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화물연대 협상 40분만에 결렬…'강대강' 대치(종합)
3차 면담 일정도 못 잡아…컨테이너 반출입량 회복 추세
(서울·세종=연합뉴스) 박초롱 최평천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 7일째 정부와 화물연대 대표자들이 두번째로 마주 앉았지만, 40분만에 협상이 결렬됐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30일 오후 2시께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면담을 했다. 지난 28일 면담에 이어 이틀만이자, 시멘트 운수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내려진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공식 대화다.
정부 측에서는 구헌상 국토부 물류정책관, 화물연대에서는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 등이 면담에 참석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40분가량 대화를 나섰지만, 기존 입장만 반복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추진하고, 국회에서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요구안을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의장 안에서는 면담 시작 후 10분이 지나서부터 고성이 터져 나왔다.
면담 시작 40분만에 구 정책관이 회의장 밖으로 나와 "서로의 입장이 확고했다"고 밝히며 협상은 끝이 났다.
구 정책관은 취재진에 "안전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며 "국가 경제 그리고 국민을 볼모로 집단운송거부를 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조속히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는 대화의 의지가 전혀 없다"며 "진정성 있는 협상안을 갖고 나왔으나 협상 불가하다는 정부 이야기에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공식 브리핑 자료를 통해 "업무개시를 해야 할 곳은 무책임하게 일하지 않는 정부와 국회"라며 "정부와 여당은 화물노동자의 기본권을 볼모로 잡은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철회하고, 화물연대와 진정성 있는 대화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다음날 면담을 요청했지만, 국토부가 답변하지 않았다며 더욱 강고한 투쟁으로 파업 대오를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대화도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차 면담도 성과 없이 종료되고 정부가 시멘트 외 철강, 정유 등 다른 분야로까지의 운송개시명령을 확대를 검토하는 등 압박 수준을 높이고 있어서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은 당분간 이뤄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시멘트 운송업체에 대한 현장조사에 직접 나선 뒤 기자들과 만나 "운송거부를 계속 끌고 가기 위해서 시간을 끄는 그런 식의 명분 벌기용 형식적인 만남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시멘트 운송업체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여 화물차 기사 350명에 대한 명령서를 교부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계기로 단양 시멘트 공장 운송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명령서 송달이 확대되면 업무에 복귀하는 화물차 기사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신양회 단양공장에서는 이날 오전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63대의 시멘트 출하가 이뤄졌다. 평소 1만5천대 BCT의 출입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시멘트 출하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수도권 등 일부 주유소에서는 재고 부족으로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 중단되면서, 정부가 군 탱크로리 등을 투입해 긴급 수송에 나서기도 했다.
총파업으로 평시 대비 10% 미만 수준까지 떨어졌던 철강 출하량은 이날 오전 평시 대비 절반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12개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63% 수준인 2만3천28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전날 49% 수준보다 오르며 회복 추세를 보였지만, 광양항, 평택·당진항, 울산항 등 일부 항만은 평시 대비 반출입량이 급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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