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군, 견인포 대신 차륜형 자주포 K9MH 선택…"화력보다 기동성·생존성" 포병 패러다임 전환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포병 전력의 중심이 화력에서 기동성과 생존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찰드론과 대포병 레이더가 포병 진지를 빠르게 포착하는 전장에서는, 포탄을 쏜 뒤 얼마나 신속하게 자리를 벗어나느냐가 생존을 좌우한다. 미 육군이 견인포를 대체할 차륜형 자주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MH를 선택한 배경이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USA는 미 육군과 기동전술화포(MTC) 시제품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미 육군이 택한 차륜형 자주포"
한화디펜스USA는 K9MH 6문을 우선 공급하며, 미 육군은 추가로 12문을 도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는다. K9MH는 기존 궤도형 K9 자주포의 화력을 차륜형 차체에 결합한 모델이다. 도로에서 궤도형보다 빠르게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고, 별도의 운반 장비 없이 자체 기동이 가능하다. 연료 소비와 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드론에 노출된 견인포의 한계"
미 육군이 차륜형 자주포 도입에 나선 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견인포의 한계가 영향을 미쳤다. 견인포는 사격 진지에 도착한 뒤 차량과 포를 분리해 방열해야 하고, 사격을 마친 뒤에는 다시 포를 차량에 연결해야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포병이 외부에 노출되고 철수에도 시간이 걸려 정찰드론과 대포병 사격에 취약하다. 실시간 감시가 확대되면서 포탄을 쏜 진지의 위치가 곧바로 노출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사격 후 신속 이탈이 핵심"
이에 따라 포탄을 발사한 뒤 즉시 진지를 벗어나는 '사격 후 신속 이탈' 능력과 승무원을 보호하는 방호 구조가 중요해졌다. 차륜형 자주포는 포와 차량이 일체화돼 사격 준비와 철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넓은 작전 구역에 포병 전력을 분산하고 전황에 따라 신속하게 재배치해야 하는 현대전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다. K9의 검증된 화력에 기동성을 더한 K9MH가 세계 포병 시장의 새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멀리, 더 세게'라는 포병의 오랜 공식을 '더 빨리 숨어라'로 바꿔놓고 있다. 그 변화의 흐름을 읽은 K9MH의 미국 진출은 K-방산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한화에어로스페이스)