼함이 더해진다. 과육에 씨앗이 함께 있어 오독거리는 식감이 인상적이다.
패션프루트가 몸에 좋은 이유

패션프루트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과일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료에 따르면 한 컵 분량에 5.2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일반 과일의 평균 단백질 함량이 1~2g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단백질은 씨앗에 집중돼 있어 과육과 씨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패션프루트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비타민C는 멜라닌 색소 침착을 억제해 기미와 주근깨 개선에 도움을 주며,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을 유지하게 한다. 비타민 B3, 일명 나이아신도 다량 들어 있다. 나이아신은 세포 노화를 늦추고 주름 개선에 도움을 줘 섭취 시 노화 방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패션프루트의 영양소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엽산이다. 석류보다 무려 15배 이상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태아 발달에 꼭 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에 산모들에게 권장된다.
또한 비타민B2인 리보플라빈 함량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당 대사를 원활하게 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당뇨 관리에 도움이 되고, 지질 대사를 촉진해 체중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륨 함량 역시 높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하고, 고혈압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더불어 여러 항산화 성분이 체내 독소를 제거해 염증 개선 효능도 있으며,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패션프루트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유지에 좋다. 비타민C는 석류보다 일곱 배, 니아신은 5배 이상 많고,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다섯 배 이상 포함돼 있다. 또한 많은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촉진해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다.
패션프루트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

패션프루트는 장점이 많지만 주의도 필요하다. 알칼로이드 성분은 소염, 진통, 진정 작용을 하는데, 아스피린 같은 항응고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출혈이 멈추지 않을 위험이 있다.
또한 패션프루트에 들어 있는 단백질 성분은 라텍스와 유사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민감한 사람은 두드러기, 비염, 결막염, 기관지 경련,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까지 경험할 수 있으므로 처음 먹는 경우 소량만 섭취한 뒤 확인하는 것이 좋다.
패션프루트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과일이지만, 영양과 활용도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여름의 끝자락, 무더위로 지친 몸을 달래고 싶다면 패션프루트 같은 제철 과일을 식탁에 올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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