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투약 마약 2.9kg 밀반입 “몰랐다” 제주 60대 ‘형량↑’

2.9kg에 이르는 마약이 담긴 캐리어를 운반한 뒤 몰랐다며 되려 연애를 빙자한 사기 '로맨스스캠' 피해자라고 주장한 6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14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송오섭 부장)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된 60대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가졌다.
재판부는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형량을 늘려 징역 5년을 다시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6일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필로폰 약 2.98kg을 숨긴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중국 상하이국제공항을 거쳐 제주국제공항으로 반입을 시도한 혐의다.
조사 단계에서 A씨는 캐리어에 든 내용물이 마약인 줄 몰랐고 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이 있는 로맨스스캠 조직에 이용된 것이라도 주장했다.
로맨스스캠은 SNS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이성적 호감을 가장, 접근한 뒤 이를 바탕으로 범행에 끌어들이거나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등 사기의 일종이다.
A씨 측은 "A씨 역시 로맨스스캠 국제조직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역주장을 펼쳤다. SNS를 통해 연인 관계로 발전한 미국인 여성에게 이용당했다는 취지다.
항소심 재판부는 "필로폰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만 캐리어를 받을 때 의류 등 내용물을 확인했는데 약 3kg에 달하는 물건이 숨겨져 있었다면 이상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의 해악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마약이 약 3kg에 이르는 다량인 점, 죄질과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이 정한 형량은 가볍거나 부당하다는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