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인증중고차, 장점 셋·단점 셋…사는 건 '굿' 파는 건 '글쎄'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25일,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개시했다. 5년/10만km 이내 자사 중고차를 매입해 270여개 항목을 점검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정비나 판금ㆍ도장 등 품질 개선을 진행한 후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 대한 불신이 큰 소비자들은 믿을수 있는 구매처가 생겼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판매하는 중고차는 어떤 점이 다를지 살펴봤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사이트

# 장점 1. 믿을 수 있는 중고차가 생겼다

말 그대로 제조사인 현대자동차가 직접 품질을 보증하는 중고차다. 직접 차량을 매입하고 상품화 작업까지 거친다. 담당자 이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허위 매물이나 겉만 번지르르한 차량을 구매하는 사례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A급 매물로만 이뤄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대차는 매입 불가 조건을 공개했는데, 항목으로는 '8년/12만km 초과', '접합ㆍ침수ㆍ화재ㆍ전손 이력 및 중대사고', '도난, 운행정지 상태', '엔진, 트랜스미션 등 주요 기관에 이상이 있는 차량', '압류 저당 차량' 등이다. 차량 운행에 치명적인 조건을 가진 차량은 아예 다루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현대차는 8년/12만km 이하의 타사 차량도 매입한다. 다만, 이는 인증중고차 판매용이 아니라, 고객의 차를 대신 팔아주는 일종의 서비스 차원의 매입이다.

업계 최초로 카드와 현금 결제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복합결제를 지원한다. 또, 수령 후 차량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환불할 수 있는 책임환불제도 운영된다.

# 장점 2. 꼼꼼한 관리와 보증

270여가지 검수 결과와 관련 시청각 자료도 모두 공개한다. 세부 트림과 추가 옵션은 물론, 차량의 작은 흠집, 하부 사진, 심지어는 각 타이어의 마모 상태, 실제 녹음된 엔진음까지 다양한 항목을 보여준다. 아울러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40여장의 고해상도 사진을 제공해 소비자가 보다 더 꼼꼼하게 차량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보증도 확실하다. 현대차 측은 "모든 차량은 잔여 보증기간을 포함해 1년 2만km 보증을 제공한다"면서 "신차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 밝혔다.

# 장점 3. 사이트도 편리하다

온라인으로만 운용되는 탓에 홈페이지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사이트를 처음 방문하더라도 헤매지 않고 비교적 쉽게 둘러볼 수 있으며, 구매 과정도 클릭 몇번으로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다. 또 신차 대비 가격, 운행기간, 남은 보증기간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해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들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이곳에서 상품화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출고된다=현대차

# 단점 1. 매물이 별로 없네

매물 수가 적은 편이다. 전체 차량 수가 100여대에 그치고, 그나마 인기 매물은 수시로 팔려 사라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물량 대부분이 시승차인 점도 아쉽다. 보통 시승차는 길들이기 과정을 건너뛰는가 하면, 테스트 드라이빙을 이유로 비교적 거칠게 다뤄지기 때문에 S급 컨디션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주저할 수밖에 없다.

아쉽지만 물량은 당분간 적은 수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현행법과 관련 있는데, 중소벤처기업부 권고안에 따라 현대차 중고차 판매량은 내년 4월까지 시장 점유율의 4.1%를 넘지 않아야 한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까지 두 달여간 5000대의 중고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 단점 2, 실물을 볼 수가 없네

현대차 인증중고차는 견적ㆍ계약ㆍ배송 등 전 과정이 100%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집에서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편리하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자동차를 구매하면서 정작 실물을 볼 기회가 없는 셈이다. 검수 받은 차량이라 할지라도 차량의 냄새, 진동 등은 온라인 상에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다.

# 단점 3, 결코 저렴하지 않다? 매입가도 낮아!

다른 인증중고차보다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실망할 수 있겠다. 일부에서는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는 만큼, 딜러ㆍ유통 마진 등을 덜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매물들은 시세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엔카와 케이카 등 기존 대형 중고차 사이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입가가 낮은 점도 단점이다. 실제로 내차팔기를 시도해본 일부 소비자는 "헤이딜러 등 기존 중고차보다 100~300만원 낮게 쳐준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높은 품질 및 서비스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