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약관 막는다더니… 여전히 예비부부 울리는 `웨딩갑질`

이상현 2025. 5. 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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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결혼을 준비중인 30대 남성은 최근 여러 웨딩홀에 유선상으로 견적을 물어봤지만 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모든 웨딩홀 측이 직접 방문해야 세부 비용을 알려준다고 답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방문 예약을 하고 주말에 시간을 내어 일일이 돌아다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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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홀 견적문의엔 방문 유도
가격 공개땐 법적조치 으름장
불공정 약관 운영 업체 다수
공정거래위원회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 업체들의 갑질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웨딩갑질'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내년 결혼을 준비중인 30대 남성은 최근 여러 웨딩홀에 유선상으로 견적을 물어봤지만 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모든 웨딩홀 측이 직접 방문해야 세부 비용을 알려준다고 답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방문 예약을 하고 주말에 시간을 내어 일일이 돌아다녀야 했다.

# 지난 4월 결혼식을 진행한 한 예비신부는 결혼식을 닷새 앞두고 갑자기 메이크업 담당자가 바뀌었다. 스케줄 변동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적이 없던 예비신부는 이에 대해 항의했지만, 드라마 스케줄이 유동적이라 어쩔 수 없었다면서 다른 담당자를 배정해 준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최근 웨딩홀을 예약, 계약서를 작성한 한 30대 예비신부는 웨딩홀 계약서와 함께 비밀유지 계약서도 함께 작성했다. 비공개 카페 등을 통해 해당 웨딩홀의 가격이 대략적으로 공개되어 있지만 웨딩홀 측에서는 블로그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가격을 공개하지 말아줄 것을 신신당부하면서, 이를 어길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으름장까지 놓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결혼대행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하는 등 오래된 악습 철폐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웨딩갑질'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결혼식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꼽고 있는 점은 직접 상담을 받으러 다니지 않으면 정확한 가격을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소비자는 "웨딩홀에서 견적서를 공유하는 것을 막고 있어, 해당 웨딩홀에서 계약을 한 사람에게 비밀 메시지 등을 통해 비용을 알아보곤 했다"라며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홍보하지만 막상 상담을 받아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웨딩업체가 견적 공개를 막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지만, 소비자가 비밀유지 계약을 맺는 순간 구속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약서 작성 당일 제시하는 비밀유지 확약서를 대놓고 거절하기도 힘든 구조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매년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 790건이던 피해상담 접수 건수는 2022년 1117건, 2023년에는 1293건까지 늘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18개 결혼준비대행업체를 대상으로 추가요금과 위약금 기준을 불명확하게 표시한 조항 등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하게 한 바 있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 곳은 여전히 불공정 약관으로 운영중인 사례도 있었다.

예를 들어 사진 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는 별도 항목이 아닌 기본제공 서비스에 포함해야 하지만, 여전히 원본 사진 파일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등이다.

한 소비자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원본은 당연히 추가금이 발생하지 않는 항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결혼 준비하면서 얼굴을 붉히기 싫어서 마지못해 추가 비용을 내고 원본 사진 비용을 지불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갑질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로 폐쇄적인 업계의 특성을 꼽았다.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폐쇄적인 업계 특성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지방같은 경우는 여전히 예전 관행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비대칭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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